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판결
사건
2020고단3039
판결선고
2021. 4. 14.
대전지방법원천안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B, C호에 있는 D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1명을 사용하여 교육서비스업(외국어학원)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0. 11. 20.부터 2020. 1. 3.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12,607,5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E에 대한 대질진술조서
퇴직금 산정내역
사업양도양수계약서, 진정인예금거래내역서, 진정인원천징수증, 각종서식자료등(F본사), 퇴직금산정내역, 근로계약서, 수강생명단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E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은 E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자성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5141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E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있다.
E의 주5일 13:30부터 19:30까지 거의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을 하였고, 수업시간이나 학생 수의 변동에 관계없이 매월 고정급을 지급받았다. 학원인 관계로 E의 근무시간이 사실상 고정되어 E에게 근로시간을 선택할 재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E이 수행한 업무의 내용은 피고인이 제공한 본사 커리큘럼이나 재료에 의하여 결정되는 등 피고인이 E의 업무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휘 및 감독의 권한까지 행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이 사건 학원을 양수한 이후에도 E의 근무내용이나 근로형태 자체에 실질적인 변동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이 피고인의 원장 업무를 일부 이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E이 피고인의 관여나 감독 없이 자율적으로 이 사건 학원 운영 및 관리를 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다만 E이 이 사건 학원에서 오래 근무한 반면 피고인은 이 사건 학원을 처음 운영함에 따라 E이 학원 운영 및 관리를 도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학원을 양도하면서 E과 사이에 강사 법적지위 선택 신청서, 위탁계약서가 작성되어 있고, 위 신청서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를 취득할 것인지 민법상의 위임을 선택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E의 근로형태가 실질적으로 달라진 바가 없으므로 E이 계속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근로관계 승계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명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비록 E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별도의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사정들은 인정되나, E이 상당 기간 이 사건 학원에서 근로조건을 지키면서 근무한 사정과 위와 같은 사정들은 사용자가 경제적, 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정들만으로 E의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존재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법 제31조,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법 제31조,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영업양도가 이루어지는 경우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관계는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고, 피고인은 이 사건 학원을 양수할 당시 강사 E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고 약정까지 별도로 한 점, 피고인이 퇴직금 지급의무도 승계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로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상당한 이유라고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이 강사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기로 한 이상 E이 퇴직할 경우 그 금액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은 인식이 가능한 점, 피고인은 E이 이전에 근무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은 양도인이 해결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주장이나, 이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발생한 사정이 아닌 피고인과 양도인 사이의 내부적 문제이므로 피고인으로서는 E에 대하여 이러한 이유를 들어 퇴직금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는 점, E이 근로관계 중이나 근로관계 종료 후 명시적 혹은 묵시적 의사로 퇴직금 청구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미지급한 퇴직금의 액수가 작지 않은 점, 다만 E이 피고인 아래에서 근무한 기간과 양수 과정 등 기록과 공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효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