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06. 10. 17. 선고 2006가단3477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노동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보상하는 보험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소외 주식회사 B(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는 전기기계기구제조업을 하는 회사로서 산재법에 의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사업장이며, 피재자 C은 소외 회사에 생산직으로 고용되어 생산팀 연도반 사원으로 근무하는 자이고, 피고는 (차량번호 1 생략) 지게차(이하 '이 사건 지게차'라 한다)의 소유자 겸 운전자이다.

나.

피고는 2005. 3. 15. 21:50경 대전 대덕구 D 소재 소외 회사 연도공정 도포4호기에서 피재자 C이 일용직 근로자인 소외 E과 한 조를 이루어 적재작업을 하던 중 랙을 교체하기 위해 이 사건 지게차를 운전하여 위 작업현장에 진입하였는데, 랙을 정돈하기 위하여 지게차를 잠시 후진하고 피재자 C이 랙을 정돈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게차의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은 상태로 경사로에 지게차를 세워두고 내려서 작업 진행 상황을 살펴보던 중 이 사건 지게차가 경사로로 미끄러져 진행하면서 그 앞에서 작업을 하던 피재자 C을 지게차 포크로 충격하여 피재자 C으로 하여금 우측경비골원위부중앙분쇄개방골절, 우측족관절양과개방성골절, 우측족부중증압궤상, 족근골 중족골 개방성골절, 우측족관절 족부피부괴사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다.

원고는 산재법에 따라 위 사고로 인하여 업무상 재해를 입은 피재자 C에게 휴업급여로 금 22,101,490원, 요양급여로 금 42,730,350원 등 합계 금 64,831,840원을 지급하였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3호증, 갑 제 7호증의 1 내지 5, 갑 제9호증의 1 내지 5,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의 지게차 운전상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를 유발한 불법행위자로서 피재자 C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바, 원고가 피재자 C에게 산재법에 따른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산재법 제54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인 피고에 대하여 피재자 C이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취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손해액 중 피고가 피재자 C에게 지급한 청구취지 기재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는 소외 회사의 직원으로 고용되어 지게차 운전업무를 담당하던 중 지게차 운전을 하던 기존의 직원들에게 지게차 운전업무를 도급주는 형태로 변경하여 운영하기로 한 소외 회사의 방침에 따라 소외 회사의 지원으로 지게차를 구입하여 소외 회사의 공장에 상주하면서 소외 회사의 작업지시에 따라 기존의 업무를 그대로 담당하여 1일 2교대로 근무하면서 도급비 명목으로 매월 일정액을 수령하였고, 그 이외에 휴일근무수당, 연장근무수당을 받아왔을 뿐만 아니라 지게차 운영에 필요한 유류대를 소외 회사가 부담하였던바, 이러한 피고의 근무형태는 형식상 소외 회사와 도급관계인 것처럼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소외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는 산재법 제54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구상금청구는 이유없다고 다툰다.

다.

쟁점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가 산재법 제54조 제1항에서 정한 구상권 행사의 상대방이 되는 "제3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라고 할 것인바, 다음에서 이를 살펴보기로 한다.

3.

피고가 산재법 제54조 제1항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1)

피고는 1991. 3.경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품질관리부 검사과에서 근무하다가 지게차 운전자격증을 획득하여 1996년경 생산1과로 옮겨 지게차 운전업무를 담당하여 왔다. 생산1과는 원재료를 최초로 가공하는 공정을 하는 곳으로 전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납이 가공되는 곳으로서 주조·연도·화성·절단에 이르는 4가지 공정을 거치는데, 각 공정 사이를 연결해 주려면 납을 지게차로 운반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지게차 2대가 상시 배치되어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생산공정에 맞추어 지게차 운전자들이 1일 3교대로 운전작업에 투입되었다.

(2)

소외 회사는 1998년경 지게차 및 그 기사들의 인력 및 작업관리가 어려워지자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소외 회사의 직원들이던 지게차 운전기사들에게 소외 회사 소유의 지게차들을 각 인수하도록 하고, 대신 소외 회사가 이들에게 위 지게차를 이용한 운반작업을 도급주어 일하게 하는 용역방식을 채택하기로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를 포함한 소외 회사의 지게차 운전업무에 종사하던 근로자들 6명(이하 '지게차 운전자들'이라고 한다)은 이를 반대하다가 소외 회사로부터 근무형태 등 다른 모든 조건은 종전 사원일 때와 똑같은 조건으로 하고 지금까지 받아온 급여보다 조금 더 높게 도급단가를 책정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1998. 6. 1.경 소외 회사에 있던 지게차를 각 인수받아 사업자등록을 하고, 소외 회사와 지게차 운전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3)

