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4. 7. 17. 선고 2014구합1101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4. 1. 27. 원고와 주식회사 청진 사이의 중앙 2014교섭1 교섭 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결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주식회사 청진(이하 '청진'이라 한다)은 상시 근로자 47명을 고용하여 폐기물 수집·운반·처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다.

(2)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하 '소외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2006. 11. 30.경 공공, 운수, 사회서비스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인데, 2008. 9.경 청진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청진지회'를 설립하였다.

(3)

원고는 2005. 6.경 전북 지역에 소재한 사업체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지역별 노동조합인데, 2013. 11. 13.경 청진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원고 청진지부를 설립하였다.

나.

소외 노조의 교섭요구사실 공고 등

(1)

소외 노동조합은 청진에 대하여 2013. 7. 10.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2013. 7. 22.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에 따른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청진이 이에 응하지 않자, 소외 노동조합은 2013. 7. 26.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청진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면서 이를 시정하도록 조치하여 달라는 취지의 신청을 하였다.

(2)

그러자 청진은 2013. 7. 29.「소외 노동조합이 2013. 7. 10.자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니 청진과 단체교섭을 하려는 다른 노동조합은 2013. 7. 29.부터 2013. 8. 5.까지 교섭을 요구하라」는 내용을 공고하였다.

(3)

그 당시 청진에는 소외 노동조합 이외에 청진 소속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다른 노동조합이 없어 청진에 교섭요구를 한 노동조합은 소외 노동조합뿐이었다.

이에 청진은 2013. 8. 12.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소외 노동조합(교섭요구일 당시 조합원 수 8명)으로 확정 공고하였다.

다.

원고(지부)의 설립과 교섭요구사실 공고 요청 등

(1)

그러던 중 청진 소속 근로자 33명이 2013. 11. 13. 원고에 가입하면서 원고 노동조합 청진지부가 설립되었다. 당시까지 청진과 소위 노동조합 사이에서는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이었던바, 원고는 2013. 12. 16. 청진에 대하여 교섭요구 및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이행을 요구하였다.

(2)

그러나 청진이 원고의 위와 같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원고는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청진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시정신청(전북2013교섭5)을 하였는데,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1. 3. "원고에게 교섭요구권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시정신청을 각하하였다.

(3)

이에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중앙2014교섭1)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4. 1. 27.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과 마찬가지로 원고에게 교섭요구권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주장의 요지

노조법 제29조 제2항,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 및 그 유지기간은 하나의 사업장에 존재하는 복수 노동조합이 교섭요구를 하여 노조법 제29조의2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로 결정된 노동조합에만 인정되는 것이지, 하나의 사업장에 존재하는 단일 노동조합이 유일한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얻지 못한다.

따라서 소외 노동조합이 2013. 7. 10. 단일 노동조합으로서 청진에 교섭요구를 하여 2013. 8. 20. 유일한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노조법 및 노조법 시행령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진과 소외 노동조합 사이에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이상, 원고에게 교섭요구권이 있고 청진은 이에 따라 원고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주장의 요지

하나의 사업장에 단일 노동조합만 존재하는 경우에도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교섭 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등 노조법 시행령에서 정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적법하게 거칠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절차에서 유일한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된 노동조합도 노조법과 노조법 시행령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얻는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소외 노동조합이 2013. 8. 20. 청진에 존재하는 단일 노동조합으로서 유일한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으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얻게 되었고, 그 지위는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3항에 따라 위 확정일부터 최소한 1년간 유지된다. 따라서 위 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다른 노동조합인 원고에게 교섭요구권이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이 사건의 쟁점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창구를 단일화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해야 하고(노조법 제29조의2 제1항), 교섭대표노동조합은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며(노조법 제29조 제2항),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날부터 1년 동안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경우에 다른 노동조합은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3항).

한편, 노동조합은 해당 사업장에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 그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인데(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 어느 한 노동조합이 사용자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함으로써 개시된다. 즉, 위 규정에 따라 사용자가 어느 노동조합으로부터 교섭요구를 받은 때에는 요구받은 날로부터 7일간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을 공고하여 다른 노동조합과 근로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교섭요구 사실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에 사용자는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각 노조에 통지하고,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을 5일간 공고하여야 한다(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3 제1항, 제14조의5 제1항).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의 대상인 노동조합이 복수인 경우 자율적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노조법 제29조의2 제2항,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6), 과반수 노동조합의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노조법 제29조의2 제3항,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7), 공동교섭대표단 구성(노조법 제29조의2 제4항,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8), 노동위원회 결정에 의한 공동교섭대표단의 구성(노조법 제29조의2 제5항,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9) 등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다.

