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판시 범죄일람표 1 기재 순번 제1 내지 5, 7, 12, 21, 27번의 각 죄에 대하여 징역 4월에, 판시 범죄일람표 1 기재 순번 제8, 9, 10, 13 내지 20, 22 내지 26, 28, 29번의 각 죄에 대하여 징역 8월에, 피고인 B을 벌금 2,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B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69일을 피고인 A에 대한 판시 범죄일람표 1 기재 순번 제8, 9, 10, 13 내지 20, 22 내지 26, 28, 29번의 각 죄에 대한 위 형에, 25일을 피고인 B에 대한 위 벌금에 관한 노역장유치기간에 각 산입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각 2년간 피고인 A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각 유예한다.
피고인 B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에 대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순번 제17번 공갈미수의 점은 무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점
피고인들이 소속된 C노동조합은 D·E지역의 건설현장에서 원청업체 또는 하청업체에 고용된 건설일용근로자들을 가입대상으로 하여 적법하게 설립된 지역별·산업별 노동조합이고, 원청회사는 하청업체에 고용된 건설일용근로자들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력과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단체교섭의무가 있으므로 위 노동조합의 간부들인 피고인들이 원청회사의 현장소장들과 체결한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은 적법하고, 지역별·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와는 달리 노조전임자가 반드시 어느 사업장에 취업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은 건설현장의 근로조건의 개선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고 노조전임자 활동비 지급약정은 부수적인 내용으로서 사용자가 조합활동에 편의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위 노동조합은 원청회사에 비하여 열악한 지위에 있어 이 사건 원청회사들이 피고인들의 고발 등에 위협을 느껴 각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노조전임자 활동비를 지급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들이 교섭과정에서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노조전임자 활동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위법사항 등을 고발하겠다고 말하거나 행동한 사실도 없으며, 이 사건 원청업체들의 단체협약실무자들의 진술도 이에 부합하므로 피고인들의 행위는 공갈죄에 있어서의 협박 내지 해악의 고지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일상적인 업무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고, 피고인들의 행위는 단체협약을 통한 건설일용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개선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위법사항 등의 고발 자체는 통상적인 단체교섭의 기술로서 위와 같은 목적을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므로 결국 피고인들의 행위는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행위이다.
또한 피고인들은 원청업체들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라 정당하게 금원을 지급받아 왔으며 이를 노조활동비로 사용하였으므로 피고인들에게는 이 사건 금원에 대한 불법영득의사도 없었다.
양형부당의 점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원심의 형(피고인 A : 징역 4월 및 징역 8월, 피고인 B : 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피고인 A는 약 2년 3개월의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하였고, 실제 29개 원청업체 등을 상대로 약 180회에 걸쳐 약 7,800만 원을 갈취하였으며, 그 수단과 방법도 유사하고 목적도 동일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의 공갈의 상습성이 넉넉히 인정된다.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4월 및 징역 8월)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주로 원청회사가 아닌 원청회사로부터 하도급받거나 재하도급을 받은 자, 팀장 등에게 고용된 건설일용근로자들을 가입대상으로 하는바, 건설현장의 특성상 원청회사는 위 건설일용근로자들과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위 근로자들의 노무 제공의 모습, 작업 환경, 근무시간의 배정 등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등으로 위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고용주인 하도급자, 재하도급자 등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를 하는 지위에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그러한 한도 안에서는 단체교섭의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고, 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와는 달리 지역별·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일정한 사용자에의 종속관계를 조합원의 자격요건으로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며, 또한 노조전임자 활동비에 관한 사항은 일응 노동조합에 대한 편의제공의 한 형태로서 사용자가 그에 관한 단체교섭을 요구를 거부할 수는 있으나 그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임의로 포기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증인 F, G, H, I의 각 법정진술 중에는 전문진술에 해당되는 부분이 있으나 원심은 각 전문진술에 해당되는 부분은 제외하고 나머지 각 일부 법정진술만을 증거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과 증인 J, K, L, M, N, O, P, Q의 각 