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8. 7. 4. 선고 2017나111923 판결

주문

1.

원고 및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C은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이자 제1심 공동피고 D의 배우자이며, D와 아산시 E 외 4필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를 각 1/2 지분씩 공유하고 있다.

나.

피고 C은 2013. 6. 7. 이 사건 토지 위에 건축주를 피고 C으로 하여 경량철골구조 기타지붕(판넬) 지상 2층 근린생활시설의 신축 허가를 받았다. 피고 C과 D는 같은 날 피고 회사에게 위 근린생활시설 신축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공사대금 2억 5,000만 원, 공사기간 2013. 6. 10.부터 2013. 11. 30.까지로 정하여 도급하였다. 원고는 2013. 3. 1.경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현장 근로자로서 근무하였다.

다.

원고는 2013. 10. 31. 17:00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철골 용접을 하는 피고 C을 보조하는 작업을 하였다. 피고 C은 실내 바닥으로부터 약 3m 정도 높이의 벽면에 무게 약 20kg, 길이 약 4.8m인 C형 철골을 용접하는 작업을 하였고, 원고는 피고 C의 지시에 따라 A자형 이동식 사다리 발판을 딛고 서서 위 철골의 한쪽 끝을 잡고 피고 C이 용접하는 동안 위 철골을 지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원고는 위 작업 도중 중심을 잃고 사다리와 함께 약 1~2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였고, 이로 인하여 좌측 경골 원위부 분쇄골절, 좌측 족관절 외상후 관절증 등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라.

이 사건 공사는 2013. 12.경 완료되었고, 그 신축건물에 관하여 2014. 1. 10. 피고 C과 D 명의로 각 2분의 1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 3 내지 6호증의 각 1, 2, 갑 제7호증, 갑 제8호증의 1, 2,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들의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주장

피고 C은 이 사건 사고 이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 신청을 위하여 원고의 동의를 받아 '취업 중 재해로 인한 보상은 근로기준법 제78조, 제79조에 준하기로 하고 그 외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한다)이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2013. 2. 28.자로 소급하여 작성하였는바, 이로써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부제소합의가 성립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제소합의에 위반되어 부적법하다.

나.

판단

소극적 소송요건의 하나인 부제소 합의는 합의 당사자가 처분할 권리 있는 범위 내의 것으로서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될 때 허용되며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다(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63988 판결 등 참조).

을 제4, 12호증의 각 기재, 제1심 감정인 G의 필적감정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 C으로부터 근로계약서 양식을 받아보고 인적사항 등 별도의 기재가 필요한 부분만을 적시하여 피고 C에게 문자 메세지로 알려 준 사실, 이 사건 조항은 근로계약서 제2의 자항에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 C은 원고로부터 전달받은 원고의 인적사항 등을 기재하고 원고의 서명을 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경위 및 과정, 그 내용 등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부제소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제한

가.

책임의 발생

1)

피고 회사의 책임

피고 회사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피용자인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인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의무가 있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지면으로부터 약 1~2m 정도의 높이에서 약 20kg 정도의 철골을 지지하는 보조작업을 하는 경우 철골의 무게가 상당하여 한 손만으로 쉽게 철골을 지지하기는 어려워 A자형 사다리 발판을 딛고 올라서서 두 손으로 철골을 지지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면 몸의 중심을 잃고 추락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가 위와 같은 내용의 보조작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비계 등 보다 안전한 작업발판을 제공하는 등으로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 회사는 이를 게을리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사다리 발판을 딛고 올라서서 철골을 지지하던 중 중심을 잃고 바닥에 추락하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 C의 책임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고(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등 참조),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나,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공사나 공정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여 시행하는 사업주는 위 규정에 정한 사업주로서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C은 이 사건 공사를 피고 회사에 도급하고서도 같은 공사현장에서 공사나 공정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여 원고에게 공사를 지시하였고(피고들은 제1심의 2016. 3. 23.자 준비서면에서 피고 C이 당시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지위에서 작업을 한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 주장하였다), 그 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 C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 C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책임의 제한

원고로서도 추락의 위험이 있는 사다리를 이용하여 이 사건 보조작업을 하게 되었으면 중심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작업을 하여야 하고, 비계 등 안전한 작업발판 또는 사다리의 중심을 잡아 줄 보조자를 요구하는 등으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여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원고의 잘못 역시 이 사건 사고 발생과 손해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그 비율은 위 사실관계와 함께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30%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들의 책임비율을 70%로 제한한다.

4.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일실수입

1)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사실

가)

원고의 생년월일, 성별 : H생, 남자

나)

가동 종료일 : 만 60세가 되는 2033. 8. 12.

다)

직업 및 소득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회사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면서 근무일수에 1일 급여액을 곱한 금액을 월 급여로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3. 3.부터 이 사건 사고일까지 월 300만 원(1일 10만 원)의 급여를 얻고 있었다. 또한 원고는 그 이후 가동 종료일까지 피고 회사 또는 그 유사한 업종에 종사하면서 동일한 소득을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 원고는 원고의 실제 소득이 일 15만 원으로 월 평균 420만 원이라고 주장하나, 갑 제21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노동능력상실률

좌측 족관절 유합으로 인한 관절 완전 강직으로 영구적으로 노동능력상실 30%(옥외근로자)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을 제3호증의 5, 을 제5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계산

위 인정사실과 이 법원이 평가한 사항을 기초로 하여, 이 사건 사고일 이후로서 원고가 청구하는 2015. 12. 12.부터 가동종료일인 2033. 8. 12.까지 기간 동안에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일실수입을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환산하면 아래 기재와 같이 합계 126,780,930원이 된다.

나.

책임의 제한

1)

피고들의 책임비율 : 70%

2)

계산 : 88,746,651원(126,780,930원 × 70%)

다.

공제

1)

원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해급여로 70,607,880원을 지급받았다.

2)

계산 : 18,138,771원(88,746,651원 - 70,607,880원)

[인정근거 : 다툼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위자료

1)

참작사유 : 원고의 나이, 직업, 이 사건 사고 발생 경위 및 결과, 쌍방의 과실 정도, 피고들이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상당한 금액의 돈을 지급한 점, 기타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

2)

결정금액 : 10,000,000원

마.

소결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 28,138,771원(일실수입 18,138,771원 +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3. 10. 31.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7. 9. 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 및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염원섭(재판장) 임성실 김덕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