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2. 6. 10. 선고 2021가합102174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은 망 L(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상속인들로서, 원고 E은 망인의 처이고, 원고 A, B, C, D는 망인의 자녀들이다.

나.

소외 M, N은 1991년경 망인 소유의 아산시 K 답 3,765㎡(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의 매수대금을 1/2씩 분담하여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기로 하였다.

다.

M은 1991. 4. 12. 망인과의 사이에 M을 단독 매수인으로 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매매대금 1억 3,460만 원으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제1매매계약'이라 한다)하였고, 1991. 5. 22.경까지 망인에게 위 매매대금을 전액 지급하였다.

라.

이 사건 토지가 속한 아산시 O리는 1988. 9. 7.부터 2000. 1. 30.까지 구 국토이용관리법(2002. 2. 4. 법률 제666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국토이용관리법'이라 한다)에 따른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마.

M과 N은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농지취득자격이 없었고, M과 N은 N의 사촌동생인 P 명의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려고 하였으나, P이 이를 거부하면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하였다.

바.

이후 N이 1996년경 자신의 처남인 피고 보조참가인 J(이하, '피고 보조참가인'이라 한다)에게 등기이전을 부탁하여, 피고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96. 4. 25.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고, 1996. 4. 30.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후, 1996. 5. 7. 망인과의 사이에 매매대금 3,765만 원으로 하여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1996. 5. 9.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이하,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이라 한다).

사.

피고 보조참가인은 2017. 5. 17.경 피고 F, G와의 사이에 이 사건 토지를 5억 8,000만 원에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 F, G 명의로 이 사건 토지의 각 1/2 지분씩 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이하, '이 사건 제3 매매계약'이라 하고, 이에 따른 피고 F, G 명의의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이 사건 각 소유권이전등기'라 한다).

아.

피고 F은 이 사건 토지 1/2지분에 관하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아산등기소 2017년 7월 18일 접수 제48248호로 채무자 F, 채권최고액 1억 5,000만 원, 근저당권자 H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피고 G는 같은 날 이 사건 토지 1/2지분에 관하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아산등기소 2017년 7월 18일 접수 제48249호로 채무자 G, 채권최고액 1억 5,000만 원, 근저당권자 I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마쳐주었다(이하,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라 하고, 이를 이 사건 각 소유권이전등기와 통틀어 '이 사건 등기'라 한다).

자.

관련 민사소송의 진행 경과

1)

M은 피고 보조참가인을 상대로 이 사건 제3 매매계약으로 인하여 피고 보조참가인이 취득한 매매대금 중 2억 9,0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가합37307)를 제기하여 1심에서 이를 인용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나, 이에 피고 보조참가인이 항소(서울고등법원 2019나2021338)하여, 항소심에서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이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하는 내용으로 확정적으로 무효이므로 M과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에 명의신탁약정이 있었더라도 M이 이 사건 토지의 처분으로써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며, 이후 M이 상고(대법원 2020다222894)하였으나 상고이유서부제출로 상고 기각되어 2020. 5. 25.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2)

M은 이 사건 원고들을 상대로 이 법원에 M, N이 망인에게 지급한 매매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이 법원 2020가단108536)를 제기하였으나, 2021. 7. 6. 매매대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소멸시효시간이 도과되었다는 이유로 M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후 M이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대전지방법원 2021나121958)에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은 M과 N이 처음부터 P 앞으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목적으로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하는 내용으로 체결하였으므로, 확정적으로 무효이고, 무효인 계약에 기초하여 체결된 이 사건 제2 내지 제3 매매계약도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다. 따라서 피고 F, G는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각 1/2지분에 관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피고 H, I은 원고에게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에 대한 각 말소등기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

1)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제2 매매계약과 그에 따른 피고보조참가인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아래와 같은 사유로 적법 · 유효하므로, 이에 기초한 피고들의 이 사건 각 등기도 모두 적법 · 유효하다.

