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 9. 2. 선고 2020가합10119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D 및 피고 F(이하 D 또는 피고 승계참가인과 피고 F을 통틀어 지칭할 때는 '피고들'이라 한다)은 아산시에 본점을 두고 택시여객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합자회사이고, 원고 A, B은 D에, 원고 C은 피고 F에 각 고용되어 근무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이며, 피고 승계참가인은 2020. 6. 16. D로부터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포괄적으로 양수하고, 아산시에 사업 양도・양수 신고를 마침으로써 이 사건 소송목적인 의무 전부를 승계한 주식회사이다.

나.

근로형태 및 임금지급 방법

원고들은 근무기간 일부 또는 전부동안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들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피고들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하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개정 최저임금법의 시행 및 후속 임금협정의 체결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제6조 제5항으로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라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 7. 1.부터 피고들이 소재한 아산시 지역에 시행됨에 따라 원고들을 비롯한 일반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되었다.

라.

특례조항 시행 전후 D의 취업규칙 등

1)

2009년 임금협정 및 취업규칙

가)

D는 2009. 6. 30. D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이 구성한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G노조'라 한다)<2>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2009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나)

2009. 7. 1.부터 시행된 D의 취업규칙 중 근로시간 및 급여와 관련된 부분은

<1>

다음과 같다.

2)

2010년 D의 임금협정 및 취업규칙

가)

D는 2010. 6. 30. J, K을 근로자 대표로 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2010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나)

2010. 12. 31. 제정된 D의 취업규칙 중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3>

3)

2014. 1. 7. 개정된 D의 취업규칙

2014. 1. 7. 개정된 D의 취업규칙 중 근로시간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4)

2017년 내지 2019년 임금협정

가)

D는 2016. 12. 29. 이 사건 G노조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7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나)

D와 이 사건 G노조가 2017. 12. 28. 체결한 2018년 임금협정 중 2017년 임금협정과 달라진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

D가 '근로자 대표' 위원장 L<4> 및 M과 2018. 12. 28. 체결한 2019년 임금협정 중 2018년 임금협정에서 변경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마.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전후 피고 F의 취업규칙 등

1)

2008. 6. 30.자 취업규칙

피고 F은 2008. 6. 18. 근로자 대표인<5> N과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08년 취업규칙에 합의하였고, 근로자 총 47명 중 38명이 이에 동의하였다.

2)

2010년 피고 F의 취업규칙 및 임금협정

가)

피고 F은 2010년 6월경 '노동조합'측 근로자 11명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6>

나)

피고 F의 2010. 6. 30.자 취업규칙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고, 위 취업규칙에 대하여 근로자 48명 중 32명이 '이의가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에 서명・날인하였다.

3)

2011년 내지 2015년 피고 F의 임금협정

피고 F이 2011. 2. 28. F 근로자대표협의회와 체결한 2011년 임금협정은 임금산정표가 아래 표 [1]과 같이 달라진 부분을 제외하고는 2010년 임금협정과 동일하고, 2013. 2. 15. F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5인과 체결하고 근로자 25인과 합의한 임금협정의 변경부분은 아래 표 [2]와 같으며, 2015. 1. 26. F 근로자대표협의회와 체결한 2015년 임금협정 중 종전 협정과 달라진 부분은 아래 표 [3]과 같다.

4)

2017년 내지 2019년 피고 F의 임금협정

가)

피고 F이 2017. 1. 1. F 근로자대표협의회와 체결한 2017년 임금협정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피고 F이 F 근로자대표협의회와 2017. 12. 27. 및 2018. 12. 24. 각 체결한 2018년, 2019년 임금협정은 아래 내용이 변경된 것을 제외하고는 2017년과 유사하다.

