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9. 5. 22. 선고 2017구합10633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가.

피고는 철도시설의 건설 및 관리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된 공공기관이다.

나.

원고는 피고가 발주한 B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한 책임감리 업무를 위탁받은 감리업체이다 .

다.

피고는 처분사전통지 등의 절차를 거쳐 2017. 2. 23.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6개월(2017. 3. 2.부터 2017. 9. 1.까지)의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①

이 사건 처분에는 현행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이라 한다)과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국가계약법 시행령'이라 한다)이 적용되는데, 위 국가계약법령은 계약이행관련 서류의 허위제출을 입찰참가자격 제한사유에서 제외하고 있다.

②

설령 이 사건 처분에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2016. 3. 2. 법률 제14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계약법'이라 한다) 및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9. 2. 대통령령 제274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이라 한다)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검측서류 및 기성검사서류(이하 '이 사건 서류'라 한다)는 계약이행관련 서류에 불과하고, 이는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8호의 '계약에 관한 서류'에 포함되지 않는다.

③

원고는 수퍼웨지공법으로 발파하기로 한 구간에서 화약발파가 이루어진 사실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서류가 허위임을 알 수 없었다. 또한 이 사건 서류에 허위내용이 기재된 것은 촉박한 공사 일정을 맞추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에 불과하고, 이 사건 공사 품질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으며,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어떠한 차질도 발생하지 않았는바, 원고에게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

④

원고는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 감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법규위반이나 부패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특별 교육을 실시하고 서약서를 제출받는 등 예방조치를 하고 있고, 중첩적인 현장 관리체계를 구축하였으며, 사후적으로 업무개선 및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하였으므로 구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13. 11. 18. 기획재정부령 제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에 따라 면책되어야 한다.

⑤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의 존속이 불가능해지는 점, 직원들의 생계가 위협받게 되는 점, 협력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화약발파를 시행한 것은 원고가 아니라 시공사인 점, 이 사건으로 원고가 얻은 이익이 없는 점, 원고의 위반행위가 처음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원고의 ①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행정처분의 적법 여부는 그 행정처분이 행하여진 때의 법령과 사실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나(대법원 1981. 12. 8. 선고 80누412 판결 등 참조), 제재적 행정처분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위법 행위 시점의 법령과 사실관계에 따라 행정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3. 12. 13. 선고 83누383 판결, 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누63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처분은 부정당업자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으로 제재적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점, ② 구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및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이 현행 국가계약법 및 국가계약법 시행령처럼 개정된 것은 기존의 입찰참가자격제한 사유를 세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 계약이행단계에서 허위의 서류를 제출한 자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제한을 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개정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는 구 국가계약법과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에 행위시법인 구 국가계약법 및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을 적용한 것은 적법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의 ②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구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의 입법 취지는 경쟁의 공정한 집행 또는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를 해하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일정 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려는 데 있고, 이를 구체화한 것이 같은 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각 호의 규정이므로 같은 항 제8호에서 정하고 있는 '계약에 관한 서류'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가능한 한 이러한 입법 취지를 존중하여 그에 맞도록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99두3201 판결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6호는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체결 또는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를, 제10호는 '입찰·낙찰 또는 계약의 체결·이행과 관련하여 관계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자'를, 제12호는 '입찰참가를 방해하거나 낙찰자의 계약 체결 또는 그 이행을 방해한 경우'를, 제17호는 '사기 또는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계약의 체결 ・이행 과정에서 국가에 손해를 끼친 경우'를, 제1호는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부실・조잡 또는 부당하게 하거나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를, 제5호는 '계약의 이행에 있어서 안전대책을 소홀히 하여 공중에게 위해를 가한 경우 또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안전·보건조치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 등에게 사망 등 중대한 위해를 가한 경우'를 각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사유로 규정하는 등 같은 항 각 호에서 '계약의 체결 또는 이행'과 '계약의 이행'을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만일 입법자가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8호에 따른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 사유를 '계약의 체결에 관한 서류를 위조・변조하거나 부정하게 행사한 경우 또는 허위서류를 제출한 경우'에 한정할 의도였다면 그 용어를 '계약에 관한 서류'가 아닌 '계약의 체결에 관한 서류'로 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계약의 공정한 집행 또는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계약상대자가 계약의 체결에 관한 서류를 위조·변조·부정하게 행사하거나 그에 관한 허위의 서류를 제출한 경우뿐만 아니라 계약이 적정하게 이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서류를 포함한 계약에 관한 모든 서류를 위조·변조·부정행사하거나 그에 관한 허위의 서류를 제출한 경우도 위 규정에 근거하여 제재할 필요가 큰 점 등에서, 이 사건 서류 역시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8호의 계약에 관한 서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원고의 ③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다(대법원 1980. 5. 13. 선고 79누251 판결, 2000. 5. 26. 선고 98두5972 판결, 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두5177 판결 등 참조). 또한, 행정소송에서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관련된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민사나 행정소송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는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련된 민사나 행정사건에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83. 9. 13. 선고 81누324 판결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갑 제2, 6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 원고의 직원인 C, D, E, F는 각 2018. 8. 17. 서울고등법원 2018노1045호 사건에서 이 사건 공사 구간 내 화약발파 사실을 알면서도 수퍼웨지 공법으로 굴착공사를 한 것처럼 허위 내용의 검측서류 등을 작성·제출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방조, 업무상배임의 죄명으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그 무렵 확정었는바<1>, 원고는 이 사건 서류가 허위임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이 사건 처분은 원고가 계약에 관한 허위서류인 이 사건 서류를 제출하였다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부과될 수 있는 점, ㉢ 원고는 이 사건 공사가 설계도서 및 기타 관계서류의 내용대로 시공이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시공사의 기성검사 신청이 있는 경우 기성검사를 실시하는 등 검측서류 및 기성검사서류가 허위로 작성되지 않도록 할 본연의 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 감안하더라도, 원고에게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원고의 ④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가 면책사유로 주장하는 직원들을 상대로 한 사전 특별 교육, 중첩적인 업무 감시, 사후 업무개선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의 조치는 일반적인 조치에 불과하여 그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원고가 그 직원들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5)

원고의 ⑤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내지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이 경우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고,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위 처분기준에 적합하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 이 사건 공사는 고속철도 노반신설 공사로 철도 운행과 관련되어 있어 안정성이 고도로 요구되고, 그 이행 과정에서도 공정성과 적정성이 요구되는 점, ㉡ 그럼에도 원고는 화약발파로 굴착한 사실을 알면서도 수퍼웨지공법으로 공사한 것처럼 이 사건 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 이 사건 처분은 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2016. 2. 1. 기획재정부령 제5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6조 제1항 [별표 2]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기준에 따른 것으로서,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보이지 않는 점, ㉣ 이 사건 처분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서 계약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일정 기간 입찰참가를 배제함으로써 공공기관이 체결하는 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확보함과 동시에 공공기관이 입게 될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와 같은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크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모든 유리한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천석(재판장) 김재학 최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