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시설관리용역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C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 대전충남지역본부 D대학교지회의 지회장으로서 아래와 같이 합자회사 E(이하 'E'라고만 한다) 및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D대학교에서 근무하였던 자이다.
D대학교는 E와 사이에 기간을 2016. 8. 31.까지로 한 시설관리용역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는 지회장으로서 D대학교와 2015. 9. 21.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D대학교는 2016. 7. 27. 시설관리 용역업체 선정을 위해 공개제한경쟁 방식으로 입찰공고를 하였고, 피고가 2016. 8.경 입찰에 참가하여 낙찰을 받았다. 이에 D대학교는 2016. 9. 2. 피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6. 9. 1.부터 2017. 8. 31.까지로 한 시설관리용역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
D대학교는 그 무렵 피고에게 E에 소속되어 D대학교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에 대한 고용승계를 제안하였고, 피고는 이를 받아들여 2016. 9. 1. 신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근로자들 전원을 고용승계 한 후 그들로 하여금 D대학교의 시설관리업무를 담당케 하였다.
피고는 2016. 9. 1. 'D대학교 사업장(시설관리 용역)에 종사하는 직원'을 적용대상으로 하는 취업규칙을 제정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위 취업규칙 제27조는 정년을 만 60세가 되는 날로 정하고 있다. 한편, 피고가 아파트 위탁관리사업을 하기 위하여 2005. 7. 1. 제정한 기존의 취업규칙(이하 '종전 취업규칙'이라 한다)은 '피고 회사가 위탁관리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및 본사에 종사하는 직원'을 그 적용대상으로 하는데, 위 취업규칙 제27조 제1항은 관리소장을 제외한 기타 직원의 정년을만 63세가 되는 날로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합은 2016. 11. 18. 피고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정년을 추후 논의하기로 하였고(제27조 참조), D대학교와 피고 사이에 재계약이 이루어질 경우 별도의 절차 없이 단체협약, 조합원들의 임금 및 고용을 당연 승계하기로 하기로 하였다(부칙 제6조 참조).
D대학교와 피고는 이 사건 도급계약이 만료될 무렵 2017. 12. 31.까지 위 도급계약을 연장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 중 이미 만 60세의 정년이 도과한 자를 제외한 근로자들(원고 포함)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7. 9. 1.부터 2017.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7. 11. 16.경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0, 11호증, 을 제1,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취업규칙은 종전 취업규칙의 정년규정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들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에 대하여 위와 같은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은 무효이고, 원고의 정년은 종전 취업규칙에 따라 만 63세이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로 정년이 남은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단절시키는 부당한 해고이므로 무효이다.
관련법리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경우에는 근로자는 승계한 법인에서도 종전의 근로관계와 동일한 근로관계를 유지하게 되고,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거나 종전의 근로관계보다 불이익한 승계한 법인의 취업규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종전의 근로계약상 지위를 유지하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 등의 사정이 있어야 하며, 이러한 동의 등이 없는 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종전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거나 종전의 근로조건보다 불이익한 승계한 법인의 취업규칙을 적용할 수 없다. 이 경우 종전의 근로조건을 그대로 유지한 채 승계한 법인에서 근무하게 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종전의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하였는데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 위와 같은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한 취업규칙이 유효한 이상 그러한 사유의 발생만으로 그 사유발생일 또는 소정의 일자에 당연히 근로관계가 종료하고, 정년 등과 같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인한 퇴직처리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E로부터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를 그대로 승계하였는바,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도 E에 근무할 당시와 동일한 근로조건을 유지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을 제정한 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원고가 E에 근무할 당시 원고에게 적용되던 취업규칙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취업규칙으로 정한 만 60세의 정년이 E의 취업규칙상 정년에 비하여 단축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상 만 60세의 정년을 적용함에 있어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정년은 이 사건 취업규칙에 따라 만 60세 도달하는 2017. 12. 11.이고, 원고는 그 다음 날인 2017. 12. 12.자로 당연퇴직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이 사건 통지는, 원고가 조만간 정년의 도과로 인하여 당연퇴직 된다는 점을 알려줌과 동시에 이를 이유로 원고와 더 이상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피고의 의사를 표시한 것에 불과할 뿐 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 통지가 해고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아가,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을 제정하여 정년을 만 60세로 정한 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종전 취업규칙과 비교하여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대상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포함되지 않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을 제정하면서 비로소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정년을 따로 정한 것이 종전 취업규칙에 비하여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다고 할 수 없다. 즉, 사용자는 같은 사업장에 소속된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하나의 취업규칙만을 작성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근로조건, 근로형태, 직종 등의 특수성에 따라 근로자 일부에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을 작성할 수 있는 것이므로(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누15698 판결 등 참조), 현재 피고 회사는 그 적용대상을 달리하는 2개의 취업규칙을 두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위 제2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지가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임금청구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규(재판장) 강창효 차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