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들은 한국노총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Q지역본부(이하 '제1노조'라고 한다)와 체결한 임금협정의 내용과 다른 내용으로 2014. 10. 16. 민주노총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하 '제2노조'라고 한다)과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를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합의의 내용에 따르면 제2노조 소속의 노조원들은 제1노조 소속의 노조원들보다 더 적은 시간을 근무하고 더 많은 성과급을 수령할 수 있어 이 사건 합의는 제1노조 소속의 조합원들과 제2노조 소속의 조합원들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사용자의 중립의무에 위반하여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법리오해
이 사건 합의가 시청 공무원 R의 중재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이 이 사건 합의를 한 것이 자기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릇 인식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직권판단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사실란 제10행부터 제18행까지의 부분을 아래 '3.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변경된 공소사실과 관련된 범위 내에서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2014. 4. 7.경 개시된 교섭창구단일화절차에 따라 제1노조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한 후, 2014. 7. 30.경 제1노조와의 사이에 '운전기사는 운송수입금을 회사에 전액 납부하여야 하고, 1일 2교대시 교대당 월 운송수입기준액은 97,000원 × 실근무일수로 하며, 당일 소정 근로시간 내의 정상 영업으로 인하여 월 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경우 노사 6:4의 비율로 배분하여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취지로 임금협상을 체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14. 10. 16.경 교섭창구단일화절차에 참여하지 아니한 제2노조와의 사이에 '전액관리제를 시행함에 있어서 2인 1차 운행택시를 기준으로 성과급 지급을 위한 1인당 월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200만 원 내지 300만 원의 범위에서 사용자대표와 노측간의 노·사협의로 정하고, 위 기준금액을 초과한 수입금에 대하여는 사용자대표와 노측간의 노·사협의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한다'는 취지로 별지 "합의서"라는 명칭의 단체협약을 연명으로 체결하고 이후 2014. 11.경부터 수차례 사업장별로 개별교섭을 하여 후속 합의 결과에 따라 제1노조 소속 노조원과 제1노조 소속 노조원의 성과급 수령 액수에 차별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교섭대표 노동조합의 교섭권 및 단체협약 체결권을 침해하여 노동조합 운영에 지배·개입하였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변경전 공소사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노동조합의 운영에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의사로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설령 피고인들의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하더라도 자기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릇 인식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변경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들의 법정진술, 증인 R의 법정진술, 2014년 임금협정서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 정한 대로 운수종사자가 운송수입금 전액을 운송사업자에게 내고, 운수사업자로부터 월급을 받는 방법을 통상 '전액관리제'라고 부르고, 이와 달리 운수종사자가 운송수입금 중 일부로 목표 사납금을 내고 나머지는 본인들이 가져가는 방법을 통상 '사납금제'라고 부른다.
피고인들은 운송사업자이다. 피고인들이 운영하는 회사들이 소속된 S택시운송사업조합은 2014. 7. 30.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제1노조와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위 임금협정 제12조에 따르면, 운전기사는 운송수입금을 회사에 전액 납부하여야 하고, 1일 2교대시 교대당 월 운송수입기준액은 97,000원 × 실근무일수로 하며, 당일 소정 근로시간 내의 정상 영업으로 인하여 월 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경우 노사 6:4 비율로 배분하여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다만 정상 영업활동상 부득이 초과금에서 사용된 기초비용에 대하여는 성과배분 대상금액에서 제외한다.
개별의사에 따라 위 임금협정 제4조(근무시간은 1일 2교대시 1일 4시간 20분, 배차시간은 식사시간 및 휴게시간 포함 10시간)를 초과하는 임의적 운행으로 발생한 운송수입금은 관리 및 지배 불가능한 수입금으로 규정하여, 이는 근로자 자의에 따른 개인 수입으로 간주하고, 임금 및 퇴직금 산정 등 근로의 대가로 청구할 수 없다. 피고인들이 운영하는 회사들은 위와 같이 전액관리제를 시행한다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하였으나, 사업장별로 개별협의하여 변형된 내용으로 시행하였다.
제2노조는 T시청 앞에서 전액관리제 시행을 요구하는 집회를 1년 넘게 했다. T시청에서 택시 담당 사무관으로 근무하는 공무원인 R는 위와 같이 집회에서 표출된 불만을 해결하고자, 피고인들이 운영하는 회사들과 제2노조 사이에서 중재를 하여 T시청 교통국 운송주차과 사무실에서 이 사건 합의를 하도록 하였다. R는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합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규정된 전액관리제를 시행한다는 내용이므로 제1노조든 제2노조든 관계없다고 설명하였다.
이 사건 합의의 주요 내용은 피고인들이 2015. 1. 1.부터 전액관리제를 시행하고, 전액관리제를 시행함에 있어서 2인 1차 운행택시를 기준으로 성과급 지급을 위한 1인당 월 운송수입금 기준금액을 200만 원 내지 300만 원 범위에서 사용자 대표와 노측간의 노사협의로 정하며, 위 기준금액을 초과한 수입금에 대하여는 사용자대표와 노측간의 노사협의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피고인들이 2014. 7. 30. 제1노조와 체결한 임금협정과 이 사건 합의가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다른 점이 있으나, 주요 내용은 전액관리제를 시행한다는 것이어서 크게 다르지 않은 점, 전액관리제 시행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규정된 내용인 점, 피고인들은 T시청 공무원의 중재에 따라 T시청에서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였고, T시청 공무원이 피고인들에게 제1노조와 합의하든 제2노조와 합의하든 관계없다고 설명한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려는 의사로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고 이에 기하여 사업장별로 개별교섭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설사 피고인들의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하더라도, R의 말을 듣고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고 그에 따른 개별교섭을 한 것은 자기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릇 인식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벌할 수 없다.
당심의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이 노동조합의 운영에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의사로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였는지에 관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여기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는 위 가. 1)의 라)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월 운송수입금 등을 정함에 있어 노사협의를 예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합의와 앞서 위 가. 1)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은 제1노조와의 임금협정과 사이에 어떤 것이 근로자에게 더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어 피고인들이 사용자의 중립의무에 위반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노동조합의 운영에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의사로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검사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설사 피고인들의 행위가 부당노동행위라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R의 말을 듣고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고 그에 따라 개별교섭을 한 것은 자기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인식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여기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시청 공무원인 R는 원심법정에서'전액관리제가 법에 강행규정으로 정해져 있으니 제1노조와 합의서를 작성하든 제2노조와 합의서를 작성하든 관계가 없다는 생각에 제2노조와 택시회사들 사이에 중재에 나서게 되었고, 2014. 10. 16. T시청 교통국 운송주차과 사무실에서 자신과 경찰, 사측 및 노조측이 참여한 가운데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공판기록 104~105쪽)하였는바, 피고인들은 R의 적극적인 중재에 따라 제2노조와 사이에 이 사건 합의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설령 피고인들의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하더라도 자기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릇 인식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검사의 위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이 공소장 변경에 따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3항 기재와 같은바, 위 4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주문과 같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영(재판장) 최형준 최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