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0. 11. 18. 선고 2019고합289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충남 아산시 B에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주식회사 C(이하 'C'라고 한다)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7. 9. 초순경 C 사무실에서, 피해자 D에게 "내가 운영하는 C는 향후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30억 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 회사인데, 현재 6억 원의 미지급 채무가 있어 20억 원에 매각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C의 재고자산이 대부분 불량품이었음에도 마치 약 23억 1,501만 원 상당의 재고자산이 존재하는 것처럼 재무상태표에 기재하고, 회사 내에 보 관되어 있던 21억 3,710만 원 상당의 금형설비는 모두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 주식회사 G 등 다른 회사의 소유이었음에도 마치 C 소유인 것처럼 재무상태표에 기재하는 등 합계 44억 5,211만 원 상당의 회사 자산을 부풀려 허위의 2016년도 재무상태표를 작성하였고, 그 무렵 C의 총 부채는 총자산을 약 29억 3,500만 원 초과하여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과 회사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게 한 후 2017. 9. 12.경 1차 계약금 명목으로 1억 4,000만원, 같은 달 13. 2차 계약금 명목으로 6,400만 원 등 합계 2억 400만 원을 피고인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로 송금받고, 피해자로 하여금 위 회사가 부담하고 있던 채무의 연대보증인이 되게 함으로써 연대보증채무 51억 60,896,078원을 부담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합계 53억 64,896,078원 상당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할 고의가 없었고, 편취한 사실도 없다.

①

공소사실에는 재고자산이 대부분 불량품이었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C의 재고자산은 당시 근무하던 담당 직원들이 실사를 하여 확인한 것이고, 금형설비는 회사의 상위 1차 벤더 회사로부터 약 40%의 비용을 받고 C가 약 60%의 비용을 부담하여 금형의 제작, 수리, 부품구입 등을 하였기 때문에 그 비용부담액 상당을 회사의 자산으로 하여 2016년 재무상태표를 작성하였을 뿐 이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없다. 재고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의 차이, 실사자료의 미반영 등으로 재고자산의 가치가 현저히 평가절하되어 사실과 다르게 거의 대부분 불량품인 것처럼 취급되었고, 금형설비에 소요된 회사의 비용부담 내역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은 금융기관 등에서도 그대로 용인되어 왔다.

피고인은 처음에는 피해자가 영업을, 피고인이 회사 운영을 담당하는 내용의 동업을 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동업계약서를 작성하였다가 피해자의 요청으로 회사 매각을 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C 매매계약금을 피해자에게 시설개조자금 명목으로 다시 빌려주었으나 변제받지 못하였고, 피해자의 신용등급 문제로 피고인이 기존 연대보증채무를 계속 부담하게 되는 등 C 매매과정에서 사실상 얻은 이득이 전혀 없다. 또한, 나머지 매매대금은 추후 피해자가 C를 잘 운영하여 얻게 되는 수익으로 변제받기로 하였기 때문에 피고인은 피해자의 회사운영실적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②

피고인은 H으로부터 간이하게 구두로 C가 3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회사평가컨설팅을 받았기에 이를 기준으로 매매대금을 제시한 것이고, 피해자의 요청으로 매매대금을 20억 원으로 정한 것이다. 당시 6억 원의 미지급채무에 대해 얘기를 하였으나, 이는 외상 매입 및 매출의 차액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를 감안하여 C의 가치가 3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되었다고 생각하였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 등 참조). 아울러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행위 이후의 경제사정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하여 이를 사기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5618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2000년경부터 C를 운영하여 왔고, C는 자동차 부품인 사출물을 제조하여 I 1차 협력사에 납품하는 업체이다. C의 연매출은 2014년 175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2016년도에는 165억 원, 2017년도에는 143억 원이었다. 피고인은 영업력과 인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건강도 좋지 않자 영업력 있는 경영자에게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던 중이었다. 피해자는 2017년경부터 자동차 사출회사 매입에 관심을 가져오다가 동생으로부터 C를 소개받았다. 당시 C는 2013년부터 신규 수주를 못 받고 있었지만, 피해자는 영업에 자신이 있었고, 회사 규모가 크니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였다.