바.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3, 4,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1, 4, 갑 제7호증, 갑 제14호증의 1 내지 5, 갑 제15호증의 1, 을가 제1호증의 1 내지 5, 을가 제2호증의 1, 2, 을가 제17, 18, 21호증, 을라 제1호증의 1, 2, 을라 제2호증의 1 내지 6, 을라 제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아산시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피고들이 이 사건 특례조항 실시 이후 단체협약, 취업규칙의 개정을 통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고,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산정한 최저임금을 지급하여온바, 위와 같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취업규칙 등의 변경은 무효이고, 이를 승계한 그 이후의 임금협약 등도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들은 별지 기재와 같이 실질적인 근로시간인 1일 8시간 또는 유효한 종전 협약에 기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최저임금법에 따라 산정한 최저임금 중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지급한 최저임금을 제외한 나머지 임금을 각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1)

D의 경우, 이 사건 특례조항 실시 이후 최초로 체결된 임금협약은 근로자 대표와 체결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운행시간이나 운행형태의 변화 없이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한 것이어서 효력이 없고, 이후 각 임금협약도 무효이므로 종전의 소정근로시간이자 법정 근로시간인 월 40시간, 1일 8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축소된 소정근로시간에 대해 원고 A에게 2017년분 내지 2019년분의, 원고 B에게 2019년분의 각 최저임금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2)

피고 F의 경우, 2008. 6. 30.자 취업규칙에 비추어 실제 근로시간이 1일 8시간 이상이므로 당시 소정근로시간은 적어도 8시간이라 할 것인데, 위 피고가 무효인 합의에 기하여 이를 감축하고 이에 따라 계산한 최저임금을 지급한바, 축소된 소정근로시간 대한 2017년 내지 2019년의 최저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P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 근로자의 관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 이 사건 각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에 따라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서 무효라는 점은 원고들이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나.

원고 A, B의 청구에 대한 판단

1)

D의 각 연도별 임금협정 및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효력

살피건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인 2009년 임금협정에 따르면 2교대제 또는 1차제 근무자의 소정근로시간은 일 7시간 20분(취업규칙상 8시간), 주 40시간, 월 209시간이었는데, 2010년 임금협정 및 취업규칙상 일 4시간, 주 25시간(취업규칙상 23.07시간), 월 100시간으로 줄었고, 이후 2019년 임금협정까지 위 시간이 소정근로시간으로 동일하게 유지되어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당시 택시운송업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현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및 유지가 이 사건 특례조항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가 제19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사실 및 이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 A, B(이하 이 항에서는 '원고들'이라고만 한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① 2010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 및 ② 2017년부터 2019년까지 D가 지급한 고정급의 계산근거가 된 2014년 취업규칙 및 2017년 내지 2019년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단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⑴ 원고들은 1차제 또는 2교대제로 D의 택시를 운행하여 차고지 밖 도로 위에서 일하면서 1차적으로 승객들로부터 받은 수익을 관리하였고,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만 D에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근무하였다. 택시 운행시간 중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여부 및 근로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택시운수업의 특성상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필요가 있고, 여기에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는 법리<7>를 더하여 보면,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이에 따라 최저임금을 산정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이렇게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합의로 정한 시간에 불과하여 실제 근로시간과는 구별되고,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택시운전근로자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만을 사용자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은 그대로 자신의 수익으로 취득하므로, 이러한 초과운송수입금을 취득하기 위하여 운행하는 시간은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의무를 부담하는 시간으로 보기는 어렵다.

