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8개월에 처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판결
사건
2020고단1415
판결선고
2020. 12. 4.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천안시 동남구 B에서 ‘C’ 상호의 도급 서비스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D은 ‘E’ 상호의 장비 제조업 하청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피고인은 2018년경 피해자를 업무상 알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9년 1월경 피해자에게 “㈜F에서 올레드(OLED) 장비 조립 수주를 받았는데 인력 3명 정도가 부족하다. 인력을 보내 주면 일당 15만 원씩 계산해서 다음 달 말에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하고, 2019년 2월경 피해자에게 “㈜F를 통해 G에서 발주한 2차 전지 조립 수주를 받았다. 같은 조건으로 인력 15명이 필요한데 협력업체인 ㈜H로부터 인력을 공급받아 주면 2019년 3월 말까지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기존에 업무상 발생한 채무 및 개인 대출금이 과다한 상태였고 특별한 재산이 없었기 때문에 원청회사인 ㈜F로부터 대금을 교부받아 기존 채무의 변제 등에 사용할 생각이었으므로, 피해자에게 약속한 대로 노무대금을 지불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위 기간 동안 인력을 제공하도록 하고 대금 합계 72,981,5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 I의 각 법정진술
㈜H 2월 근태 기록표, 각 E 일용직 근무일정 및 정산서, 전자세금계산서, 전자세금계산서 및 인부들에게 송금한 이체내역 등, 계약서[(주)F], 입출금거래내역서, 대금지불포기각서 등, 현금보관증, 차용금 명목 2,000만 원 문자메시지 사본, 판결서, 입출거래내역, 통장거래내역서, 수사보고(피의자 A의 C 통장거래내역서 첨부), 수사보고(별건 근로기준법위반 사건 공소장 및 공판조서 첨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징역형 선택)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인력을 공급받고도 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원청인 ㈜F(이하 ‘F’라고만 한다)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아 피해자에게 돈을 지급할 생각이었는데, F에서 정당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일 뿐, 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피해자로부터 인력을 공급받은 것은 아니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비록 피고인이 확정적인 고의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에게 돈을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하면서 피해자로부터 인력을 공급받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F와 ① 올레드(OLED) 장비 조립 관련 계약(계약금액 920만 원 + 500만 원 = 1,420만 원), ② 2차 전지 조립 중 헝가리 4-1라인 특성검사기 전장 조립 관련 계약(계약금액 7,700만 원), ③ 2차 전지 조립 중 헝가리 4-1라인 테이핑 기구 조립 관련 계약(계약금액 4,500만 원)을 체결하였다. ④ 한편 이 사건 전에는 원통형 외관검사기 전장 조립 관련 계약(계약금액 3,510만 원)을 체결한 사실이 있다. 그렇다면 계약금액의 총액은 1억 7,310만 원이다(증 제4호증 고소장 등 참조). 한편 피고인과 F는 피고인이 계약서 기재 작업 전체를 완료할 것을 조건으로 총액을 정하여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인은 원칙적으로 자기의 계산으로 계약금액 내에서 공사비를 투입하고 이윤을 남겨야 한다.
F는 2019년 2월 이후에만 피고인에게 총 134,229,600원을 지급하였고(증거기록 155쪽), 그 외 59,290,000원을 특성검사기 작업자들에게 직불하였다(증거기록 111쪽). 따라서 F는 2019년 2월 이후 피고인에게 총 약 193,519,600원을 지급하였고, 이는 앞서 본 계약금액의 총액을 상회하는 금액이다.
피고인은 F의 요구에 따라 추가공사를 실시하였고, 그에 관하여 추가공사대금을 받기로 하였음에도 이를 받지 못하여 피해자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물론 피고인이 일부 추가공사를 진행한 사실은 인정된다(F 운영자 I의 법정진술 마지막 부분 참조). 그러나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인과 F와 체결된 계약은 총액을 정한 계약으로, 비록 계약서에 “추가 비용 발생 시 협의”라는 문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협의가 되지 않는 이상 추가공사대금을 받는 것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그러한 불확실한 사정을 알리지 않고 계속해서 인력을 공급받았고, 결국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피해자에게 돈을 조금도 지급하지 못하였다. 또한 피고인이 주장하는 추가공사 내역이 F 측의 의견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추가공사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지가 매우 불분명하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2019년 1월부터 매월 말에 피해자가 투입한 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정산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앞서 본 것과 같이 F로부터 공사대금을 꾸준히 지급받았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2019년 1월부터 피해자에게 돈을 조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2019. 3. 11. 1,000만 원, 2019. 5. 3. 500만 원을 지급한 것을 두고 대금을 지급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2019. 1. 31.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을 빌려주었는데(이는 피고인도 인정하는 사실임), 위 1,500만 원은 위 대여금 일부를 변제한 것이 증거에 의하여 명확히 인정된다(피해자의 법정진술,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작성된 현금보관증 참조. 위 현금보관증에는 ‘차용금 500만 원’이 기재되어있는데, 이는 대여금 2,000만 원 중 1,500만 원이 변제된 것임을 의미한다. 또한 위 현금보관증상 공사대금 1,500만 원이 지급되었다는 사실은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당시 피고인은 다른 공사 등을 진행하면서 원청에서 돈을 지급받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인건비, 협력업체에 대한 공사대금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고(증거기록 182~183쪽 등), 결국 F로부터 돈을 받아 다른 공사 관련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이 “전에 일한 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돈이 5,000만 원 정도 되는데, 너에게 지급할 돈으로 일단 해결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5쪽). F 운영자 I 역시 피고인이 “구미 쪽에서 일한 대금이 들어오지 않아 일단 F로부터 받은 돈을 그곳에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고 진술하였다(I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7쪽).
또한 당시 피고인은 자신의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기소되는 등 재무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인은 2017년 11월경부터 근로자 23명의 임금 36,646,75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가 근로자들이 처벌 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여 공소기각 결정을 받은 사실이 있다. 또한 이 사건 후인 2020. 2. 26.에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약식 기소된 사실이 있다. 아. 한편 피고인은 특별한 재산이 없었고, 주거지 월세를 내지 못하여 보증금이 모두 공제될 정도였으며, 카드 채무 약 2,000만 원, 캐피탈 채무 약 3,000만 원, 기업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 약 3,000만 원을 부담하고 있었고, 협력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채무도 많은 등 재정 상황이 매우 열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184쪽).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가 대금 지급을 독촉하자 2019년 7월경부터는 휴대전화번호를 변경하고 연락에 응하지 않았다.
양형의 이유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1유형] 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6개월 ∼ 1년 6개월
선고형의 결정
사기 피해금액이 7,000만 원을 넘는 거액이다. 피고인은 잘못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고, 피해회복을 위하여 노력한 사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만 피고인이 확정적 고의로 이 사건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증명되지 않았다. 음주운전으로 벌금형 2회를 받은 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 이를 비롯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재판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정재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