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른 채권추심업 및 신용조사업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 A은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 위촉계약을 체결하고서 2004. 2. 3.부터 2010. 6. 30.까지 피고의 둔산지점 소속 채권추심인으로서 채권추심업무를 하였다(다만 채권추심 위촉계약서는 2004. 2. 24. 작성하였다).
원고 B은 피고와 사이에 2003. 11. 10. 채권추심 위촉계약을 체결한 후 같은 날부터 2010. 5. 31.까지 피고의 둔산지점 소속 채권추심인으로서 채권추심업무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5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 을 제6호증, 제1심 증인 D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아닌 채권추심 위촉계약서를 작성한 후 피고 소속 채권추심인으로 일하기는 하였으나, 실질적으로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바,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각 근무기간에 따른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들은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서 추심 실적에 따라 성과수수료를 지급받는 사업소득자일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가 원고들의 채권 추심 과정에 구체적인 업무를 지휘 · 감독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
판단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채권추심 위촉계약은 원고들이 자유소득 사업자로서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추심업무 등을 수행하는 위임계약이라고 하면서도,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아래 채권추심 위촉계약서에서 "갑"은 피고, "을"은 원고들을 지칭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사무실 및 개인별 책상, 컴퓨터, 유선전화와 같은 사무용가구와 비품을 제공하였다(피고는 일부 비품의 경우 지점에서 비용을 부담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들의 입장에서 본사가 지급한 것과 지점에서 지급한 것을 달리 볼 수 없다).
원고들이 근무하였던 피고 둔산지점에서는 원고들에 대하여 출근 시간을 지정하였고, 원고들은 피고 명의로 발급된 신용정보업종사원증을 지참하고 채무자를 만나 변제를 독촉하여 변제금을 수령하거나 이와 관련한 재산조사, 소재파악 등 실태조사업무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외근하게 되는 경우에는 방문지, 활동내역 등을 피고에게 보고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와 채권추심 위촉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와 계약기간을 12개월로 약정하였으나 계약기간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수년간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피고는 원고들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전화비용, 우편물 발송비용 및 기타 제반 추심관련 비용을 부담하였고, 뱃지와 넥타이를 착용하게 하는 등 복장을 통제하였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추심할 채권을 배정받아 업무를 수행하였고, 회의 등을 통해 추심업무수행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수시로 채권추심활동에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을 교육하였으며, 채권추심실적을 보고받았고, 불법 채권추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관련 법률의 내용을 전달 및 교육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갑 제18 내지 20호증, 갑 제25, 26호증의 각 기재, 제1심증인 C, 당심증인 E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을 제4호증, 제7호증,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당심증인 E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원고들은 기본급의 정함 없이 채권추심실적에 따라 성과급만을 지급받은 사실,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사실, 원고들에게 4대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사실, 원고들의 복무를 규율하는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이 없는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본 증거 및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 업무를 취급하는 신용정보업자로서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개인신용정보 누출 방지 목적으로 신용정보법이 설정한 각종 규제를 받으므로, 그 업무담당자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없을 경우, 각종 행정상 또는 민 · 형사상 책임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에 단순한 위촉계약과 같은 느슨한 구속만으로는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이 수행하는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는 피고의 사업운영에 있어서 필수적이고 본질적인 업무인 점, ③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채권추심 위촉계약에는 원고들이 계약을 위반하거나 업무성과나 업무처리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실적이 없는 경우를 계약해지 사유로 규정하여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해고사유와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는 점, ④ 또한 위 채권추심 위촉계약에는 업무수행방법, 금지사항, 수수료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 만한 사항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고, 신원보증에 관한 사항도 규정되어 있는 점, ⑤ 원고들는 피고로부터 업무수행에 필요한 시설, 비품 및 비용 등을 제공받은 점, ⑥ 원고들에게 따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으나 수수료는 매월 계산되어 지급되었는데, 이는 전체적으로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의 대가로 봄이 상당한 점, ⑦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의 효력이 계속 유지되어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예정되어 있었던 점, ⑧ 회수실적이 기준에 미달하거나 원고들이 지시에 불응하는 경우 피고가 일방적으로 경고 또는 계약을 해지하거나 채권을 배정하지 않아 사실상 퇴사를 종용할 수 있는 등 채권추심업무의 수행을 위한 근로제공계약의 성립과 유지 및 종료에 대한 주도권이 피고에게 있었던 점, ⑨ 원고들이 근로제공을 시작할 당시 피고와 체결한 계약서가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되어 있고, 위 계약서에는 원고들이 채권추심 전반에 관한 용역을 수탁받은 자유소득 사업자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기재가 있으나,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실질에 의하여야 하고 계약서의 형식이나 문언에 구애받는다고 볼 수는 없으며, 위 계약서에 의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들에게 업무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지시를 할 수 있었고, 피고의 요구가 있는 경우 원고들은 그 업무처리상황에 관하여 피고에게 보고하여야 하므로, 위 계약서의 기재 내용을 들어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 감독 또는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퇴직금의 액수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의 액수가 원고 A의 경우 14,266,644원, 원고 B의 경우 11,630,84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퇴직금 14,266,64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A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0. 7.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B에게 퇴직금 11,630,84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B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0. 6.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인혁(재판장) 차호성 임한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