⑵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전 D는 근로자로부터 일단 운송수입금 전액을 납부하도록 한 후에 기준운송수입금을 제외하고 다시 임금을 지급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가 2010년 임금협정에 이르러 기준운송수입금의 정의규정을 마련하고 차종 및 근무 형태에 따라 그 기준금액을 구별하여 정함으로써 정액사납금제도를 실질화한 것으로 보인다. D가 2010년에 이르러서야 위와 같은 규정을 새로 마련한 이유는, 이전까지 최저임금 지급의무 등과 관련하여 소정근로시간이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못하였으므로 그 소정근로시간을 일반 사무직 근로자의 법정근로시간처럼 기재하거나 전항에서 본 바와 같이 사용자에 대한 근로의무가 인정되지 않는 시간, 즉 초과수입금을 얻기 위한 시간과 휴게시간까지 합하여 정하였는데,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 따라 택시운수업의 특성 및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에 맞게 소정근로시간을 실질화해야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0년 이후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산정되는 최저임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되면서 종전과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방만하게 운영하기는 어려웠던 사정도 차후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이 유지 및 변경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⑶ D의 소정근로시간은 2009년 임금협정상 1일 7시간 20분이었다가 2010년 임금협정으로 1일 4시간으로 단축되어 약 45%정도 감소하였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① 1일 2교대제의 경우 5일 근무에 1일 휴무 체제를 취하여 월 만근시 월 소정근로시간도 자연히 단축되게 되었고, ② 배차시간은 종전 '총 10시간, 휴게시간 2시간 이상'에서 '총 8시간, 휴게시간 4시간 이상'으로 변경되었으며, ③ 사납금은 90,000원에서 62,000원으로 감액되었다. 이와 더불어 그 무렵 아산시 택시 기본요금은 조정고시에 따라 1,900원에서 2,300원으로 인상되었는데, 이로 인해 사납금을 납부하기 위한 최소운행 횟수는 기본요금 구간을 기준으로 47.3회(= 90,000원 ÷ 1,900)에서 26.9회(= 62,000÷2,300)로 줄어들어 사용자에 대해 근로의무를 부담하는 시간이 총 43%가량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원고들은 2009년 사납금이 피고가 주장하는 90,000원에 훨씬 미달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⑷ 이후 D의 사납금이 2014년 70,000원, 2019년 142,000원으로 순차적으로 인상되기는 하였으나(2020년에는 135,000원으로 다시 인하되었다) 아산시 택시요금 역시 2013년 2,800원, 2019년 3,300원으로 각 인상되었으며, 최저임금 기준액도 증가하여 급여액(고정급)도 점차 늘어났다. 위와 같은 사납금 인상으로 원고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다시 2009년경과 동일 또는 유사하게 되었다는 점에 관한 원고들의 구체적인 주장․입증이 없는 이상, 그 인상 사실만으로 이후의 각 임금협정 체결 당시 원고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실질적인 변경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

⑸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D는 주식회사 Q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호출서비스를 활성화하여 대기 운행시간을 줄이고자 하였고, 근로자와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R 등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호출서비스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됨에 따라 2009년에 비하여 지속적으로 대기 운행시간이 줄어드는 등 근무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도 이후의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⑹ 한편 2010년 임금협정이 이 사건 G노조와 체결된 것이 아님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임금협정은 당시 D와 근로자들 사이에 체결된 유일한 협정인 것으로 보이고, 위 근로자 대표가 당시 근로자들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으며, 이를 통해 사납금 및 소정근로시간이 변경되었으므로 만약 위 임금협정 및 이에 기한 취업규칙이 근로자들의 의사에 반하여 체결된 것이라면 당시 이 사건 G노조나 개별 근로자들이 이를 문제 삼았을 것으로 보임에도 이러한 문제제기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오히려 G노조는 2017년에 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그대로 받아들여 2017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 위 노동조합의 지위에 비추어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실질적인 심사나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무비판적으로 2010년의 소정근로시간을 받아들여 2017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정근로시간의 증가가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이상 근로자들이 종전 소정근로시간의 유지에 반대하였을 것으로 함부로 추단할 수도 없다.

⑺ D는 2017년 임금협정을 통해 운송수입금 전액을 납부하고 일정기준액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 택시운전근로자에게 고정수당, 성과수당을 지급하는 전액관리제(일당제)를 추가로 도입하였고, 이에 따라 기준운송수입금 기준금액과 고정수당 월간기준 운송수입금을 나누어 규정하고 근로자가 이를 선택할 수 있게 하였다. 근무형태가 다 양화되면서 근로자의 근로시간, 운행시간 전반에 변화가 생겼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임금협정은 단순히 2010년 임금협정 및 취업규칙, 2014년 취업규칙을 승계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가사 앞선 임금협정 및 취업규칙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유로 효력이 없다고 할지라도 2017년 임금협정은 장기간에 걸친 근무형태 및 운행시간의 실질적 변경을 수반하여 2009년 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시킨 것으로서 그 자체로 유효하다.

