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8. 9. 6. 선고 2017고정1063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업무방해

주문

피고인은 무죄.

무죄판결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C공단 노동조합의 위원장이다.

피고인은 2016. 9. 22. 11:17경 위 노동조합 부위원장 D, 기획선전국장 E 등 노동조합 간부 7명과 함께 24층 경영노무처 사무실로 찾아가 방송실 관리자인 경영노무처 소속 총무부장 F의 승인이 없었음에도, E과 함께 무단으로 방송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근 다음 방송을 하고, D 등 노동조합 간부들은 방송실 출입문 밖에서 방송실 관리직원인 총무부 차장 G 등이 방송을 제지하려 한다는 이유로 약 4~5분 동안 G 등이 방송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노동조합 간부 7명과 공모하여 F 등이 관리하는 방송실에 침입함과 동시에 위력으로 방송실 관리직원들의 방송실 관리업무를 방해하였다.

2.

판단

가.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말한다.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에서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받추어야 한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6287 판결 등 참조).

나.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당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며,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취업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고, 사업장 내의 조합 활동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며 폭력과 파괴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도3044 판결 등 참조).

다.

한편 쟁의행위는 근로자가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거나 정지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이므로, 쟁의행위의 본질상 사용자의 정상업무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사용자는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고, 다만 이러한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날 때만 근로자는 업무방해죄 등 형사상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

라.

그 정당성의 요건은 쟁의행위가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고, 쟁의행위의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하며, 또 쟁의행위의 방법과 태양이 폭력 또는 파괴행위를 수반하거나 기타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도1645 판결 등 참조).

마.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점거는 적극적인 쟁의행위의 한 형태로서 그 점거의 범위가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 중 일부분이고 사용자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을 때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5204 판결 등 참조).

바.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하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자료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C공단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노조측의 동의 없는 성과연봉제 실행에 대응하여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 노조원을 상대로 한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등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에 돌입한 것으로서, 일방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인 사측의 부당함을 노조원들에게 널리 알리고, 사측과의 단체협약 현황 등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기 위하여 2016. 9. 22. 11:30에 본사건물 회의실에서 개최하던 조합원 간담회 일정을 잡았으나, 사측이 회의실 잠금장치를 함으로써 노조원들의 간담회 참여를 독려한다는 생각으로 각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기로 하고, 본사 맨 위층(28층)부터 아래층으로 내려오며 조합원들을 만나던 중 방송실을 겸하고 있는 경영노무처 사무실(24층)에 이르러 경영노무처 직원들에게 '방송좀 하겠다'는 취지로 용건을 말한 후, 방송실에 들어가 노조측 간담회 참여를 독려하는 방송을 한 것은, 그 점거의 범위가 직장 사무실시설 중 일부분이고 사용자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쟁의행위가 그 시기와 절차에서 관련 법령의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 점, 2013.경부터 노조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방송실에서 사내방송을 하곤 하던 피고인으로서는 사내방송을 할 당시에도 관행적 사용허가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그와 같은 방송을 하게 된 것으로 볼 여지가 많은 점, 그 밖에 이 사건 방송 행위의 동기나 목적, 수단이나 방법,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각 행위는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고 본다.

3.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진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