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3. 10. 25. 선고 2013고정802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전 유성구 E에 있는 F의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100명을 고용하여 사업서비스업을 행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2. 9. 28. 피고인이 사업장 내에서 운영하는 G어린이집의 어린이집 운영규정(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근로자 과반수 이상의 의견을 듣지 아니하고 개정하였다.

2.

판단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7도3037 판결 등 참조).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다7084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평일 당직시간을 기존의 오전 07:30~08:30, 오후 18:30~19:30에서 오전 07:30~09:00, 오후 18:00~19:30으로 각 30분씩 연장하는 어린이집 운영규정의 변경은 근로자들에게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증가시켜 불이익하다고도 볼 수 있으나, 토요일 보육을 폐지하여 불필요해진 토요일 당직 근무시간이 어린이집 운영규정의 변경으로 삭제되고, 위 추가된 평일 당직 시간도 사실상 근로자가 당직근무를 하는 시간임에도 당직근무로 인정받지 못하는 점을 시정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의 근무행태에 맞게 조정된 것에 불과하여 변경된 내용이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한 변경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② '당직근무를 제외한 초과근무에 대한 수당을 별도로 지급할 수 있다'는 조항이 삭제되었으나 초과근무수당은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당연히 지급해야하는 것이므로 위 조항이 삭제되었다 하더라도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어린이집 운영규정 제28조 제2항의 교직원의 근무시간은 변경이 없고, 다만 보육시간이 평일은 07:50~22:30, 토요일은 08:30~14:30에서 주 5일 평일 12시간을 기준으로 하되, 보호자의 통상근로시간 등을 참작하여 보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보육시간을 조정하여 운영할 수 있는 것으로 변경되었으나, 토요일 보육이 폐지되고 평일 보육시간이 실제적으로는 다소 감소되었으므로 불이익 변경이라 보기 어려운 점, ④ F는 그동안 어린이집 운영규정을 변경하면서 어린이집 근로자들의 의견을 듣거나 동의를 얻는 과정을 거치지 아니한 채 전체근로자 100명 중 48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H노동조합 I지부와 협의를 하여 변경해 오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현재까지는 운영규정 변경과 관련해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와의 협의절차가 문제되어 F의 책임자가 형사처벌을 받았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이 어린이집 운영규정 개정에 관해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듣지는 않았으나 F의 경영지원 부장인 J가 H노동조합 I지부의 지부장인 K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찾아가 어린이집 운영규정 개정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그 후 F의 총무팀장인 L가 2012. 9. 17. 위 지부장인 K에게 어린이집 운영규정 개정안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발송하여 위 K이 이를 수신하였으나 어린이집 운영규정 변경일인 2012. 9. 28.까지 아무런 의견을 제시하지 아니한 점, ⑥ 피고인은 어린이집 운영규정을 변경한 이후인 2013. 4. 23.경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34명 중 23명으로부터 어린이집 운영규정 변경내용을 충분히 읽고 숙지하였고, 어린이집 운영규정 변경내용 및 시행에 이의가 없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받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듣지 아니하고 어린이집 운영규정을 변경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회통념상 용인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