2)

당초에는 피해자가 수주를 해오면 피고인이 제조판매를 해서 수익을 분배하는 내용으로 동업을 하기로 하여 회사공동경영약정서를 작성하기도 하였으나, 결국 피해자가 C를 양수하기로 하고, 업체선정 일정이 촉박하여 서둘러 진행하였다.

3)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회사가치에 대해서 2015년경 기업은행 추가 대출 시 한국감정원으로부터 100억 원이 넘는 감정을 받았고, 2017년 초경 H으로부터 회사 가치가 30억 원 이상이라는 컨설팅을 받았다고 얘기하며 30억 원을 제시하였으나, 피해자가 가격 조정을 요구하여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7. 9. 12.경 매매대금 20억 원에 C 양수도계약(이하 '이 사건 양수도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4)

이 사건 양수도계약서 제5조에 의하면, 2016년 회계기준 기본실시 결과 피고인의 고의 또는 현저한 실수에 의한 자본총액 감소가 확인되고 그 결과에 의하여 회사의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본 약정을 해제하고 즉시 계약금 반환 및 위약금 2억 원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서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7. 9. 10.경과 2017. 10. 31.경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증 제1호증의 1, 2).

5)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2017. 9. 12. 1차 계약금으로 1억 4,000만 원, 2017. 9. 13. 2차 계약금으로 6,400만 원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SQ마크 인증 등급을 올리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으로부터 위와 같이 지급한 계약금 상당의 금원을 다시 차용하였다.

6)

C는 2015년(5기)부터 2016년(6기)까지 회계법인 M로부터 외부감사를 받았고, 적정의견을 받아 왔다. 6기 재무상태표에 의하면, C의 재고자산은 '2,315,017,075원'으로 5기의 '1,407,006,752원'보다 증가하였고, 부채는 '11,523,153,407원'이었다. 5기와 6기 재무상태표상 모두 자산 항목에 "금형"이 각 '1,739,350,000원', '2,137,1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위 재무상태표는 N 세무회계법인이 작성하였다.

7)

피해자는 2017. 9. 20.경 C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C의 회사명을 주식회사 L(이하 'L'이라고 한다)으로 변경하였다. 피해자는 2017. 10.경부터 12. 경까지 O세무회계 법인에 자산이나 부채 등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하였고, 이에 따라 실사를 진행하였다.

8)

L에 대한 2017년도(7기) 재무상태표에는 재고자산이 '224,803,334원'으로 감소하고, "금형" 부분이 자산에서 빠지면서 총 자산이 '13,299,498,748원'(6기)에서 감소한 '9,341,253,632원'으로 기재되었다.

L에 대한 외부감사를 실시한 회계법인 M는 2018. 3. 30. 회사의 총부채가 총자산을 29억 3,500만 원 상당 초과하고 있고, 채권자의 매출채권 압류와 거래처의 원재료 공급 중단으로 생산이 중단된 상태이며,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의 존속능력에 대하여 의문이 있다는 이유로 회사재무제표에 대하여 의견거절을 제시하였다.

9)

C에 대한 정기 외부감사를 실시한 P 회계사는 이 법정에서 '당시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외부감사 시 재고 자산에 대한 실사를 제대로 해서 제대로 평가를 했다면, 재고 자산에 대한 손실 가능성이 좀 많았었고, 그럴 경우 대출 연장이 되지 않을 것이 확실시 되고, 그러면 회사가 바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느 정도 지속되고 앞으로 희망이 있을 수 있는데, 외부감사로 인해 회사를 닫는 등 바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재고 자산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가치평가를 소홀히 하였다. '라면서 '피고인으로부터 정기감사를 잘 봐달라고 부탁하거나 재고품의 가치에 대한 평가를 추가로 하지 말아달라는 요구를 받은 적은 없다. 오히려 피고인은 그런 방법을 모를 것이다. 사실 이런 감사 원칙을 100% 지키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중 살아남는 회사가 없을 것이다. 제가 잘 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사정이 있다는 것을 참작해 주기 바란다.'라고 진술하였다.