⑻ 원고들은 2009년도 임금협정 체결시부터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체결시까지 원고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변경이 없었다는 취지로만 주장할 뿐, 위와 같은 택시요금의 인상 등의 사정변경에도 불구하고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 구체적인 주장․입증을 하지 않고 있다. 원고들은, 사납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는 1일 8시간 이상을 근로하여야 하고 실제로 1일 8시간 이상을 근로하고 있으므로 2009년도 임금협정 체결시부터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체결시까지 원고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1일 8시간을 초과한다는 사정은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과 무관하다.

2)

소결

앞서 본 바와 같이 2010년 임금협정 당시의 사정변경 및 이후 각 임금협정 당시의 전반적인 근무환경의 변화 등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 및 운행시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이상,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탈법적인 행위로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각 취업규칙 및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최저임금 미달액의 지급을 주장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사 위 각 협정을 무효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지난 10년간 택시업계의 다양한 변화 및 2009년 임금협정의 유효기간 만료로 인하여 2009년의 소정 근로시간을 유효한 근로시간으로 보아 최저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으므로 원고들이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이 1일 8시간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여야 하는데, 원고들이 제출하는 증거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이러한 측면에서도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원고 C의 청구에 대한 판단

1)

피고 F의 각 임금협정 및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효력

앞서 본 관련 법리 및 소정근로시간의 의미에 비추어 피고 F과 근로자 대표 또는 협의체 사이의 2010년 임금협정 및 2011년, 2013년, 2015년, 2017년 내지 2019년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의 효력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및 이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 C(이하 이 항에서는 '원고'라고만 한다)의 주장처럼 위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⑴ 2008. 6. 30.자 취업규칙은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고, 근로시간만 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 월 209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배차시간 또는 교대시간에 해당하는 시업 및 종업시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즉 당초 F은 소정근로시간 및 기준운송수입금을 바탕으로 하는 정액사납금제도만 운용한 것이 아니라 근로자에게 임금형태의 선택에 관한 자유를 명문으로 부여하면서 전액관리제, 월급제, 정액제를 병행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⑵ 피고 F과 근로자들은 2010년 임금협약 및 취업규칙에서 소정근로일수에 관한 규정으로 두고 소정근로시간을 2교대제 기준 일 4시간, 주 26시간, 월 104시간으로 정한 바, 일반적으로 무효 여부가 문제되는 임금협정이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소정근로시간만으로 단축하는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F과 같이 전액관리제 및 월급제를 병행하고 있었던 체계에서 새로이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종전 '근로시간'보다 줄었다고 하여 앞서 본 법리와 동일하게 그 탈법성을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특히 전액관리제의 경우 택시운전근로자가 운송수입금 전액을 사용자에게 납입하므로, 택시를 운행하는 시간의 대부분이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의무를 부담하는 시간으로 볼 여지가 있어 그 근로시간을 전면적 정액사납금제 하의 소정근로시간과 나란히 비교하는 것도 적합하지 않다. 피고 F가 2010년 임금협약을 통해 전면적 정액사납금제를 시행하면서 근로자들의 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그 유효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⑶ 피고 F이 병행적 전액관리제에서 전면적 정액사납금제로 변경하는 임금협정을 체결한 것이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만한 정황도 없다.

⑷ 2017년 내지 2019년 임금협약상 소정근로시간이 종전에 비하여 3.5시간으로 일일 30분 단축되기는 하였으나 위 임금협정의 경우 이미 이 사건 특례조항이 아산시 지역에 시행된 이후 7년 이상 지나 체결된 임금협정들이므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 따라 그 적용을 잠탈할 의도로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단축 합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아산시의 택시요금 및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상승, 모바일의 보편화와 고객연결시스템 등의 기술발전에 따른 택시운행 환경의 변화 등 여러 가지 근무환경이나 운행방식의 변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적정하게 조정하기로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특히 택시근로자들에 대하여 고정급을 포함한 월 급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1일 근로시간의 정함이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도 아니다.

2)

소결

2010년, 2011년, 2013년, 2015년, 2017년 내지 2019년 각 임금협정상 정액사납금제 아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한 합의여서 무효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서 최저임금 미달액의 지급을 주장하는 원고 C의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위 원고의 주장이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피고 F의 예비적 상계 항변 역시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덕(재판장) 목혜원 이진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