소외 회사는 위와 같이 지게차 운전업무를 도급계약으로 전환한 이후 이들을 '전환사원'으로 호칭하면서 소외 회사의 직원 봉급일에 맞추어 약정된 도급비를 지급하였는데, 소외 회사와 지게차 운전자들 사이의 도급비 결정은 매년 소외 회사와 근로자 사이의 임금에 관한 단체협약에서 정한 임금기준에 따르고, 이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책정하였다. 그리고 소외 회사는 지게차 운전자들에게 지게차 운전에 필요한 유류대로 매월 금 500,000원씩을 지급하였으며, 휴일근무수당, 연장근무수당은 종전과 같은 기준으로 하여 지급하되 시간당 금 15,000원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지게차의 도급금액인 시간당 금 30,000원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하였다.

(4)

피고를 비롯한 지게차 운전자들은 소외 회사의 허락없이 임의로 자신의 지게차를 소외 회사의 공장 밖에서 제3자에게 임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제3자가 이들의 업무를 대신할 수 없도록 하였다. 그리고 지게차 운전자들은 소외 회사의 다른 근로자들과 같이 명절, 휴가, 노동절 휴무, 휴식 등의 근로조건이 동일하게 적용되었고, 지게차 운전 도급계약의 해약사유는 소외 회사의 근로자들의 해고사유와 비슷한 수준으로서 해약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한 매년 소외 회사와 지게차 운전자들이 도급계약을 체결하도록 되어 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소외 회사에서는 사원이었다가 이와 같이 도급제로 전환된 피고와 같은 사람들을 전환사원들이라고 따로 분류하여 관리하였고, 외부에서 도급받아 일하는 일반 사람들과 달리 취급하였다.

(5)

피고를 비롯한 지게차 운전자들은 지게차 운전업무에 관하여 소외 회사의 현장 직원들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수행하였고, 생산계획이나 업무지시사항은 사무실에 있는 소외 회사의 과장이나 팀장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 내지 갑 제6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증의 1 내지 23,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1)

산재법 제54조 제1항 본문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의한 재해로 인하여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제3자라 함은 보험자, 보험가입자(사업주) 및 해당 수급권자를 제외한 자로서 피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없는 자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 내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나 민법 또는 국가배상법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를 말하는 것이나(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13307 판결 참조), 동료 근로자의 가해행위로 인하여 다른 근로자가 재해를 입어 그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러한 가해행위는 마치 사업장 내 기계기구 등의 위험과 같이 사업장이 갖는 하나의 위험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그 위험이 현실화하여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는 그 동료 근로자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를 가지는 자로서 산재법 제54조 제1항 소정의 제3자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3다33691 판결 참조).

그리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가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이러한 사용종속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노동관계법에 의한 보호필요성도 고려하여야 하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관한 여러 징표 중 근로조건에 관한 일부의 사정이 결여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7498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서 앞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살피건대, 소외 회사와 피고가 지게차 운전업무에 관하여 매년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소외 회사의 사원이었던 피고에게 업무 자체에 관하여는 아무런 변화 없이 내부 사원과 같은 조건으로 이전과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도록 한 점,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도급비는 소회 회사의 단체협약상의 임금 수준에 따를 뿐만 아니라 이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산정하는 등 소외 회사의 직원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사실상 월급여 해당하는 점, 피고는 사업자등록을 한 형식상 독립사업자이지만 소외 회사의 승낙없이 임의로 소외 회사의 공장 이외에서 작업을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제3자로 작업자를 대신할 수 없어 1년 내내 소외 회사의 공장에 상주하면서 소외 회사의 구체적인 작업지시 및 감독을 받으면서 소외 회사의 작업만을 하여야 하는 점, 피고는 휴가, 휴무일, 수당 등에 관하여 다른 직원들과 거의 동일한 근로조건하에 작업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게차 운영에 필요한 유류비를 소외 회사가 부담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전체적으로 피고는 소외 회사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소외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지게차의 제공과 함께 소외 회사에 사실상 고용되어 종속적인 관계에서 지게차 운전이라는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이 사건 산재보험가입자인 소외 회사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피재자 C과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를 가지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를 산재법 제54조 제1항이 규정하는 제3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위 법 제54조 제1항에 규정된 "제3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