10)

C의 재고자산 실시는 상반기, 하반기 1년에 두 번 실시하고 있고, 재고자산 실사에 참여한 직원들은 L에서 계속 근무하였다.

다.

구체적인 판단

위 인정사실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양수도계약 체결 당시부터 피고인이 C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거나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였음에도 피해자에게 C를 양도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양수도계약을 체결할 당시 C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거나, 피고인이 C가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C에 대한 정기 외부감사를 실시한 P 회계사는 당시 C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상태였으나, 단지 외부감사를 엄격히 했을 경우 C가 문 닫는 상황이 안타까워서 재고가치평가를 소홀히 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P 회계사는 이와 같이 외부감사를 실시한 것에 대해 피고인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하였고, 달리 피고인이 부실감사를 요청하거나 청탁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

피고인은 '금형의 소유권이 1차 협력사에 있는 것은 인정하나, 금형제작비에 C의 자본이 들어갔기 때문에 재무상태표를 그렇게 기재하여왔고, 18년 동안 회사를 운영하면서 세무사나 회계사 등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렇게 알고 있었다. 재고자산 관련하여 회계사가 재고자산을 평가했으니 그대로 믿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C의 재무상태표는 회계전문가가 작성하였고, 피고인이 금형을 재무상태표상 자산에 기재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거나 청탁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P 회계사도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어떤 식으로 금형에 대한 회계처리를 해서 재무상태표상 자산에 기입되었는지 구체적인 방법은 피고인도 모를 수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

○

C의 재무상태표는 회계전문가에 의해 작성되었고, 회계전문가가 실시한 재무상태표에 대한 외부감사결과도 계속해서 적정의견이 제시되었으므로, 일반인으로서는 C의 정상적인 운영에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설령 피고인이 재무상태표에 금형이 자산 항목에 잘못 기재되어 있고, 회사 존속을 위해서는 재무상태표상 조정이 필요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C를 성실히 운영하면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

재고자산과 관련하여, C의 재고자산평가는 C 직원들의 실사를 통해서 이루어졌고, C에 재고자산 실사를 진행한 Q가 이 법정에서 한 진술에 의하면, C에 대한 재고조사가 과다 내지 허위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이를 지시하거나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오히려 피고인으로서는 이와 같이 이뤄진 재고조사를 신뢰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다.

○

재고자산이 23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0%를 차지하는 것에 대하여, 피고인은 창고에 10억 원 상당의 재고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가능하였고, 재고자산이 없으면 납기일을 맞추기 어려우므로 어느정도 재고자산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1차 협력사인 주식회사 F의 구매팀장 R은 이 법정에서 'C가 재고자산을 23억 원 보유하고 있을 필요성이 있었는지, 전체 매출액의 10% 해당하는 재고가 많으냐 적으냐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매출규모와 회사 재정상태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 재고자산을 어떻게 운영하는 지는 협력사 사정에 따라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원론적인 얘기를 드리자면 재고자산을 가지고 있을 필요성이 있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는 말씀은 아닐 것이다. 만사 계획대로 잘 되는 게 아니니까 아마 긴급 발주 같은 부분이 가끔 발생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고생을 하고 계시다는 건 저희가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 있고, 산업 전반적으로 그런 문제가 있다.'라고 진술하였다. L의 전 관리이사 S는 'C 한달치 판매물량인 10억 원의 상품을 창고에 재고로 보유하는 것은 경영상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수사기관에서 진술하였으나, 이 법원에 증인으로 나와 그렇게 진술하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을뿐더러 S는 재고자산 실사를 한 바 없으므로 수사기관에서 이뤄진 S의 위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따라서 재고자산이 매출액의 10%를 차지한다는 사정만으로는 C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태라고 단정하거나, 피고인이 이와 같이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

피해자는 재고자산이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으로서 전혀 가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은 사용이 가능한 재고자산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한다.

피고인은 C를 양도한 후 T 공장에 있던 재고를 피고인의 U 공장으로 옮겨 T 공장에는 L에서 발생한 불량재고들이 있었고, 재활용 업체가 가져간 것은 위 불량재고들이라고 주장한다.

