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5. 9. 4. 선고 2014노3839 판결

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피고인들의 무죄부분)

피고인들의 유형력의 행사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고, 위와 같은 위력의 행사로 업무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상태가 발생하였음에도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피고인 A에 대하여)

원심의 양형(벌금 7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로 당진시 E 소재 현대제철 F공장의 협력업체인 주식회사 G(이하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 천장크레인을 운전하는 근로자들인바,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에서 현대제철 F공장의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고용안정, 처우개선,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면서 단체협상을 진행하던 중, 회사의 평소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에 대해 문제 삼으며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기로 공모하였다.

1)

2013. 5. 15.경 업무방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소속 노조원들과 함께 2013. 5. 15. 15:00경부터 같은 날 17:00경까지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 찾아가 부장인 H을 상대로 큰소리로 고충처리위원회 회의 개최를 요청하였고 이에 H이 지금은 근무 중이니 추후에 논의하자고 요청하였음에도, 가지 않고 피고인 B은 "씨발 좆같네 진짜 사람을 사람으로 대해주지도 않는 구먼, 씨발, 뭐하는 거야? 나잇살 쳐 먹고 저러고 싶어 씨발 것 진짜 좋게좋게 할 때 씨발 좀 들어 주면 어때? 꼭 씨발 욕이 나와야 되는 거야?"라고 소리치고, H이 "일에 방해가 되니 돌아가라, 여기는 우리 회사만 있는 데가 아니니까 조용히 해라."라고 하자 피고인 A은 "말로 안하고 노조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테니 감수해라." 라는 등으로 소리를 치면서 소란을 피워 사무실 내 직원들이 사무를 처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약 2시간 동안 위력으로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2)

2013. 5. 21.경 업무방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3. 5. 21. 11:00경부터 같은 날 16:00경까지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피고인 A은 "사무실에서 우리를 인간취급을 안하는데, 우리가 사무실 인간 취급해 줄 필요 있느냐, 그거예요."라고 소리치고, 사무실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거나 큰 소리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사무실 안을 돌아다니고, 피고인 B은 "자료 제출하세요, 안한다면 뭐 어떻게 할지는 다 아실 테니까 안하셔도 되고, 뭐 어차피 교섭 들어가니까 안하셔도 돼요,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보자고요."라고 큰소리로 말하여 사무실 내 직원들이 사무를 처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5시간 동안 위력으로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3)

2013. 5. 24.경 업무방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3. 5. 24. 10:00경부터 같은 날 12:30경까지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회사 대표인 I과 부장인 H에게 수당을 기본급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피고인 B은 큰소리로 "씨발놈, 지랄이야, 씹새끼들, 좆나게 무서워 하는구만, 참 욕을 더 처먹어 봐야지 씨발 정신 좀 차리지."라고 욕을 하고, 피고인 A은 욕설을 하면서 "나 오늘부터 어떻게 나가는지 보세요, 법인세 겁나 냈겠다, 2012년 아 저 새끼 노후대비 좆나게 잘하네 아이 씨발"이라고 소리를 치면서 소란을 피워 위 사무실 내 직원들이 사무를 처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약 2시간 30분 동안 위력으로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4)

2013. 6. 3.경 업무방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3. 6. 3. 13:00경부터 같은 날 15:00경까지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다른 노조원들과 함께 임금대장과 도급비 공개를 요구하며 큰소리로 소란을 피우고, 피고인 B은 "씨발 벌금을 때려 맞든가 해야지 정신을 차리든가 하지, 씨발"이라고 말하고, H이 업무를 위해 사무실 밖으로 나가려 하자 문을 막고 서서 나가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등으로 소란을 피워 사무실 내 직원들이 사무를 처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약 2시간 동안 위력으로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5)

2013. 6. 7.경의 업무방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3. 6. 7. 08:00경부터 같은 날 10:00경까지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다른 노조원들과 함께 피고인 A은 "근로계약서 다시 작성하라고요, 전직원들에 대해서, 도급비 오픈하시라고요."라고 요구하고, 피고인 B은 "얼마나 뽑아 먹으려고, 빨대야 빨대"라고 말하고 노조음악을 크게 틀어 당시 사무실 내에서 신입사원 3명에 대한 안전교육을 하던 H으로 하여금 다른 장소로 이동하여 신입사원 교육을 받도록 하는 등으로 소란을 피워 사무실 내 직원들이 사무를 처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약 2시간 동안 위력으로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1)

