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7. 11. 3.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7부해924호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B(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입주민의 편익도모와 공동재산 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격 없는 사단이다. 참가인은 2017. 1. 19. 입주자대표회의(명목상 인사위원회이나 실질적으로 입주자대표회의이다)를 개최하여 동대표 9명 중 7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원 찬성으로 원고를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으로 선임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7. 1. 20. 참가인과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그때부터 관리소장 업무를 수행하였다.
참가인은 2017. 3. 18. 정기 입주자대표회의 중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당시 인사위원회에는 회장 C, 감사 D, E, 이사 F과 인사위원회 구성원이 아닌 G동 동대표 H 등 총 5명이 참석하여 '원고에 대해 수습기간인 3개월만 근무하고 그 기간이 만료하는 2017. 4. 19.부로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관리소장 계약중지 안건을 의결하였다(이하 '2017. 3. 18.자 채용취소 의결'이라 한다). 위 의결 내용은 2017. 3. 20. 원고에게 통보되었다.
이후 참가인은 공인노무사로부터 관리규약 및 취업규칙상 관리사무소장의 채용취소의 경우에도 인사위원회를 통하여 결정해야 하는데 2017. 3. 18. 개최된 인사위원회에는 인사위원회 구성원이 아닌 사람이 참석하여 흠결사항이 될 수도 있다'는 자문을 받고, 원고에게도 소명의 기회를 다시 부여하고자 2017. 3. 31. 원고에게 '2017. 3. 20. 통고된 내용에 대하여 일부 동대표자 및 직원들 간의 의견을 수렴해서 동대표 인사위원회에서 상세히 재심의하기로 결정함'이라는 내용의 통지를 보냈다.
참가인은 2017. 4. 1. 원고에 대한 관리소장 채용취소 통지를 안건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당시 인사위원회에는 회장 C, 감사 D, E 총 3명이 참석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원고의 채용취소를 의결하였다(이하 '2017. 4. 1.자 채용취소 의결'이라 하고, 2017. 3. 18.자 채용취소 의결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채용취소 의결'이라 한다). 위 의결 내용은 2017. 4. 3. 원고에게 통보되었다.
원고는 2017. 6. 28.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2017부해310).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8. 21. '참가인 측 인사위원회의 2017. 4. 1.자 의결은 재적인 원의 과반수인 4명이 출석하여야 함에도 3명만 출석하여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절차상 무효이나, 참가인이 시용계약관계에 있던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해지한 데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므로 참가인 측 계약해지 자체는 유효하고 2017. 4. 19. 근로관계가 종료됨으로써 구제신청의 이익이 소멸하였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17. 9. 11.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중앙2017부해924).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11. 3. 구제신청의 이익이 인정된다는 전제 아래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하면서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1, 3, 5, 7, 8, 25, 31, 32, 35, 37, 38(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을나 1, 2, 6, 10, 11,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채용취소는 시용근로자가 아닌 정식으로 채용된 근로자에 대한 해고에 해당하는데, ① 사실상 원고가 관리사무소장으로서 한 정당한 업무 수행에 대한 참가인 측과의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한 것이어서 정당한 이유가 없고, ② 2017. 4. 1.자 채용취소 의결은 인사위원회 구성원 6인 중 과반수에 미달한 3명이 출석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지 아니한 점, 채용취소에 대한 서면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가 이 사건 각 채용취소 의결 당시 시용기간 중인 근로자였는지
관련 규정
[인정 근거] 갑 1, 을나 2
판단
관련 규정에 따르면 이 사건 근로계약상 참가인에게, 2017. 1. 20.부터 2017. 4. 19.까지 3개월의 수습기간 동안 원고가 직원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는 등의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 일정한 절차를 거쳐 원고에 대한 채용을 취소할 수 있는 권리, 즉 해약권이 유보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식 채용 이전에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와 취업규칙 제41조가 '수습 및 시용 근로자'에 대해 모두 수습기간을 둔다고 규정할 뿐, '수습'과 '시용'이라는 용어상 의미에 차이를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상 원고에게 설정된 수습기간은 시용기간을 의미한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수습 근로계약서'가 아닌 정식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기는 하였으나, 당해 근로계약서에 시용기간을 둔다는 규정이 명시되어 있는 이상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이 사건 각 채용취소 의결이 모두 이 사건 근로계약상 시용기간 중에 이루어졌음은 역수상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각 채용취소 의결 당시 시용기간 중인 근로자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채용취소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참가인이 원고의 채용을 취소함에 있어 거쳐야 하는 절차
관련 규정
[인정근거] 을나 2
취업규칙에 따르면 수습근로자의 채용취소에 관한 사항은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한다(제28조 제2호).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근로자에 해당하는데(제3조, 제7조), 이 사건 근로계약상 원고가 시용기간 중에 있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참가인이 시용기간 중의 근로자인 원고에 대해 채용취소를 하기 위해서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채용취소를 의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비록 관리사무소장의 채용이 참가인의 의결사항이기는 하나(취업규칙 제28조 제1호 단서, 제35조 제1항 단서), 수습근로자의 채용취소를 인사위원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취업규칙 제28조 제2호가 같은 조 제1호 단서와 같이 제35조 제1항 단서를 준용하고 있지 않은 점에 미루어 볼 때 참가인의 의결이 필요한 사항은 관리사무소장이 처음 채용되는 절차에 국한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문언에 부합한다.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의 채용취소 의결에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는지
먼저 2017. 3. 18.자 채용취소 의결이 2017. 4. 1.자 채용취소 의결과 별개로 원고에 대한 참가인의 채용취소 절차로서의 의미를 갖는지 본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2017. 4. 1. 인사위원회를 새로이 개최하여 재차 원고에 대한 채용취소를 의결한 참가인의 의사는 공인노무사 자문을 통해 위와 같은 2017. 3. 18.자 채용취소 의결의 절차상 하자 가능성을 인지하고 새로운 인사위원회 개최를 통해 원고에 대한 채용취소 여부를 재심의하려는 데 있었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본 근로계약체결을 거부하기 위해 거친 절차로서의 의미를 갖는 인사위원회 의결은 2017. 3. 18.자 채용취소 의결이 아니라 2017. 4. 1.자 채용취소 의결이라고 보아야 한다.
