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F에 대한 사기의 점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2011고단1642 판결)
피고인이 피해자 C로부터 2,470만 원을 차용할 당시 피고인은 이를 변제할 자력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편취의 범의가 없다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각 형(제1 원심판결 : 징역 4월, 제2 원심판결 : 징역 6월)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검사(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2012고단882 판결 중 배임 부분
이 사건 임대보증금채권으로 담보되는 채권은 물품대금 52,023,200원 외에 7,000만 원에서 8,000만 원 상당의 어음금이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담보채권의 액수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을 오인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중 52,023,200원을 상회하는 임대보증금채권 부분에 관한 배임의 점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012고단882 판결 중 사기 부분
피고인은 이 사건 임대보증금채권으로 피해자 F의 물품대금을 담보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제1 원심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심리를 마친 후 유죄판결을, 제2 원심법원은 일부 유죄, 일부 무죄를 각 선고하였으며, 피고인은 제1 원심판결 및 제2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하여, 검사는 제2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하여 각 항소하였고, 이 법원은 위 2건의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는바, 이 점에서 원심판결들은 모두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살핀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8도1697 판결 등 참조). 또한 민사상의 금전대차관계에서 그 채무불이행 사실을 가지고 바로 차용금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또는 차용시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차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83. 8. 23. 선고 83도1048 판결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속옷 도소매업을 하기 위해 2003. 7. 1. 주식회사 I을 설립하여 운영하던 중, 2011. 12.경 위 회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2012. 3.경 폐업한 점, ② 이 사건 범행 당시 위 회사의 채무는 약 3억 7,000만 원 상당에 달하였으며, 거래처에 대한 채권도 압류되었고, 회사의 매출도 전년도 대비 절반으로 감소하는 등 회사의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았던 점, ③ 피고인은 2008년경부터 2011년경까지 매년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④ 피고인은 2011. 5. 1.경 F에게 담보로 제공하였던 임대보증금채권을 임대인으로부터 회수한 후 이를 F에게 지급하지 않고 다른 채권자에게 변제할 만큼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고, 경제적으로 급박한 상황에 처해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C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자신의 경제적 사정 등으로 인하여 차용금을 제때에 변제하지 못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상태에서 피해자 C를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배임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0. 3. 24.경 서울 송파구 E에 있는 건물 501호에서, 피해자 F에게 "미지급된 물품대금 등을 담보하기 위하여, 지금 살고 있는 위 주소지의 전세보증금 1억 원에 대한 채권 중 7,800만 원을 양도하겠다."는 내용으로 피해자와 채권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피고인을 위하여 채권양도통지를 하고 임대인에 대한 임대보증금채권을 보존할 임무가 발생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채권양도통지를 하지 아니하고 2011. 5. 1.경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 1억 원을 받아 그 중 7,800만 원을 다른 채권자에 대한 채무 변제를 위하여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7,8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금액에 해당하는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 내지 그 손해는 담보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피담보채무 상당액이라고 봄이 상당하고(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도15179 판결 등 참조), 증인 F의 법정 진술, 채권양도양수계약서의 기재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임대보증금채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무는 피고인과 피해자 F 사이의 계속적 물품거래로 인한 채무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임대보증금채권을 보존할 임무를 위배한 2011. 5. 1. 당시 피담보채무액은 52,023,200원인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 내지 그 손해는 위 52,023,200원 상당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위 52,023,200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에 대한 피해자 F의 채권은 계속적 물품거래로 인한 물품대금 52,023,200원 외에 미수금으로 5,000만 원에서 6,000만 원이 있었던 점, ② 피고인은 위 미수금의 지급담보를 위해 이 사건 임대보증금채권과 별개로 피해자 F에게 7,000만 원에서 8,000만 원 상당의 어음을 교부하였던 점, ③ 피해자 F 역시 물품대금과 미수금을 별개로 취급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물품대금에 대한 담보로 이 사건 임대보증금채권을, 미수금에 대한 담보로 어음을 교부받았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대보증금채권으로 담보되는 채권은 계속적 물품거래로 발생한 채권에 한정되고 어음에 의해 담보되는 미수금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이후 피해자 F이 교부된 어음을 통해 미수금을 실제 회수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고인이 이 사건 배임행위로 피해자 F에게 손해를 가하고 취득한 재산상 이익 상당액은 2011. 5. 1.경 물품대금인 52,023,200원이라 할 것이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취지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사기 부분(피해자 F)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1. 4. 4.경 피해자 F에게 "속옷을 납품해달라. 그 대금을 반드시 지급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에게 별다른 재산이 없었고, 채무가 1억 원 상당에 이르렀으며, 피고인의 직원의 임금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형편이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공급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754,800원 상당의 속옷을 제공받은 것을 비롯하여 2011. 4. 29.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8회에 걸쳐 11,663,100원 상당의 속옷을 제공받아 편취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이 사건 임대보증금채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무는 피고인과 피해자 F 사이의 계속적 물품거래로 인한 채무인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의 2011. 4. 4.부터 2011. 4. 29.까지 공급받은 물품대금은 그때까지의 미변제 물품대금채무를 합하더라도 피고인과 피해자 F 사이에 물품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양도한 채권액인 7,800만 원의 범위 내에 있는 점, ② 피고인은 2011. 4. 29. 피해자 F과 사이에 최종 물품거래일에 이르기까지 임대보증금채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약 8년간 정상적으로 거래해왔고, 특히 2010. 3. 24.경 이 사건 임대보증금채권 중 7,800만 원을 양도함으로써 담보로 제공한 이래 위 최종 물품거래일까지 위 담보채권의 범위 내에서 계속적으로 물품을 거래해오면서 1개월 단위로 정산해온 점, ③ 물품대금채무의 변제를 위하여 G 명의의 약속어음이 교부되는 경우 위 어음금액만큼 물품대금채무가 줄어들었고, 이 부분 공소사실의 거래기간인 2011. 4. 18.경에도 G 명의의 약속어음이 교부되어 물품대금채무가 그만큼 줄어든 점, ④ 담보채권액의 범위 내에서 공급받은 이 부분 공소사실이 사기죄로 인정되는 경우 배임죄 부분과 이중으로 평가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당시 피고인에게 다른 채무가 있었다거나 피고인의 직원의 임금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형편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에게 피해자 F에 대한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면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 F은 2010. 3. 24.경 피고인과 계속적 거래관계에 있는 물품대금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해 채권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한 점, ② 따라서 피해자 F의 물품대금은 피고인의 변제자력과 상관없이 이 사건 임대보증금채권으로 그 지급이 담보되는 것인 점, ③ 피해자 F은 이 사건 임대보증금채권의 담보력을 믿고 피고인에게 2011. 4. 29.까지 계속하여 속옷을 납품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이 채권양도양수계약에 따른 임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다면, 피해자 F은 피고인의 다른 채권자들에 우선하여 피고인의 임대인으로부터 위 물품대금을 지급받았을 것인 점, ⑤ 이 부분 공소사실의 물품거래는 모두 피고인의 배임행위 전에 발생한 것이며, 위 금액은 모두 피담보채권의 범위 내에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피해자 F에 대한 물품대금은 이 사건 임대보증금채권으로 그 지급이 전액 담보되고 있었는바, 이후 피고인이 배임행위에 나아갔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의 각 물품거래 당시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취지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원심판결들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