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피고인 A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 주식회사 B를 벌금 800만 원에 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판결
사건
2024고단632
판결선고
2025. 9. 19.
범죄사실
[피고인들의 지위]
피고인 A은 충남 홍성군 C에서 상시 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피고인 주식회사 B를 운영하는 대표이사로, 소속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제반 사항을 책임지고 관리, 감독하는 자이다.
[범죄사실]
피고인 A
피고인은 사업주로서 공작기계 · 수송기계 · 건설기계 등의 정비 · 청소 · 급유 · 검사 ·수리 · 교체 또는 조정 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하며, 신선기의 인발블록(drawingblock) 또는 꼬는 기계의 케이지(cage)로서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해당 부위에 덮개 또는 울 등을 설치하고 사전에 충분한 안전교육 및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는 등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함으로써 산업재해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3. 11. 24. 11:50경 위 사업장에서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D(남, 37세, D, 국적 태국)가 보빈에 감겨있는 선재를 1번 신선기<1>의 첫 번째 인발블록에 연결하여 감는 조정 작업을 할 때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지 않고 작업을 하게 함과 동시에 신선기의 인발블록에 덮개를 설치하지 않고 작업을 하게 하고, 사전에 충분한 안전교육 및 구체적인 업무지시도 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같은 날 12:00경 피해자가 손으로 철선을 길께 뽑아내는 작업을 하던 중 철선에 옷가지 등이걸리면서 신체가 말려 들어가 드럼기계와 벽(철판) 사이에 협착되어 그 자리에서 두개골 골절 및 뇌손상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와 같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함과 동시에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은 전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대표이사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전항 기재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E의 법정진술
E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감독 등 결과보고서, 위험성평가 특화점검표
부검감정서, 시체검안서
재해조사 의견서
신선기의 재해방지를 위한 방호조치 기술지침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사업자등록증
피고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들의 주장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신선기 작업 근로자가 아님에도 임의로 해당 작업을 한 것에 불과하여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신선기 작업을 지시하였다거나 위와 같이 위험한 작업을 하는 것을 묵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1호는 사업주는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7조에서는 원동기·회전축·기어·플라이휠·벨트 및 체인 등 근로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부위에 덮개·울·슬리브 및 건널다리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80조 제2항 제3호는 동력으로 작동하는 기계·기구로서 회전기계에 물체 등이 말려 들어갈 부분이 있는 것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방호조치를 하지 아니하고는 설치 또는 사용 등을 금지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98조 제2항 제3호는 위 법 제80조 제2항에서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방호조치" 중의 하나로 '회전기계의 물림점(롤러나 톱니바퀴 등 반대방향의 두 회전체에 물려 들어가는 위험점)에는 덮개 또는 울을 설치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6조에서는 위 법 제80조에 따른 방호조치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기계·기구·설비 및 방호장치·보호구 등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은 사업주가 위 관계규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범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않고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7834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해자는 피고인 회사에서 약 7년 동안 근무한 근로자로서 이 사건 신선기를 포함한 다양한 기계를 수리하고, 이 사건 신선작업을 포함하여 다른 근로자들의 작업을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실제 이 사건 신선작업을 담당한 E를 도와 수회 이 사건 신선작업을 담당하였다. 피해자의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 A도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공장에서 오래 일했기 때문에 공장에서 기계 수리, 기계 수리 용접, 공장에 돌아다니면서 다른 근로자들의 작업을 봐주면서 도와주는 일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신선작업이든 용접철망 운반, 소둔 작업 등 여러 가지 일을 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이 사건 신선기는 원동기·회전축·기어·플라이휠·벨트 및 체인 등 근로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기계·기구에 해당하므로, 위험 우려가 있는 부위에 덮개·울·슬리브 및 건널다리 등을 설치하여야 함에도 측면 코일러 구동부 등에 덮개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수직으로 된 신선기에 덮개가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으나, 곧이어 수사기관이 덮개가 있는 다른 신선기 사진을 열람시켜주자 "우리 공장에 있는 신선기와 비슷한 모양인데 이런 신선기에 덮개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 수사관이 이 사건 신선기 하단에 벨트가 있는데 덮개가 설치되어 있는지 묻자 "없었습니다. 신선기를 사용하다 보면 벨트등 고장이 잦아 덮개를 뜯어놓고 신선 작업을 한 것 같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즉, 이 사건 신선기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 사용되었다.
