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09. 9. 15. 선고 2009가단1564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5,379,996원과 이에 대하여 2009. 4. 1.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등

원고(변경 전 상호 : B 주식회사)는 C과 그 소유의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이하 원고측 차량이라 한다)에 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한편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는 E과 그 소유의 (차량번호 2 생략) 차량(이하 D측 차량이라 한다)에 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나.

사고의 발생 경위 등

F은 2001. 8. 9. 09:30경 원고측 차량을 운전하여 충남 태안군 G에 있는 H초등학교 앞 도로를 안흥방면에서 태안방면으로 시속 약 60km로 진행하던 중, 앞서 진행하던 I 운전의 (차량번호 3 생략) 차량이 위 도로 진행방향에 주차되어 있던 D측 차량을 피해 중앙선을 침범하여 진행하려다가 마침 반대차로로 진행하고 있는 차량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정차하자, 미처 피하지 못하고 원고측 차량의 앞 범퍼 부분으로 위 (차량번호 3 생략) 차량의 적재함 뒷부분을 충격하여 원고측 차량에 동승하고 있던 망 J로 하여금 호흡중추마비 등으로 현장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한편, 이 사건 사고 장소는 편도 1차선 도로인데, E은 원고측 차량을 주차함에 있어 갓길뿐만 아니라 편도 1차로 도로의 일부도 차지하면서 차량의 왼쪽 가장자리가 중앙선으로부터 2.6m 떨어진 상태로 D측 차량을 주차하여 두었는데, (차량번호 3 생략) 차량은 차폭이 2.8m 정도였다.

다.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및 조정의 성립

J의 상속인인 K, L는 원고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01가단9689호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04. 1.경 위 소송절차에서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계약 약관 중 대인배상 II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면책조항의 효력을 인정하여 원고와 K, L 사이에 원고가 K에게 책임보험금액인 80,000,000원을 지급하고, K 및 L가 나머지 청구를 모두 포기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되어, 그 무렵 원고가 K에게 8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라.

E 및 C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

한편 J의 상속인인 K, L는 위와 같은 조정이 성립한 후 D측 차량의 피보험자인 E과 원고측 차량의 피보험자인 C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04가단3217호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06. 2. 3. C, E에 대하여 연대하여 K에게 131,350,083원, L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1. 8. 9.부터 2006. 2. 3.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E이 대전고등법원 2006나4418호로 항소하였으나, 위 법원은 2006. 9. 14.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무렵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위 확정판결상의 손해액은 원고가 앞서 성립된 조정에 따라 K에게 지급한 80,000,000원을 공제한 금액이다).

마.

D의 손해배상금지급 및 구상금 청구소송 등

이후 E과 자동차종합보험을 체결한 보험자인 D는 2006. 9. 29. 위 라.항 기재 판결에 따라 J의 상속인인 K, L에게 합계 183,600,000원을 지급하고,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07가단5788호로 C, F, 원고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위 소송의 항소심인 대전고등법원 2008나3167호 구상금 사건에서, 원고측과 D측의 손해배상책임의 비율이 90:10임을 전제로, 원고에 대하여 D에 구상금으로 157,240,000원 및 이에 대하여 D가 원고를 면책시킨 이후로서 D가 구하는 2006. 3. 10.부터 위 판결 선고일인 2008. 10. 10.까지 연 5%, 2008. 11. 11.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원고가 위 판결에 대하여 대법원 2008다83202호로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09. 2. 12. 위 상고를 기각하였다.

위와 같은 구상금 사건의 판결에 따라 원고는 2008. 10. 30. D에 174,299,460원을 지급하였다.

바.

한편, 망인의 유족들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여 받을 수 있는 유족일시금(장의비 포함)은 61,533,329원이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보험급여 상당액 지급의무의 발생 및 범위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산재법'이라 한다) 제55조의 2는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지급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하여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당해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의하면, 보험가입자는 수급권자에게 미리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이를 지급하였더라도 당해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한 그 보험급여액에 상당하는 금액 범위 내에서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할 수 있다 할 것이고, 산업재해가 보험가입자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 그 제3자가 손해배상금을 먼저 지급하고 보험가입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여 보험가입자가 이를 지급하였다면 실질적인 의미에서 보험급여 지급 전에 보험가입자의 돈으로 수급권자에게 손해배상을 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볼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이 제3자의 구상에 응한 보험가입자는 근로복지공단에 대하여 제3자에게 지급한 금원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범위 내에서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두15622 판결 참조).

한편, 산재법 제48조 제1항은 수급권자가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 보험가입자에게 근로기준법에 의한 재해보상책임을 면제시키고 있고, 제2항은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 보험가입자에게 그 금액 한도 내에서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면제시키고 있으며, 제3항은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하여 산재법상 보험급여에 상당한 금품을 받은 경우 근로복지공단에게 그 받은 금품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법에 따른 한도 내에서 보험급여 지급의무를 면제시키고 있는바, 위 규정들에 의하면 산재법상 보험급여의 수급권자인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업무상 재해)을 당하여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보험급여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경우, 근로복지공단에 보험급여의 지급을 구하는 대신 가해자 등 제3자에게 배상을 구하여 지급받으면, 근로복지공단은 가해자 등 제3자의 출연으로 인하여 보험급여 지급의무를 면하게 되는 이익을 얻게 되는바, 이는 법률상 원인 없이 얻는 부당이득이라 할 것이어서, 당해 근로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한 가해자 등 제3자는 근로복지공단에 대하여 민법상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할 수도 있다 할 것이다.

이처럼 산업재해의 가해자 등 제3자가 피해자이자 산재법상 보험급여 수급권자인 근로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경우, 앞서 본 두 가지 방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에 대하여, 수급권자의 보험급여청구권을 대위하여 보험급여의 지급을 구하든지, 또는 선택적으로 가해자 자신의 권리행사로써 보험급여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도 있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이므로 산재법에 따라 보험급여 지급의무가 있는 피고는 사업주인 C과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인 원고의 출연으로 그 보험급여 지급의무를 면하게 되는 이익을 얻게 되었고, 이는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부당이득이라 할 것이어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피재자의 보험급여 수령가능액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부당이득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D가 2006. 9. 29. 위 1.의 라.항 기재 판결에 따라 J의 상속인인 K, L에게 합계 183,600,000원을 지급하고, 이후 원고가 앞서 망인의 유족들에게 지급한 책임보험금 80,000,000원 이외에 2008. 10. 30. D에게 원고의 산재보험 가입자인 사업주측의 과실 부분에 상응하는 금원으로 174,299,460원을 지급하였음은 이미 앞에서 본 바와 같고, 망인의 유족들이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재해에 관하여 청구할 수 있었던 보험급여는 유족일시금(장의비 포함)은 61,533,329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출연으로 인하여 얻은 부당이득은 피재자의 보험급여 수령가능액인 61,533,329원 중 55,379,996원(= 61,533,329 × 0.9)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위 55,379,99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09. 4. 1.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산재법 제96조 및 제97조에 따라 수급권자가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는바, 재해발생일인 2001. 8. 9.로부터 3년을 경과한 2009. 3. 25.에야 비로소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피고에 대한 보험급여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이미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의 청구원인으로 수급권자의 보험급여 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하는 게 아니라 민법상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고 있고, 그 소멸시효는 10년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김선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