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4. 6. 13. 선고 2014고정89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아산시 C에 있는 주식회사 D(이하 'D')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5명을 고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2. 7. 6.부터 212. 11. 30.까지 관리부장으로 근무한 E의 2012. 7.부터 같은 해 11.까지의 임금 17,500,000원(3,500,000원 ×5개월)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함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체결된 계약이 있거나 기타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72. 11. 14. 선고 72다895 판결 참조). 피고인, 증인 E의 각 법정진술, 인증서, 전화등사실확인내용(수사기록 제93쪽)에 의하면, ① E는 F, G의 부탁을 받고 2011. 9. 1.부터 2012. 7. 6.까지 D의 대표자인 사내이사로 등재되었고, 재직 중에는 200만 원씩, 회사가 수익이 나고 정상화되면 월 450만 원씩 지급받기로 한 사실, ② E는 2012. 7. 6. 경영권분쟁으로 인하여 사내이사직을 사임하고, 피고인이 같은 날 D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였으며, 피고인, E, F 등은 2012. 7. 6. "제1조 ··· E5%(법인설립시부터 업무협약)을 무상으로 주식지분을 지급한다.", "제2조 ··· E는 D가 존속하는한 고용을 보장한다"라는 내용을 포함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고, D와 사이에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은 사실, ③ E는 D의 대표자인 사내이사로 재직하던 중 H, I, J, K, L, M, N, O을 D의 근로자로 고용하였고, D는 2012. 10. 13.부터 같은 달 22.까지 위 근로자들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고용을 보장한다'라는 내용의 업무협약이나 F이 E에게 회사가 정상화되면 월 450만 원씩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D와 E 사이에 근로관계를 성립시키는 법률행위로서 근로계약이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D의 주주들이 아닌 근로자들이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나.

설령 D와 E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계약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1)

피고인, 증인 E, F의 각 법정진술, 증인 P, G의 각 일부 법정진술, E에 대한 각 유류비보조금지급 대체전표 및 영수증, 각 근로계약서, E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인증서, 전화등사실확인내용(수사기록 제93쪽)에 의하면, 앞서 본 사실 외에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E는 D의 대표자로 재직하던 중 4대 보험의 신고를 위하여 F으로부터 "보험료 등이 많이 나오니까 450만 원으로 하지 말고 350만 원으로 책정해서 가자"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 자신의 급여를 350만 원으로 신고하였다.

나)

2012. 7. 6. 이후 D의 주주들은 3~4차례에 걸쳐 임시사무실로 사용하던 컨테이너에 모여 주주들의 임금문제에 관하여 논의하였고, 당시 월 300만 원이나 200만 원으로 정하자는 의견, D가 정상화되면 그 때 가서 정액으로 결정하되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는 실비 변상조로 유류비만 보조해 주자는 의견들로 나뉘었다.

다)

E는 2012. 7. 6. 이후 D의 관리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별도의 출퇴근 체크는 하지 않고 D로부터 유류비를 보조받았는데, 2012. 11. 중순경 그동안 실비로 지급받던 출퇴근 보조비가 지급되지 않자 피고인에게 그 지급을 요구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출근하든지 말든지 하라"라는 말을 듣자 2012. 12. 1.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라)

E의 관리부장으로서 업무에 관하여, P은 '각 부서에서 올라오는 품의서나 지출결의서를 모아 결재를 올리는 등 직원들이 하는 일 중 일반적이고 소소한 업무를 하였다', G은 '사내이사직을 맡으면서 했던 일의 일부를 인수인계하며 가르쳐주는 정도였고 관리부장으로서 수행할 업무는 마땅히 없었다', F은 '영업이나 거래처를 관리하는 정도였다'라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다.

마)

E에 대한 업무지시와 관련하여, G은 '상급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으로 지휘감독을 받은 사실은 없다', F은 '무슨 지시를 할 만한 일거리가 없었다'라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다(증인 P의 E가 피고인과 F 등의 지시를 받고 업무수행을 하였다는 취지의 법정진술 및 E의 P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법정진술은 위 각 진술이 서로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고, 어떠한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E의 업무 내용 등을 고려할 때 믿을 수 없다).

2)

살피건대, E가 별도의 출퇴근체크를 하지 않은 점, 피고인과 다툰 후 임의로 출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D의 경우 별도의 취업규칙이 존재하지 않는 점, 명확히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E가 수행한 업무의 내용 및 그 지휘·감독에 관한 증인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E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거나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에 관하여 사용자에 의한 구속을 받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월 350만 원이라는 급여는 4대 보험 등의 신고를 위하여 E가 D의 대표자로 재직하면서 F과 사이에 임의로 정한 금액에 불과하고(임금에 관하여 주주들 사이에 논의는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명시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이에 반하는 증인 G의 일부 증언은 믿기 어렵다), E가 D로부터 실제로 지급받은 금원은 실비 명목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보여 이를 근로 자체와 대상적 성격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다.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E가 D와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거나 종속적인 관계에서 D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승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