피고인 A은 피해자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매일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고 하나, 피해자를 포함한 다수의 근로자들은 외국인들로서 한국어에 능통하지 못함에도 피고인 A은 피해자를 포함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기계사용 방법이나 크레인 조종방법을 한국어와 몸짓을 사용하여 설명했을 뿐이다. 또한 이 사건 사고와 같이 응급사고가 발생할 경우 응급조치사항에 대하여는 아무런 교육이 행하여지지 않았다<2>. 피고인은 안전교육 관련하여 수사기관에서 "사실 사고 나기 전까지는 어떻게 안전보건 교육을 하는지 그 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사고가 난 후 감독관님들이 와서 어떤 교육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지도해 주셔서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바, 이 사건 사고 전 피해자를 포함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제대로 된 안전교육이행하여졌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신선기(1호)는 4개의 조작 스위치로 구성되어 있는데, (a) 첫 번째 노란색 묻힘형의 누르는 방식의 인칭(inching) 스위치는 누르고 있는 동안만 드럼을 회전시키는 스위치로, 스위치에서 손을 떼더라도 드럼이 바로 정지하지 않고 회전관성에 의해 5바퀴를 더 회전한 후 정지하는 수동운전 기능의 원리가 적용되어 있다(반면, 프레스나 전단기 등 타 기계에 설치된 인칭 스위치는 누르고 있는 동안 동작하고 손을 떼면 브레이크가 작동하여 바로 정지한다). (b) 두 번째 좌우로 돌리는 형태의 선택 스위치는 11시 방향(on), 12시 방향(중립), 1시 방향(off)의 3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1시 방향(on)으로 놓으면 드럼이 자동으로 계속하여 회전하고, 회전하는 드럼을 정지시키고자 하는 경우 12시 방향(중립)이나 1시 방향(off)으로 선택 스위치를 조작하더라도 드럼의 회전이 정지되지 않고, 드럼의 회전을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1시 방향(off)으로 선택 스위치를 돌린 후 세 번째 빨간색 묻힘형 누르는 방식의 off 스위치나 네 번째 돌출형 푸시 타입의 비상정지 버튼을 눌러야만 한다. (c) 세 번째 빨간색 묻힘형 누르는 방식의 off 스위치는 회전하는 드럼을 정지시킬 때 사용하는 스위치인데, 이를 누르더라도 두 번째 선택 스위치가 11시 방향인 경우 드럼의 회전이 정지되지 않는다. (d) 네 번째 돌출형 푸시 타입의 비상정지 버튼은 근로자가 위험을 느껴 드럼의 회전을 정지시킬 때 사용하는 것이므로, 이를 누르면 드럼의 회전이 정지되어야 하나, 이를 누르더라도 두 번째 선택 스위치가 11시 방향인 경우 드럼의 회전이 정지되지 않는다. 이에 이 사건 사고를 맨 처음 확인한 E가 드럼의 회전을 멈추기 위하여 비상정지 스위치를눌렀으나 드럼이 정지하지 않아 메인 콘트롤 판넬의 전원 스위치를 껐는바<3>, 작업자 혼자 작업을 수행할 경우 비상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운 형태의 기계로 보인다.
위 인정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신선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피해자가 신선작업 담당자인 E를 도와 신선작업을 종종 수행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4>.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ㅇ 피고인 A: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근로자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 과실치사의 점)
ㅇ 피고인 주식회사 B: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항,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근로자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상상적 경합
ㅇ 피고인 A: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ㅇ 피고인 A: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ㅇ 피고인 A: 형법 제62조 제1항
가납명령
ㅇ 피고인 주식회사 B: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불리한 정상: 피고인들은 공사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명 피해를 사전에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였고, 그 결과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 회사에서 약 7년 동안 성실히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고 이 사건 신선기를 포함한 기계수리 및 바쁜 동료들의 업무를 돕는 등 근면성실하게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피고인도 이를 인지하여 가장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인 피해자에게 적은 양의 개별업무만을 할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업무 도중 피해자가 사망하였음에도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임의로 동료의 업무를 돕다가 사고가 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바,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 지 의문이다.
유리한 정상: 피해자의 유가족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처리 외 5,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피해자의 유가족이 피고인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에 대한 시정지시를 모두 이행하였다. 피고인 A은 교통 관련 1회 벌금형처벌을 받은 것 외에는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보현
각주1) 신선기란 철선이나 동선 등 선재를 단면적이 더 작은 치수의 다이스에 통과시켜 인발(Drawing)함으로써 최소 단면 치수로 가공하는 기계를 말함
각주2) 수사기록 122쪽
각주3) 증거순번 30번 재해조사 의견서
각주4) 피고인들은 2006도8874 판결을 근거로 무죄를 주장하나, 위 판결은 평소 폭발의 위험성 때문에 의뢰를 받더라도 작업을 거절해 오던 연료탱크의 용적작업을 해당 피고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피해자가 임의로 의뢰받은 다음, 폭발이나 화재의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용접작업을 실시한 사안으로 이 사건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달라 원용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들은 2008도7030 판결을 근거로 무죄를 주장하나, 위 판결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필요한 조치를 모두 준수하였으나, 그 외 추가로 설치되어 있던 추락방지망을 제거한 후 별도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등의 추가적인 위험방지조치를 강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판결이므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안전조치의무조차 준수하지 않은 이 사건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달라 원용하기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