가)

피고 보조참가인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N, M과 J 사이에 M, N이 망인에게 기 지급한 제1매매계약의 매매대금을 이 사건 제2매매계약의 매매대금으로 전환하고, 차후 이 사건 토지 처분 후 이익을 1/3씩 배분하기로 하는 '투자약정'에 기한 것이다.

나)

이 사건 제2 매매계약 당시 국토이용관리법상 토지거래허가 취득 요건인 거래대금에 대한 제한 규정이 삭제되었고, 피고 보조참가인이 망인과의 별개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농지취득허가와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다. 따라서 피고 보조참가인이 M, N과의 명의신탁약정에 의해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 아니므로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다)

만약, 피고 보조참가인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명의신탁약정에 기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계약 명의신탁에 해당하여 매도인인 망인이 명의신탁사실에 대해 선의인 경우에는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의 등기는 유효하고, 망인이 악의였을 경우라도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4조 제3항에 따라 제3자인 피고들에게 그 무효를 대항하지 못한다.

라)

만약,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망인의 추인으로 인해 유효한 상태가 되었다.

2)

또한 만약,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라고 할지라도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므로 인정될 수 없다.

다.

피고 보조참가인

1)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위하여 망인과 별도로 체결한 계약으로, 피고 보조참가인은 망인에게 3,765만 원을 실제 지급하였고, 망인이 그 중 2,465만 원을 돌려주면서 N에게 반환할 금원과 상계 처리하였다.

2)

만약 피고 보조참가인이 N이 망인에게 매매대금만 지급한 상태임을 알면서 토지거래허가 등 추가 요건을 갖추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이더라도, '등기부취득시효'로 인해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다.

3)

원고의 청구가 받아들여진다면, 망인은 M, N으로부터 매매대금을 지급받았음에도 그 반환책임을 면하게 되는바, 이는 공평의 원칙에 반하는 등 이 사건 청구는 '소권 남용'에 해당하므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의 효력 여부

1)

관련 법리

국토이용관리법 제12조의4 제1항 제2호 다.목은 토지거래허가를 하여서는 아니 되는 경우의 하나로서 '허가구역 내에 거주하는 농어민이 당해 허가구역 안에서 농업·축산업·임업 또는 어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인 때'등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 내의 토지에 관하여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으로 매매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는 같은 법 제118조 제6항에 따라 그 계약은 체결된 때부터 확정적으로 무효이다.

그리고 이러한 허가의 배제·잠탈 행위에는 토지거래허가가 필요한 계약을 허가가 필요하지 않은 것에 해당하도록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정상적으로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수 없는 계약을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행위도 포함된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09다96328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이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할 목적을 내용으로 하여 무효인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고, 위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4, 7, 16호증의 각 기재, 증인 M N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은 이 사건 제1 매매계약과 별개의 계약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무효인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에 기초한 이 사건 제2 매매계약도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증인 M, N은 P 명의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하게 되자, 1996년경에 이르러 N이 그의 처남인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부탁하여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게 되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②

피고 보조참가인은 1991년경부터 1996년경까지 경기도 평택시 Q에서 거주하다가, 이 사건 제2 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약 두 달 전인 1996. 3. 16.경 충남 아산시 R으로 거주지를 옮긴 후 약 8개월 후인 1996. 11. 20.경 다시 위 경기도 평택시 Q로 이사를 하였으며(을가 제4호증의 7 참조), 자경을 목적으로 이 사건 토지를 구입하였다고 하나, 이후 망인에게 대리 경작을 맡긴 것으로 볼 때, N의 부탁이 아니었으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다른 이유가 없어 보인다.

③

M과 N은 차후에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하여 이익이 발생하면,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그 일부를 지급할 생각이었지 구체적인 약정을 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실제 구체적인 수익분배 등을 정한 투자약정서 등이 작성된 바는 없다.