설령 2017. 3. 18.자 채용취소 의결이 2017. 4. 1.자 채용취소 의결과 독립하여 원고에 대한 참가인의 채용취소 절차로서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더라도,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2017. 3. 18.자 채용취소 의결에는 인사위원회의 구성원 자격이 없는 G동 동대표인 H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의결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결론은 자격이 없는 위원을 제외하고서도 의결정족수가 충족된다고 하더라도 인사위원회 구성 자체에 위법이 있는 이상 달라지지 않는다(대법원 1996. 6. 28. 선고 94다53716 판결 참조).
다음으로 2017. 4. 1.자 채용취소 의결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살펴본다.
2017. 4. 1.자 채용취소 의결 당시 인사위원회가 참가인 회장 1명, 감사 2명, 이사 2명, 관리사무소장인 원고로 구성되어 있었던 사실은 다툼이 없고, 당시 인사위원회에 회장 1명, 감사 2명 총 3명이 출석하여 원고의 채용취소를 의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취업규칙 제32조 제1항은 '재적인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재적인원'이란, '명부에 이름이 올라 있음'이라는 재적(在籍)의 사전적 의미를 고려할 때 인사위원회 개최일 현재 인사위원회에 적을 두고 있는 구성원을 의미한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14749 판결 참조). 취업규칙 제29조에 따르면 인사위원회는 참가인의 임원인 회장, 이사, 감사와 관리사무소장으로 구성되므로 각 구성원이 참가인의 임원 또는 관리사무소장의 지위를 상실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각 구성원이 어떠한 사유로 인하여 회의에 출석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여도 인사위원회 구성원 신분을 가지고 있는 이상 재적인원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가 취업규칙 제33조에 따라 이 사건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고용노동부 표준취업규칙 제15조(을나 9)는 '인사위원회 운영 관련 의원회의 의결사항이 특정위원에 관한 사항을 의결할 때에는 당해 위원은 그 건의 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규정은 특정 위원이 자신과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안건에 대한 의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의사 진행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의 규정일 뿐, 해당 위원을 재적인원의 계산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아니다. 달리 관계 법령이나 취업규칙에 인사위원회에서 시용근로 중인 관리사무소장에 대한 채용취소를 의결할 때 관리사무소장을 의결정족수의 기초가 되는 재적인원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을 찾아볼 수 없고, 그와 같이 해석하는 일반적인 관례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만약 시용근로자에 대한 채용취소를 의결하는 인사위원회 회의에서 채용취소 대상자가 곧 인사위원회 위원인 경우 해당 위원은 의결정족수의 기초가 되는 재적인원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한다면, 당해 근로자에게 불리한 의결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인사위원회의 의결정족수 요건이 완화되는 결과를 초래하여 부당하다.
결국 2017. 4. 1.자 채용취소 의결에는 취업규칙상 재적인원의 과반수에 미달하는 3명만이 출석하여 의결함에 따라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
소결론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채용취소에는 취업규칙이 예정한 적법한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 따라서 위 채용취소는, 채용거부 사유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서면통지가 결여되었는지 또는 채용취소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성기권(재판장) 강창효 이창환
각주1) 피고가 제출한 관리직원 취업규칙은 2017. 7. 3.자로 개정된 것이고, 이 사건에 적용되는 관리직원 취업규칙은 그와 같이 개정되기 전의 것으로 보이나, 이 사건에 적용되는 주요 규정들은 개정 전후로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당사자 역시 이에 대해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2) '사용'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취업규칙 제42조가 '시용 또는 수습원으로 채용된 자는 시용 수습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라는 규정을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용'의 오기로 보이므로 고쳐 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