이상과 같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및 당사자들의 위 주장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의 쟁점은 하나의 사업장에 단일 노동조합이 존재함에 따라 그 노동조합만이 교섭요구를 하고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되어 자율적 교섭창구단일화절차 등 노조법 제29조의2 제2항 내지 제5항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얻어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3항에 따라 1년 동안 그 노동조합만이 교섭권한 등을 행사하는 것이라서 별도로 단일화절차의 하나인 교섭요구사실 공고 등의 절차를 시작할 필요도 없는 것인지 아니면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게 되면서부터는 새로운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라서 그에 따른 교섭요구사실 등의 공고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것인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라.

이 법원의 판단

(1)

관계 규정의 문언 등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3항에서 정한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 유지기간은 하나의 사업장에 단일 노동조합이 존재하여 그 노동조합만이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우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제도가 생겨나게 된 연유 혹은 그에 관한(또는 그에 따른) 법률의 규정 내용과 방식 자체에 의하더라도 위와 같이 해석함이 상당하다.

즉, 노조법이 2010. 1. 1. 하나의 사업장 내에 복수 노동조합 설립이 허용되는 것으로 개정되면서 노조법 제29조의2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신설되었다. 이에 따라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2 내지 제14조의10이 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내용으로 신설되었는데, 제14조의2, 제14조의3, 제14조의5에서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절차를 규정하면서 이러한 절차가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반면에, 노조법 제29조의2 제2항 내지 제5항,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6 내지 제14조의9는 하나의 사업장에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으로 확정 또는 결정된 노동조합이 복수로 존재하는 경우를 전제로, 자율적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 과반수 노동조합의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 공동교섭대표단 구성, 노동위원회 결정에 의한 공동교섭대표단의 구성 절차를 순차적으로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은 "노조법 제29조의2 제2항 내지 제5항의 규정에 따라" 자율적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 등의 절차를 통해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은 그 결정일로부터 사용자와 체결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년인 경우에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까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년 미만인 경우 단체협약의 효력이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2년이 되는 날까지로 하되(제1항), "노조법 제29조의2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그 결정된 날부터 1년 동안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경우에는 어느 노동조합이든지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각 규정의 문언과 체계상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3항은 하나의 사업장에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된 노동조합이 복수로 존재하여 그 복수의 노동조합 사이에 노조법 제29조의2 제2항 내지 제5항에서 정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친 경우에 적용될 수 있지(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 문구 자체도 교섭을 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이 복수임을 전제로 그 중 어느 한 노동조합이 이들 복수의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대표하게 되는 구조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의 사업장에 단일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절차만을 거친 경우에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3)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에 따라 개시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기간 내에 실제 교섭요구를 하여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된 노동조합만이 교섭단일화 절차에 참가한 노동조합이 되는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및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절차가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교섭요구노동조합의 확정 공고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범위를 특정하는 의미가 있을 뿐 그 자체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노조법 제29조의2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라는 제목하에 복수의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전제로 자율적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의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을 뿐,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공고 절차에 대하여는 직접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하나의 사업장에 단일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절차만 거친 경우에도, 위와 같이 법령이 규정한 단일화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지위를 얻게 된다고 보기 어렵다.

(4)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야기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즉 복수의 노동조합이 각각 독자적인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상호간의 반목 및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동일한 사항에 대해 같은 내용의 교섭을 반복하는 데서 비롯되는 교섭효율성의 저하와 교섭비용의 증가, 복수의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소속에 따라 상이한 근로조건의 적용을 받는 데서 발생하는 불합리성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 취지가 있고(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결정 참조),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일정 기간의 지위 유지기간을 부여한 취지도 위와 같이 복수의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에 야기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예방하고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기 위함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하나의 사업장에 단일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가 실제 발생할 위험이 없는바, 그 단일 노동조합이 교섭요구 사실 공고 및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절차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절차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일부 혹은 그에 상응하는 것으로 보아서 곧바로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을 적용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지위를 유지하도록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5)

노조법 제29조의5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 제37조 제2항 중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7조 제2항은 "조합원은 노동조합에 의하여 주도되지 아니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만일 하나의 사업장에 단일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절차를 거친 경우에도 그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지위를 얻는다고 해석한다면, 이후 다른 노동조합이 신설되더라도 그 지위 유지기간 만료일까지 기존의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고 있음에도 교섭요구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노동조합이 주도하지 아니한 이상 쟁의행위 또한 할 수 없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6)

다시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노동조합이 단일 노동조합으로서 유일한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더라도,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3항이 적용되어 위 확정일 이후 신설된 원고는 소외 노동조합이 위 확정일부터 1년 동안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경우에만 교섭요구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청진과 소외 노동조합 사이의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이상 원고에게도 교섭요구권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청진은 노조법 시행령 제14조3에 따라 원고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창모(재판장) 정교형 장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