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아산시 C에 있는 지하 6층, 지상 15층의 집합건물인 ‘A’(이하 ‘이 사건 오피스텔’이라 한다)의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이고, 피고는 2018. 3.경부터 원고의 관리인으로서 관리업무를 수행하던 중 2020. 11. 8.경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단집회에서 피고에 대한 해임결의가 이루어졌다.
이 사건 오피스텔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 D은 2020. 3. 1. E을, 같은 달 26. F을 근로자로 채용하고, 2020. 5. 11.경 위 E, F(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과 사이에 기간을 정하지 않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2020. 10. 16. 이 사건 오피스텔에 대하여 새로운 위탁관리 업체인 주식회사 G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29.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주식회사 G 면담 결과 채용이 결정되지 않은 근무자에 대해서는 2020. 11. 15.까지 급여 등을 정산하여 지출하겠고, 채용이 결정되지 않은 인원은 2020. 11. 1.부터 관리소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으로 근무종결 통보의견을 고지하였다.
이에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0. 10. 18.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임금체불 등을 진정하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3. 12. 이 사건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여 ”2020. 10. 31.자 근로관계종료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자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을 발령하고, 이는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는 2021. 11. 19. 별지 기재와 같은 내용의 근로기준법위반 범죄사실에 관하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고약2613호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후 원고는 2021. 5월경 F에 대한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18,165,725원과 E에 대한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10,996,295원을 2021. 6. 30.까지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2021. 6. 30. 해고예고수당 명목으로 F에게 4,019,138원을, E에게 2,411,483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부당해고로 인하여 원고는 그들에게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과 해고예고수당 명목으로 합계 35,591,642원을 지출하였다. 위 돈은 피고가 지급할 금액임에도 원고가 이를 대신하여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는 동액 상당의 구상금채권을 취득하였다.
원고의 업무를 집행하는 피고는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을 부당 해고하여 위 금액 상당의 손해를 원고에게 발생시켰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구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과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과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한 것은 원고 자신의 채무를 이행할 것일 뿐 피고의 채무를 대신하여 이행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 청구 부분은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단체의 대표자가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에 사후에 법원에 의하여 그 해고가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 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당시에 단체의 대표자가 그 임무를 게을리 한 것으로 보아서 대표자 개인이 단체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근로자를 해고할 당시의 객관적 사정이나 근로자에 대한 해고사유의 내용 또는 경중,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를 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해고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할 상당한 근거가 있고, 적법한 절차 등을 거쳐서 해고를 한 경우라면 단체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이와 같이 단체의 대표자가 근로자를 해고하기로 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여 자신의 임무를 게을리 하였는지 여부는 통상의 합리적인 대표자를 기준으로 하여 해고의 사유 및 절차 등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단체의 대표자로서 근로자를 해고하기로 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간과하여서는 안 될 잘못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74895 판결 참조).
원고가 2020. 10. 16.경 새로운 위탁관리업체를 주식회사 G로 선정하면서,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30일 전의 해고 예고 없이 서면으로 ‘2020. 11. 1.부터 관리사무소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통보하여 해고한 사실, 피고의 이러한 조치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는 이 사건 구제명령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보았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과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30일 전의 해고 예고 없이 서면으로 해고한 행위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자신의 임무를 게을리 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근로자들을 원고의 근로자로 채용한 것은 피고가 아니라 이 사건 오피스텔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 D이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기간을 정하지 않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기간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과 체결한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법률 전문가가 아닌 피고가 주식회사 G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을 고용승계하거나, 신규채용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해고한 것이라는 사정을 명확하게 인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없음을 피고가 인식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이 사건 구제명령은 2021. 3. 12.에 비로소 이루어졌는데, 원고는 2020. 11. 8.경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여 피고에 대한 해임결의를 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을 받을 당시에는 이미 피고는 원고의 대표자로서 정상적인 직무수행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복직이나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의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최재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