④

피고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매매대금 3,765만 원을 실제 망인에게 지급하였는지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고, 망인의 주민등록초본 뒷면에 '계약금 300만 원, 잔금 1,000만 원, 잔금은 N씨 외상대금 처리'라고 기재되여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이 사건에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진 피고 보조참가인이 기재한 내용으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⑤

피고들이나 피고 보조참가인의 주장처럼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의 매매대금을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이 매매대금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와 같은 주장에 의하면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서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토지거래허가를 취득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 취득 과정에서 비용을 부담하였고, 등기권리증, 매매계약서, 토지거래허가증 등을 소지하고 있으며, 이 사건 토지의 대리경작자지정예고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면서 망인을 대리경작자로 기재하고, 이 사건 토지의 임대 관리를 한국농어촌관리공사에 위탁하며 쌀소득등보전직접직불금 지급대상자 등록을 신청하는 등 일응 이 사건 토지 소유자로서 권리를 행사한 부분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명의신탁의 대가로서 지가가 상승 중인 이 사건 토지를 향후 처분한 대가를 취득할 것을 예상하면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등기부상 소유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한 것으로 보일 뿐, 이로써 피고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토지의 실제 소유자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⑦

피고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각 소유권이전등기 이후 N에게 2017. 12. 5. 4,500만 원, 2018. 2. 6. 500만 원 합계 5,000만 원을 송금하였다.

⑧

증인 M, N은 N의 처남인 피고 보조참가인을 믿었기에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았으나, M이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물상보증을 요구하자 피고 보조참가인이 그 때부터 자신의 소유임을 주장하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제2매매계약이 이 사건 제1 매매계약과 별개의 적법 · 유효한 계약임을 전제로 한 피고들과 피고 보조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소결(이 사건 제3매매계약과 이 사건 각 등기의 효력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은 확정적 무효인 제1 매매계약에 기초하여 체결한 것으로 무효라고 할 것이고,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도 그것이 명의신탁등기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무효라고 할 것이다.

또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인 피고 보조참가인의 소유권이전등기에 기초한 이 사건 제3매매계약과 이 사건 각 소유권이전등기 및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도 무효가 된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등기부취득시효 인정여부

살피건대, 등기부취득시효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10년간 점유 및 등기가 있고,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 · 무과실로 점유할 것을 요하는바,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로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10년 이상 마쳐진 사실, 피고 보조참가인이 10년 이상 이 사건 토지를 직 · 간접적으로 점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자라고 믿었다고 할지라도,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이 무효인 이상 피고 보조참가인이 자기소유라고 믿은 데에 과실이 없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더욱이 명의신탁에 의하여 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된 자는 그 점유권원의 성질상 자주점유라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2765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측면에 있어서도 피고 보조참가인의 점유를 자주점유라고 보기 어려워 피고 보조참가인의 등기부취득시효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 보조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무효행위 추인 인정여부

살피건대, 강행법규 위반으로 인하여 확정적으로 무효인 경우에는 추인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의 토지의 소유권 등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려는 당사자는 시장 · 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체결한 토지거래계약은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6. 1. 19. 법률 제137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8조 제1항, 제6항은 강행법규로서, 이를 위반하였을 경우 위반한 자 스스로 무효를 주장함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투기적 토지거래의 성행과 이로 인한 지가의 급격한 상승의 방지를 위해 투기거래계약의 효력 발생을 금지하려는 위 법률의 입법취지를 완전히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거래당사자 사이의 약정내용과 취득목적대로 관할관청에 토지거래허가신청을 하였을 경우에 그 신청이 위 법 소정의 허가기준에 적합하여 허가를 받을 수 있었으나 다른 급박한 사정으로 이러한 절차를 회피하였다고 볼 만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12. 24. 선고 93다44319 판결 등 참조).

나)

당사자 간의 약정의 내용이 관련법규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그 약정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관련법규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당사자 간의 약정을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노사합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 경우 그 무효주장을 신의칙에 의해 배척한 사안인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 참조).