피해자와 Q의 진술에 의하면, L 공장에서 2017. 10.경 피고인의 U 공장으로 30톤이 넘는 재고 자산을 옮겨 남아 있는 C 물건이 적었던 점, L 공장에서 재활용 자원을가져간 시기는 2018. 2.경으로 이 사건 양수도계약이 있은 지 약 5개월이 지난 시점으로 L에서 생산한 재고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점, Q는 'L 이후 처음에 다른 사람들이 와서 설비도 하고 사람도 바뀌고 하다보니까 사출 불량이 많이 나왔다.'라고 진술한 점, L에서 재활용자원을 가지고 온 V은 'L 공장(T)에서 가져간 것은 제품 불량난 것이었고, U 공장에서 가져온 건 분쇄품이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L 공장에 있었던 불량재고들이 피고인이 C를 운영할 당시 발생한 것인지 알기 어렵다.

또한, 재활용자원을 가지고 온 V은 '처음에는 재활용을 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분쇄물이 섞여 있어서 사용이 불가능했다. 처음에 곁에는 보기가 괜찮았다. 가져와서 가공을 맡겼는데 원료로 생산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라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실사과정에서 재활용 불가능 여부, 즉 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외관상 쉽게 알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재고자산을 보관하고 옮기는 과정에서 재활용 가치가 떨어지게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이 사건 양수도계약 당시 C의 금융기관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 지급, 직원 급여 지급 등이 연체되고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피고인이 이 사건 양수도계약 무렵 퇴직급여 미지급으로 기소유예처분을 받고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기간 동안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으로 입건된 것으로 보이나, 이는 착오에 의해 과지급된 급여를 반환받기 위하거나 근로기준법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C의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부채내역 등을 고지 받지도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러한 사정을 잘 설명했다고 일관하여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피고인과 피해자가 나눈 대화 내역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양수도계약 전후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C의 금융기관 부채뿐만 아니라, 업체 외상채무, 대금 지급 방법, 일정 등도 설명해준 것으로 보이고, K가 상주하고 있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는 피해자의 진술과는 달리 피해자는 C 사업장 내에 K가 상주하고 있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피해자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나아가 R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K가 상주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C의 SQ인증이 취소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C가 SQ인증이 취소될 위기에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이처럼 피해자의 진술과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C의 상태와 관련하여 이 사건 양수도계약 체결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고지하지 않았거나 허위로 말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기 어렵다. 오히려 피해자는 C의 운영 또는 사업 상황 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어, 이 사건 당시 위험을 어느 정도 예상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

피고인은 당초 영업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표하는 피해자와 동업을 하려고 하였다가 업체선정일정 관련 피해자의 요청으로 이 사건 양수도계약을 서둘러 체결하게 되었다. 이 사건 양수도계약에 의하면, 피고인은 C의 전체 지분을 피해자에게 먼저 이전하였음에도 매매대금은 3년 안에 받기로 하였고, C 관련 은행권 채무 약 86억 원은 계속 부담하는 상태여서 C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양수도계약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계약금을 지급받았으나, 피해자가 C의 운영자금으로 대여를 요청함에 따라 피해자에게 다시 계약금을 대여하는 형식으로 지급한 상태이고, 이를 반환받지도 못하였다.

만일 피고인이 C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할 의사가 있었다면, 이와 같은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피해자에게 대여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4)

L의 운영이 불가능해진 것은 이 사건 양수도계약 이후의 사정변경 즉, L과 K 사이의 분쟁, 1차 협력사들의 주문 중단, 불량재고의 다수 발생 등으로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는 '협력 업체 미결제 금액이 점점 늘어났고, 가장 큰 원재료업체가 부실채권 회수를 위해 법적으로 진행하면서 경영이 어려워져 결국 문을 닫게 되었다'고 진술하였고, Q는 '다른 사람들이 와서 처음에 설비도 하고 사람도 바뀌고 하다보니까 사출 불량이 많이 나왔다.'고 진술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채대원(재판장) 윤재필 김효정

각주1) I에 자동차부품을 납품하는데 필요한 협력사 품질인증(Supplier Quality)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