각 업무방해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위 각 일시에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 방문한 것은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이 정하고 있는 노사협의회의 구성, 개최, 운영 및 관련 자료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위와 같은 요구 과정에서 다소 언성이 높아지거나 욕설을 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신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사측에 위 법률의 준수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① 근로조건에 대한 결정권이 있는 사업이나 사업장 단위로 노사협의회를 설치하여야 하고(동법 제4조), ② 위 협의회는 근로자와 사용자를 대표하는 같은 수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각 3명 이상 10명 이하로 하며, 근로자위원은 근로자가 선출하고(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로 함), 사용자위원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대표가 위촉하는 자로 하며(동법 제6조), ③ 협의회에는 위원 중에서 호선한 의장을 두어야 하고(동법 제7조), 그 의장이 협의회의 회의를 소집한다(동법 제13조). 협의회의 회의에는 정기회의와 임시회의가 있으며(동법 제12조), 의장은 노사 일방의 소집을 요구하면 그 요구에 따라 회의를 소집하여야 하고, 회의 개최 7일 전에 회의 일시, 장소, 의제 등을 각 위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동법 제13조). 또한 근로자위원은 회의 통지에 기재된 의제 중 동법 제20조에서 협의회의 협의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는 사항에 관하여는 회의 개최 전에 사용자에게 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사용자는 이에 성실히 따라야 한다(동법 제14조).

3)

한편,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2013. 5. 15. 녹음된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피고인들은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사용자 측 담당자인 H에게 '고충처리위원회'의 의장을 2013. 6. 4. 개최 예정인 회의 전에 선출하고, 그 이전이라도 임시협의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이에 대하여 H은 위와 같이 개최 예정인 협의회에서 의장도 선출하자고 제안하며 피고인들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그렇게 되면 위 법률이나 고용노동부에서 정한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다소 언성을 높인 바 있다.

②

2013. 5. 21. 녹음된 녹취록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H에게 노사협의회에서 요청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단체협상안 및 교섭신청서 등에 관한 사항 및 교섭에 참석할 구성원 등을 언급하면서, 앞으로는 '사장님, 부장님'과 같은 존칭도 사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마지막에 H과 피고인 A은 "조심해서 내려가요, 응", "준비하고 계십시오"라고 서로 부드럽게 말하며 대화를 마쳤다.

③

2013. 5. 24. 녹음된 녹취록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H에게 노사협의회의 구성원의 선출 및 안건 등에 대하여 언급하고, 기본급 및 통상시급 등에 관하여 자신들이 파악하고 있는 회사의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이전 보다 강한 어조로 욕설을 섞어가며 말하였다.

④

2013. 6. 3. 녹음된 녹취록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다음날 개최 예정인 노사협의회와 관련하여 H에게 자신들이 제안하는 안건 및 근로자들의 요구사항을 제출하고, 내일 협의회와 관련하여 자신들이 요청한 자료가 준비되었는지를 물어보는 한편, 회사 측에서 수정한 취업규칙에 관한 자신들의 불만을 언급하였고, 그 과정에서 높은 언성으로 욕설을 섞어가며 말을 하였다.

⑤

2013. 6. 7. 녹음된 녹취록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이 사건 회사의 사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노사협의회 구성 및 절차를 설명하고, 2013. 6. 4. 개최된 협의회 회의의 문제점 및 임시 노사협의회 개최에 대한 회사의 소극적인 입장을 비난하는 한편, 근로계약의 작성 및 계약기간에 관한 요구사항들을 말하는 과정에서 욕설과 함께 큰소리로 말을 하고, 사무실에서 노조 음악을 틀기도 하였다.

4)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각 공소사실 기재 일시의 행위들을 검토해 보면, 피고인들은 사용자 측에서 노사협의회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H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방문하여 위에서 살핀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노사협의회의 구성 및 개최 절차 등에 관한 근로자 측의 요구사항을 회사에 전달하고자 했다고 보이고, 그 과정에서 노사 간의 의견이 대립되자 다소 장시간 사무실에 머물며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하여 H과 면담하였고, 그 과정에서 높은 언성으로 욕설을 하기도 하는 등 적절하지 못한 언행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언행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함께 대화를 하고 있던 H이나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던 J을 포함한 다른 직원들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 혼란케 할 만한 세력을 과시하여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더구나 사무실에 설치된 CCTV에 촬영된 영상을 보면, 피고인들은 주로 H과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거나 H이 없을 때는 테이블 주변에 모여 H을 기다렸고, 피고인들이 위 테이블에 앉아 있을 때 여직원이 주변에서 별다른 문제없이 업무를 보는 장면도 일부 보이며, 2013. 6. 7.자 영상에는 피고인들과 다른 근로자들이 사무실을 방문하였다가 다른 사람들이 테이블에서 앉아 서류작업 등을 하고 있자 다시 밖으로 나갔다가 그 사람들이 나간 후 사무실로 들어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장면도 촬영되어 있다. 이러한 CCTV 영상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들이 사무실에 방문하여 상당한 시간동안 머무는 것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다른 직원들의 업무에 불편을 초래했을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할 정도라고는 보이지 않고, 가사 일부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들이 노사협의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근로자들의 입장을 사용자 측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정도의 방해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달리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피고인 A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욕설을 한 부분에 관하여 자백하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피고인이 노사간의 갈등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르게 된 점, 특별한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처와 2명의 자녀를 부양하고 있는 점 등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생활환경, 범행의 경위와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량은 적정하다.

4.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영범(재판장) 손호영 장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