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7. 1. 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6부해1142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6. 3. 15.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에 기술연구소장으로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16. 6. 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해고를 의결하고 2016. 6. 7. 원고에게 '취업규칙 제84조 제14항의 회사나 타인에 대하여 심히 부당한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되며, 여러 명에게 다양한 언어 성희롱이 이루어짐으로 취업규칙 제95조 제2항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에 의거함.'이라는 이유로 원고를 2016. 6. 8.자로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한다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6. 7. 12.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16. 9. 8. 기각되었다. 이후 원고는 2016. 10.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2017. 1. 3. 기각되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 요지
원고는, '①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교부한 인사위원회 출석통보서, 해고통지서에는 원고가 어떠한 비위행위를 저질렀는지에 대하여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아 원고로서는 이를 알 수 없는 채로 이 사건 해고를 당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② 원고는 회사 소속 직원들에게 심히 부당한 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성희롱을 한 사실도 없다. 설령 원고의 성희롱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해고통지서에 나타나지도 않은 취업규칙 제95조를 적용하여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하였는바, 이는 위법하다. ③ 인사위원회 위원 중 2인은 원고의 상급자가 아니어서 위원의 자격이 없음에도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한 잘못이 있다. ④ 이 사건 해고는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관련법령 및 규정
▣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
사용자가 제26조에 따른 해고의 예고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명시하여 서면으로 한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통지를 한 것으로 본다.
▣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84조(징계해고의 사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징계해고한다.
회사나 타인에 대하여 심히 부당한 행위를 하였다는 인정되는 자
제95조(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
부서전환을 하기 어려운 경우 제88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직장내성희롱의 행위자를 해고할 수 있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 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각 증거, 을가 제3, 4, 7호증, 을나제 1, 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16. 5. 11. 참가인 회사로부터 보직해임의 인사발령을 받았는데, 그 인사발령서에 보직해임의 사유가 기재되어 있지는 않았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 부사장에게 '정량적인 사유(횡령, 성추행, 사업 실패, 회사 명예실추 등)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임한지 약 55일이 지난 조직장을 그렇게 쉽게 보직 해임한다는 것은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는 내용이 기재된 '연구소장 해임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 회사 인사위원회가 2016. 6. 2. 원고에게 교부한 인사위원회 출석통보서에는 '내용: 직장 내 성희롱 및 문란행위 발생 건'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는 2016. 6. 7. 인사위원회에서 인사위원들에게 '만약에 참가인 회사를 떠난다고 해도 내 인생에 정말 중요한 부분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하는 일이다.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하였는데, 인사위원인 대표이사는 '개인신상에 대한 부분이라 일일이 언급할 수 없다. 원고가 그동안의 일정과 일들을 되짚어 봐야 한다.'고 대답하였다.
참가인 회사가 2016. 6. 7. 원고에게 교부한 해고통지서에는 '1. 근거규정: 취업규칙 제84조 제14항 징계해고의 사유, 취업규칙 제95조 제2항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 2. 사유: 취업규칙 제84조 제14항의 회사나 타인에 대하여 심히 부당한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되며, 여러 명에게 다양한 언어 성희롱이 이루어짐으로 취업규칙 제95조 제2항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에 의거함.'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의 해고사유에 관한 내용이 담긴 참가인 회사 소속 직원들 작성의 진술서는 인사위원회 위원들에게만 제공되었고, 원고가 보지는 못하였다(을나 제2호증의 2, 2면).
위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에 갑 제10호증의 기재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보직해임의 인사발령서, 인사위원회 출석통보서나 해고통지서에 이 사건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던 점(단지 원고의 비위행위를 추상적 유형으로 나열하거나 원고가 위반한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데 그쳤을 뿐이다), 원고는 보직해임 당시부터 이 사건 해고에 이르기까지 거듭하여 참가인 회사에게 해고사유를 명확히 밝혀달라는 요청을 하였는데 참가인 회사로부터 이를 명확히 듣지 못한 채 이 사건 해고를 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 통보 당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거나 이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 해고에 실체적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사유 및 해고일자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심준보(재판장) 손호영 박지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