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대전 동구 B에 있는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250여 명을 사용하여 시내버스 운송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여서는 안 되고, 관계법령에 의하여 체결된 단체협약 중 시설·편의제공 및 근무시간 중 회의참석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여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회사에서 근무 중인 근로자들에 의하여 구성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대전지역버스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 제10조(회사시설의 이용)에 따라 2015. 1. 7.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D지부 E분회(이하 '이 사건 분회'라 한다)에 제공되어 오던 노동조합 사무실을 이 사건 분회의 해산 결정 효력 여부에 대하여 이 사건 분회와 분쟁을 겪고 있던 F 노동조합(위원장 G, 전 이 사건 분회장)으로 하여금 단독으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분회의 노동조합 운영에 필수적인 노조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아 노동조합의 운영에 개입하고, 동시에 단체협약에 의한 시설을 제공하지 않았다.
판단
인정되는 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C 주식회사 사업장(이하 '피고인 사업장'이라 한다)에는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인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하 '공공운수노조'라 한다)의 D지부 하부조직인 이 사건 분회와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이하 '자동차노조'라 한다) 대전광역시지역버스노동조합 H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 한다)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이 사건 지부를 포함한 자동차노조 대전광역시지역버스노동조합 소속 7개 노동조합은 2014. 6. 24.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C 주식회사를 포함한 대전지역 시내버스 운수사업자 7개 회사와 단체협약 중 '제10조[회사시설의 이용]'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추가합의를 하였다.
이러한 협약에 따라 이 사건 분회와 이 사건 지부는 피고인 사업장으로부터 각 노조별로 사무실을 제공받아 사용하고 있었다.
이 사건 분회장이던 G은 2014. 8. 18. 이 사건 분회의 해산을 안건으로 하는 위 분회의 임시총회 소집을 공고하고, 같은 날 이 사건 분회의 조합원 I 외 39명으로부터, 2014. 8. 20. 같은 조합원 J로부터 조합탈퇴신청서를 받아 상위조직인 D지부에 전달하였다.
이 사건 분회는 2014. 8. 25. 잔존 조합원을 대상으로 임시총회를 개최하였고, G 등 출석자 7명 전원이 거수의 방법으로 해산에 찬성하여 이 사건 분회의 해산을 결의하였다.
G은 2014. 8. 25. 대전광역시 동구청장에게 기업별 단위 노동조합 형태로 피고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는 F 노동조합(이하 'F노조'라 한다)의 설립을 신고하였는데, 그 조합원은 대부분 이 사건 분회에서 탈퇴한 근로자들로 약 16명이었다.
G은 2014. 8. 26. C 주식회사에게 이 사건 결의에 따라 이 사건 분회가 해산되었음을 통보하였다.
피고인은 2014. 9. 18. 피고인 사업장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게시문을 공고하였다.
공공운수노조는 2014. 10. 23. 대전지방법원 2014가합107301호로 '이 사건 분회가 피고인의 사업장에 설립되어 있음을 확인한다'는 취지로 노동조합지위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2015. 7. 22. 위 2014가합107301호 사건에서 해산투표 절차가 공공운수노조의 규약에 위반되어 해산결의는 효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분회가 해산되지 않고 피고인 사업장에 존속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C 주식회사가 2015. 8. 10.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다가 2015. 11. 20. 항소를 취하하였고, 이로써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2014. 10. 23. 대전지방법원 2014카합50220호로 '노동조합지위 확인 청구 사건(대전지방법원 2014가합107301호)의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이 사건 분회가 피고인 사업장의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는 취지의 지위보전가처분 신청을 하였다. 위 법원은 2015. 2. 16. 이 사건 분회 소속 근로자도 교섭대표노조에 의해 체결된 단체협약에 따라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고, 피고인 사업장이 노조 사무실의 사용을 금지하지 않고 다른 노조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사휴게실로 제공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아 위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피고인은 2015. 1. 7. F노조 조합장인 G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
이 사건 분회 조합원들은 위와 같은 합의가 이루어진 2015. 1. 7. 이후에도 2014. 9. 18.자 게시문의 취지에 따라 이 사건 노조 사무실에 출입하여 왔고, F노조 조합원 K은 2015. 1. 29.경 이 사건 노조 사무실에 번호키를 설치하면서도 이 사건 분회조합원들의 출입을 허용하였다.
