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C, D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하고 나머지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데, 피고인만이 원심판결에 관하여 항소하였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공소기각 판결을 한 부분은 그대로 분리 · 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고, 결국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이 유죄를 선고한 부분에 한정한다.
항소이유의 요지
주식회사 E은 발주처인 당진G성당과 계약 당시 계약이행보증서와 선급금보증서를 발급하였고, 당진G성당에서 근로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더라도 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선급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었으므로, 피고인이 아닌 당진G성당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었다.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4. 7. 1. 당시 위 E은 채권단으로부터 가압류, 공사비지급금지 가처분 등을 받은 상태였고, 피고인은 근로자들이 임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임금미지급의 책임이 없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근로자들이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였으나 임금체불을 방지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금품청산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4. 7. 1. 위 E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위 증거들에 의하면, 위 E과 발주자인 당진G성당은 2014. 7. 1. 수급받은 공사를 타절하기로 합의한 사실, 일부 근로자들은 현장 정리를 위해 2014. 7. 21.까지 근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14. 7. 15. 또는 2014. 8. 4. 무렵 위 E의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
또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 E 측은 당진G성당에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직불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당진G성당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실제로 근로자들에게 임금이 지급되지도 않은 사실, 당진G성당은 위 E에 선급금을 지급하였으나 그 무렵 기성고는 선급금에도 미치지 못하였고, 기성급 지급을 위한 절차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E이 아닌 당진G성당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책임조각사유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4. 7. 1. 위 E의 대표이사로 취임할 무렵 위 E의 부채가 과다하고 각종 재산에 대한 보전처분 및 강제집행절차가 개시되는 등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던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E에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기존 공사를 정리하는 절차와 회사의 폐업 절차를 진행하였을 뿐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을 위한 변제노력을 기울인 사정이나 근로자들과 이에 관한 협의를 하였다는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공사포기각서를 제출하고 발주자에게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직접 지급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거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 기한이 도래 한 이후 근로자들이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회사 폐업절차를 진행하였다는 것만으로는, 피고인이 근로자들이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였으나 임금 체불을 방지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
당심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① 피고인에게 금품청산의무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공사발주자인 재단법인 대전교구천주교회유지재단과 위 E 사이의 천주교대전교구 건축공사 계약서(증거기록 2권 9~28쪽) 중 공사계약특수조건 제2조에는 '당진G성당이 원활한 계약이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공사현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노임지급과 관련하여 당진G성당은 당해 공사대금에서 노임을 공제하여 근로자에게 지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당진G성당 신축공사계약의 책임자인 I은 원심법정에서 '당진G성당이 2014. 7. 1. 주식회사 E과 공사타절합의를 하면서 공사포기각서는 받았으나 직불동의서는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공판기록 61쪽)하였는바, 당진G성당과 위 E 사이에 당진G성당이 근로자들의 노임을 직접 지불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설령 당진G성당에서 근로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여도 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선급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당진G성당에게 금품청산의무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② 피고인에게 책임조각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이 사건 당시 위 E에서 당진G성당의 신축공사 현장소장으로 근무한 J은 원심법정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과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를 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공판기록 81쪽)하였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위 근로자들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여 결국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영(재판장) 최형준 최현정
각주1) 피고인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인 2016. 8. 16.자 준비서면에서 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심 판시 별지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 중 C, D 이외에 나머지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사를 확인할수 없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가 기각되어야 한다는 취지, ② 피고인이 이미 같은 내용의 사건으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5고단635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서 공소기각의 판결을 받아 이 사건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여면소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각 주장을 하였는바, 이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제기된 주장으로서 적법한 항소이유라고 볼 수 없고, 나아가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는데(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도1809 판결), 피고인의 위 주장과 같은 사실만으로는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중 C, D 이외에 나머지 근로자들의 처벌불원에 관한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할수 없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가 적용되지 않으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5고단635 사건은 임금 등 미지급의 대상인근로자들이 이 사건과 달라 이 사건이 위 사건과 동일한 사건이라고 볼 수 없어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수도 없으므로, 위 각 주장은 이유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