일부 당심법정진술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단체협약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 제36조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합원에게만 그 규범적 효력이 미치는바, 피고인들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핵심간부들로서 단체협약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과정에서 원청회사들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의 수, 명단 등에 관하여 밝히지도 않았고, 그 외에 조직의 구성 및 실체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도 밝히지 않았으며, 실제로 각 현장별 조합원의 수는 미미하였고, 심지어 조합원이 없는 현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들이 각 단체교섭 과정에서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장구의 지급이나 안전교육의 실시 등에 관한 사항은 절충하거나 양보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이른바 '노조전임자 활동비'의 지급에 관하여는 원청회사들의 도급총액을 기준으로 금액을 정한 지침에 따라 일괄적으로 정하였고, 단체협약을 체결한 원청회사가 지급을 중단할 경우 독촉을 계속하였던 점, ③ 피고인들이 일부 현장에서 단체협약 체결이 지연되자 안전시설 미비, 환경법규 위반사항 등에 대하여 사진촬영을 하여 이를 관계당국에 고발하겠다는 태세를 보여 원청회사를 압박하였고, 단체협약체결에 대한 거부의사를 표시한 곳에 대해서는 실제 고발을 하기도 하였는데, 일단 단체협약을 체결한 현장 또는 체결한 이후의 현장의 경우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심지어 단체협약 체결 이후 고발을 취하하기도 하였던 점, ④ 비록 일부 현장의 경우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고발위협을 명시적으로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해당 단체협약시에는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고발활동에 관한 소문이 각 건설현장에 퍼진 상태였는바, 이와 같은 상황하에서는 피고인들이 단체협약체결을 종용하는 행위 그 자체가 해악의 고지가 될 수 있는 점, ⑤ 피고인들은 원청회사들에 이 사건 노조 전임자 활동비 명목의 금원지급을 요구하면서 전임자가 누구인지 특정하지도 않은 점, ⑥ 원청회사들로서는 위와 같은 고발을 당할 경우 관계기간의 점검 및 시정조치 등을 당하고 벌금 등의 처벌을 받은 것 외에도 추후 국가기관으로부터의 입찰 수주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피고인들의 고발 위협을 동반한 위와 같은 요구에 대하여 수세적인 입장에 있을 수밖에 없는 점, ⑦ 원청회사들이 현장별 노조원을 확인하거나 단체협약 내용을 검토하거나 협의·절충함이 없이 피고인들의 고발로부터 자유롭기 위하여 노조전임비에 관한 타협만 한 채 송금했던 점 등 이 사건 각 단체협약 체결의 경위, 전·후의 정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안전시설 미비에 관한 고발 등을 내세워 원청회사들에 대하여 단체협약 체결을 종용한 것은 공갈죄에 있어서의 해악의 고지가 될 수 있고, 이에 해를 입을 것을 두려워한 원청회사들이 피고인들의 요구에 응하여 사실상 노조 전임자 활동비 지급을 핵심적인 내용으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수법을 사용한 단체교섭 및 금원수령행위는 일용근로자의 작업환경개선 등 피고인들이 내세우는 명분에 불구하고 그 목적에 대한 수단이 상당하다고 할 수 없어, 이를 통상적인 노조의 단체교섭기술로 보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거나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와 같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금원을 취득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불법영득의사도 넉넉히 인정된다.
다만, 피고인 B에 대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순번 제17번 공갈미수의 점에 관하여는,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B은 2003. 8. 1.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활동하기 시작하였으므로 피고인 A와 R 등이 2003. 4.경부터 2003. 6. 19.경까지 S 주식회사를 상대로 협박을 하여 금원을 갈취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는 이 부분 범행에는 전혀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므로, 피고인 B에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따라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순번 제17번 부분에 관한 피고인 B의 주장은 이유 있고, 나머지 부분에 관한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의 상습성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 A가 단순히 범행을 여러 차례 반복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상습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인 A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방침에 따라 이 사건 피해자들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피해자들에게 노조전임자 활동비 명목으로 금원을 요구하게 된 것인바, 이러한 범행의 동기와 경위 및 피고인 A의 범행전력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가 공갈습벽의 발현으로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심이 상습성 부분을 무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각 양형부당의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들이 노동조합의 활동방침에 따라 행동하다가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현장에서의 안전교육과 건설일용근로자들의 권익보호 및 작업환경개선 등을 위해 노력한 측면이 있는 점, 기타 피고인들의 연령, 노동조합활동을 하게 된 경위,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태양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