그런데 그 후 양측 노조 조합원 사이에 2차례에 걸쳐 집단 충돌이 발생하고 CCTV가 파손되는 등 사고가 발생하여 갈등이 심화되자, K은 2015. 2. 10.경 이 사건 노조 사무실 번호키의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이 사건 분회 조합원들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공공운수노조 D지부는 2015. 2. 1. 이 사건 분회가 조합 규약에 따라 대표자를 L로 하여 피고인 사업장에 설치되었음을 인준하였는데, 그 조합원은 약 25명이었다.
공공운수노조와 C 주식회사는 2015. 3. 18.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충남2015부노7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에서, 'C 주식회사는 공공운수노조가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한 사건에서 이 사건 분회의 해산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오지 않는 한 이 사건 분회가 사용하였던 사무실을 이 사건 분회에 제공한다. 단 이 사건 분회는 이 사건 분회의 해산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F노조 조합원의 출입을 허용한다'는 내용으로 화해하였다.
그 후 이 사건 분회는 위 화해 내용에 따라 F노조로부터 이 사건 노조 사무실을 인도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피고인 사업장은 결국 이 사건 분회, 이 사건 지부, F노조 등 3개의 노조에 각각 노조 사무실을 제공하고 있다.
이 사건 당시 공공운수노조 D지부장이었던 M는 이 법정에서, '2015. 1. 7. 이후로도 이 사건 분회원들이 이 사건 노조 사무실에 계속 출입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C 주식회사는 이 사건 분회나 F노조를 공평하게 대우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 F노조 총무 K이 자물쇠를 채워서 이 사건 분회원들이 이 사건 사무실에 출입 못 하게 되었다. H은 이 사건 분회가 해산되었다고 생각하고 F노조에게 이 사건 노조 사무실을 쓸 수 있도록 해 준 것으로 알고 고발을 하였으나, 나중에 C 주식회사에서는 같이 사용하라고 한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다.
K은 이 법정에서, '회사에서는 이 사건 분회 조합원들과 휴게실 개념으로 같이 사용하라고 하였다. F노조 조합장과 논의하여 2015. 1. 29. 이 사건 노조 사무실의 출입문에 번호키를 설치하였다. 회사 측에서 이 사건 분회 조합원들의 이 사건 노조 사무실 이용을 막은 것은 아니다'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2015. 2. 1. 이 사건 분회의 조합장에 선출된 L는 이 법정에서, '노노간의 갈등으로 인해서 이 사건 분회의 해산 여부에 다툼이 있었다. 회사 측에서 이 사건 노조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라고 했는데, 우리 조합원이 CCTV를 건드려 K이 못 들어오게 막았던 것이다. 노노간의 다툼이 심해지니까 회사 측에서 F노조하고 합의를 본 것 같다. 2014. 9. 18. 이후에도 이 사건 노조 사무실을 양측에서 공동으로 사용하였는데, 서로 노조 업무는 하지 못하고 휴게실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분회의 전임 조합장이자 F노조의 초대 조합장인 G은 이 법정에서, '이 사건 분회가 해산되기 이전에도 공공운수노조 D지부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했고, 이 사건 노조 사무실은 주로 분회원들의 휴게실 용도로 사용하였다. 2015. 1. 7. 합의 이후에도 이 사건 노조 사무실을 양측의 조합원들이 기존처럼 휴게실 용도로 사용하여 왔고, 2015. 1. 7. 합의는 주로 이 사건 노조 사무실의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한 것이다. 피고인은 이 사건 노조 사무실에 이 사건 분회 조합원이 출입하건, F노조 조합원이 출입하건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라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이 사건 분회의 해산에 관한 법적 분쟁 및 그 경과, 이 사건 분회와 F노조의 관계, 피고인과 F노조의 이 사건 사무실에 관한 2015. 1. 7.자 합의의 의미, 2015. 1. 7. 이전 및 이후의 이 사건 노조 사무실의 사용형태, 이 사건 분회 조합원이 이 사건 노조 사무실에 출입하지 못하게 된 경위, 공공운수노조 측인 M, L 및 F노조 측인 G, K의 진술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분회가 해산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그 법적 효력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이 사건 분회와 F노조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자, 이 사건 분회가 사용하던 이 사건 노조 사무실을 양측 노조가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하면서 다만 그 관리를 위하여 F노조와 2015. 1. 7.자 합의를 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에 지배하거나 개입하고, 단체협약 중 시설·편의제공에 관한 사항을 위반할 의사로 이 사건 분회에게 이 사건 노조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다만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여 무죄판결 공시 취지의 선고에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무죄판결 공시의 취지는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고진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