다)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07다1748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1 내지 3 매매계약이 모두 무효가 된다고 할지라도, 원고들의 피고들을 상대로 한 이 사건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들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로 1996. 5. 9.부터 2017. 5경까지 거의 20년 가까이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었고, 이 사건 제3 매매계약체결당시 토지거래허가가 해제된 상태여서, 이 사건 제3 매매계약 체결일인 2017. 5. 17.로부터 약 26년 전에 체결된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이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할 목적으로 체결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고, 이를 예상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②

망인은 1996년경 국토이용관리법상 토지거래허가취득요건인 거래대금에 대한 제한 규정이 삭제되고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개발 계획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의 시가가 상승 중인 시점에서도 M, N에게 매매대금을 반환해줄 형편이 되지 못하여 피고 보조 참가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또한 피고 보조참가인의 부탁으로 오랜 기간이 사건 토지를 대리경작하였으며, 사망하기 전까지 이 사건 제1, 2 매매계약이 무효임을 주장하는 등으로 자신이 진정한 소유자임을 주장한 사실이 없는바, 이는 사실상 망인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에 체결일로부터 약 30년이 지난 상황에서 망인과는 상관없이 이 사건 제3매매계약에 따라 마쳐진 피고들의 이 사건 각 등기가 모두 말소되어야 한다면, 이는 심각한 거래의 불안전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이 사건 제3매매계약이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체결일로부터는 약 26년 후, 이 사건 제2 매매계약과는 약 21년 후 체결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등기의 말소로 투기거래계약의 효력발생을 금지하려는 국토이용관리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③

원고들은 M이 원고들을 상대로 망인에게 지급한 매매대금반환청구의 소(이 법원 2020가단108536호)를 제기하자, 원고들에게 경제적인 불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소송에서 M의 원고들에 대한 매매대금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위 M의 청구가 기각되었으며, 향후에도 원고들에게 어떠한 경제적인 불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④

망인은 M, N으로부터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을 지급받아 그 이익을 향유하였는바, 이 사건 토지에 대해 원고들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인정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원고들이 이중의 이득을 취하는 반면, 피고들은 현재로부터 약 30년 전 자신들이 거래당사자도 아니었던 계약의 하자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과 담보권을 박탈당하는 결과가 되어 공평의 관념에 현저히 반한다.

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볼 때,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객관적으로 보아 피고들이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적법 · 유효하다고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라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들이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한바, 이러한 사안의 구체적인 타당성을 간과하고, 형식 논리적 법해석에 의하여 이 사건의 경우에도 응당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들과 피고 보조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원(재판장) 유가형 김성하

각주1) 이 사건 당사자들 사이에 피고 보조참가인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명의신탁등기인지 다툼이있으나, 설령 M과 N이 이 사건 토지를 각 1/2지분씩 공동으로 매수하면서 그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명의를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신탁하였다고 보더라도 위 명의신탁은 이른바 '3자간 명의신탁'으로 봄이 타당한데,앞서 본 각 증거들에 의하면, 이 역시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할 목적으로 체결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러한점에 있어서도 이 사건 제2매매계약도 무효라고 할 것이어서 피고들의 명의신탁 관련 주장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각주2) 이 사건 토지는 2000년 1월경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었다가 다시 지정 · 해제되기를 반복하였으나, 이 사건 제3매매계약 체결당시인 2017. 5. 17.경에는 토지거래허가 제한 없이 피고 F, G이 이 사건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각주3) 대법원 1973. 7. 24. 선고 73다152 판결, 대법원 1990. 7. 24. 선고 89누8224 판결, 대법원 2013. 12. 18. 선고2012다89399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 등 과거에도 강행법규 위반에 해당하는 사안이지만, 구체적인 타당성을고려하여 신의칙 위반 주장을 받아들인 판례들이 있어 왔다.

각주4) 다만, 이 사건 소제기의 경위, 변론과정 등에 비추어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기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