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6.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4. 4. 7. 원고와의 사이에 도급인을 피고, 수급인을 원고로 하여 완주군 C 소재 다가구주택(팬션) 신축공사 중 인테리어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공사대금을 1억 6,000만 원으로 하는 인테리어공사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4. 4. 8. 원고에게 4,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원고에게 2014. 4. 9. 3,000만 원을, 2014. 5. 14.800만 원을 각 지급하고, D에게 2014. 5. 23.부터 2014. 7. 30.까지 8,200만 원을 각 지급하였다.
원고는 2014. 6. 15.경 건물 골조 및 외관공사를 마친 뒤, 2014. 7. 23.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하였으며, 위 다가구주택은 2014. 7. 16. 사용승인을 받았다.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한 이후, 원고는 D에게 내 · 외부 인테리어 공사를 맡겼다. D는 E 등에게 창호 공사 등을 하도급하여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였다. 피고는 2014. 8. 6.부터 2014. 8. 29.까지 D의 동의 아래 이 사건 공사 중 전기, 판넬, 도 배 등 공사 일부를 담당한 공사업체들에 총 40,860,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3호증, 을 제1호증, 을 제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당심 증인 D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 · 피고의 주장으로부터 도출한 이 사건의 쟁점
원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공사를 완료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4,000만 원과 원고의 동의 아래 피고가 2014. 8. 29. F에게 직접 지급한 1,500만 원은 위 공사대금에서 공제되어야 함은 자인한다. 그러나 D는 원고의 하도급업체에 불과하고 D에 대한 공사대금 직불처리에 동의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가 D에 직접 지급한 공사대금이나, 피고가 D의 동의 아래 직불처리한 공사대금은 이 사건 공사대금에서 공제되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계약에 따른 미지급 공사대금 105,000,000원[= 160,000,000원 - (40,000,000원 + 15,000,000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사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고 반박한다.
D는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이자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 전체를 위임받은 하도급업체이므로 공사대금 수령권한을 가진 대리인이거나 최소한 표현대리 법리에 의해 책임을 져야 한다.
설사 D의 대리권이나 원고의 표현대리책임이 부정된다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공사를 포기하면서 하도급업자에 대한 직불 및 D에 대한 공사대금 지급을 묵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D의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하였다.
설사 피고가 D에게 지급한 공사대금 및 D의 동의를 받고 하수급업자에게 공사대금의 지급이 원고에 대하여 변제의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472조에 의하여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있다.
위와 같은 원 · 피고의 주장에 비추어, 이 사건의 쟁점은 ① [제1 쟁점] D가 공사대금의 수령권한을 가지는지, ② [제2 쟁점] D의 수령권한이 부정되는 경우 원고가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책임을 지는지, ③ [제3 쟁점] 직불에 관한 묵시적 동의 내지 D의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한 것인지, ④ [제4 쟁점] 피고가 D의 동의 아래 직불로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이 민법 제472조에 의하여 원고에 대한 변제의 효력이 있는지 여부 등이다.
제1 쟁점에 관한 판단
우선 D의 지위에 관하여 본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3호증 및을 제5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 비추어 D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원고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갑 제4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뒤집기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가 이 사건 공사 전체를 D에게 재하도급을 주었다.
이 사건 공사 당시 원고는 이 사건 공사 전체를 D에게 재하도급을 준 사실을 피고에게 알리지 않기 위하여 D를 명목상 현장소장으로 호칭하였다.
피고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수사 당시 원고와 피고는 모두 D가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으로 일을 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D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개별 공사에 관하여 그 공사를 담당할 업체를 직접 물색하고 선정하는 등으로 공사 전체를 관리해 왔다.
건설공사에 있어서의 현장소장은 당해 건설공사의 현장에서 그 공사의 시공관리나 그 건설공사의 지휘, 감독을 하는 것으로서 당연히 공사수급인을 대리하여 도급인으로부터 공사비를 수령할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고, 수급인으로부터 공사비 수령권한을 위임받은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공사비를 수령할 권한이 발생한다(대법원 1989. 12. 12. 선고 88다카18788 판결 참조). 그러나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D의 증언만으로는 D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도급계약의 공사대금을 수령할 권한을 위임받은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D에게 공사대금의 수령권한이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2 쟁점에 관한 판단
건설회사 현장소장은 일반적으로 특정된 건설현장에서 공사의 시공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서 그의 통상적인 업무 및 권한의 범위는 그 공사의 시공에 관련된 자재 · 노무관리 외에 그에 관련된 하도급계약의 체결 및 그 공사대금지급, 공사에 투입되는 중기 등의 임대차계약체결 및 그 임대료의 지급 등에 관한 행위 등에 한정되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15조 소정의 영업의 특정한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에 대한 위임을 받은 사용인으로서 그 업무에 관한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지고 있으므로(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20884 판결,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79838 판결 등 참조), 기본대리권의 존재는 긍정되고, D가 권한을 넘은 대리행위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민법 제126조에서 말하는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의 효과를 주장하려면, 자칭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다는 의사를 명시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하거나 대리의사를 가지고 권한 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 상대방이 자칭 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고 그와 같이 믿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인바, 여기서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자칭 대리인의 대리행위가 행하여질 때 존재하는 모든 사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다7657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을 제3호증 내지 제7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D의 증언만으로는, 피고가 D에게 공사대금의 수령에 관한 대리권자임을 믿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에게 표현대리책임이 성립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3 쟁점에 관한 판단
무권대리 행위의 추인은 무권대리인에 의하여 행하여진 불확정한 행위에 관하여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직접 발생케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사표시이며, 무권대리인 또는 상대방의 동의나 승낙을 요하지 않는 단독행위로서 추인은 의사표시의 전부에 대하여 행하여져야 하고, 그 일부에 대하여 추인을 하거나 그 내용을 변경하여 추인을 하였을 경우에는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한 무효이다(대법원 1982. 1. 26. 선고 81다카549 판결 참조).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B사장님(피고) 제가 들어간 돈만 주세요. 천오백입니다. 그리고 D사장(D)하고 어떤 딜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잘 하시 고요. 제가 들어간 현금도 안 주신다면 법으로 하는게 빠르겠네요. 내일까지입니다. 제가 들어간 현금 일부는 이자 주는 겁니다. 그리고 입금해주시면 D사장 통해서 포기각서하고 계약서 보내드리지요. 잘 알아보시고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세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D의 무권대리행위 전부를 추인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와 같은 원고의 일부 추인을 피고가 동의하였다는 사정도 기록상 찾아볼 수 없으며, 이를 직불에 관한 묵시적인 의사표시로 보기도 부족하다.
따라서 무권대리의 추인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4 쟁점에 관한 판단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D의 동의 아래 하도급대금을 하수급업자들이 D가 아닌 원고로부터 하도급을 받았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위 하수급업자들이 D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것이라면, 피고가 그 하도급공사대금을 직불하였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이익을 받는 자는 D이지 원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을 제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당심 증인 D의 증언만으로는 위 하도급업자들이 원고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하수급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전제를 달리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계약에 따른 공사대금 160,000,000원 중 원고가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는 45,000,000원을 제외한 105,000,000원[= 160,000,000원 -(40,000,000원 +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의 다음날인 2015. 6.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이 사건 공사가 제대로 완공되지 아니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포기하고 철수하였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더욱이 이 사건 공사계약의 목적물인 위 다가구주택은 2014. 7. 16. 사용승인을 받았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인정금액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화(재판장) 김택형 박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