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전 중구 C에 있는 주식회사 D 회장으로서, 위 상인회 대표이사인 E와 함께 상시근로자 3명(2012. 1.까지 5인 이상)을 고용하여 비거주용 부동산 관리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과 E는 2014. 5. 9.경 위 상인회에서 관리소장으로 근무한 피해자 F을 해고예고 없이 해고하면서, 임금, 퇴직금 및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과 E는 ① 2010. 12. 9.부터 2014. 5. 10.까지 위 상인회에서 근무한 위 F의 2012. 2.분부터 2014. 5.분까지 임금 합계 38,202,341원을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고, ② 2014. 5. 9.경 F을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 2,300,000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③ F의 퇴직금 6,864,874원을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판단
이 사건 각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이고,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 경영 담당자'라 함은 사업 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고,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F을 비롯한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상인회'라 한다) 관련 사람들이 피고인을 '회장님'으로 호칭한 점, 피고인은 2011. 6.경 이 사건 상인회에 G을 채용하여 업무지시를 하였고, 2012년경 이 법원에서 G의 임금 미지급과 관련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그 무렵 위 약식명령이 확정된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상인회 건물에 매일 나와 F의 채용과 임금협상 과정에도 직접 참여했고, F으로부터 한차례 기계고장에 관한 보고를 받아 수리업체를 부르기도 한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상인회 건물 공사진행 등과 관련하여 주도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다가 사기죄로 처벌을 받기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처이자 이 사건 상인회의 공동대표이사인 E로부터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받아 행위하였거나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였다고 볼만한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각 사정들을 종합하면, 앞서 본 사정 및 검찰이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상인회의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담당자 혹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피고인이 사용자인 E와 공모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F은 2010. 12.경 이 사건 상인회에 월 180만 원에 고용되었다가 이후 임금이 인상되었는데, 각 고용과 근로조건 변경 과정에서 이 사건 상인회의 대표이사였던 H이 동석하여 실질적으로 협상에 임했을 뿐 아니라 고용계약서 및 임금인상 확인서의 명의자는 H이었다(F도 피고인 단독으로 임금인상을 승낙한 것이 아니라 H과 같이 승낙하였다고 진술한다).
F은 피고인으로부터 쓰레기를 좀 치워달라는 부탁을 한두 번 받은 외에 특별히 업무지시를 받은 바 없고, 달리 앞서 본 바와 같이 기계고장에 관하여 한차례 보고하여 처리한 외에 출결 및 업무관련 보고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근태에 관한 제재나 업무에 관한 감독을 받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E의 지시로 관련 업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이 사건 상인회의 건물에 나오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상인회의 사무실이나 집무실에 별도로 출근한 것이 아니며, F에게 나가라고 하기는 하였으나 F으로부터 즉시 '니가 뭔데 나가라 마냐 개자식아'라는 말을 듣기도 하였다.
피고인의 처인 E는 대표이사가 되기 전부터 현재까지 매일 출근하여 직원 월급, 공과금 출납 등 이 사건 상인회와 관련한 돈을 관리한 것으로 보이고 G, F의 급여도 E가 관리하는 이 사건 상인회 계좌 또는E의 계좌에서 송금되었으며, 실제로 E가 피고인으로부터 건의를 받아 F을 해고하였다. 또한 E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으로 이 법원에서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위 명령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E의 지시를 받아 이 사건 상가회의 건물 공실임대에 관여하거나 공사업체를 선정 등을 도맡아 하였으나, 피고인은 등기부상 아무런 직책이 없고 이사회 등에 참여한 바도 없을 뿐 아니라 2012년 이후에도 이 사건 상인회의 대표이사인 H에게 건물 매각, 차량 매입 및 이 사건 상가회의 건물 공사와 관련한 보고를 하여 H의 최종 승인하에 H로 하여금 직접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는바, 피고인에게 대외적으로 이 사건 상인회를 대표할만한 권한이 있다거나 피고인의 명의나 책임 하에 사업이 추진되거나 결정되는 등 이 사건 상인회를 실질적으로 경영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혜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