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9. 9. 19. 선고 2018구합10814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9. 3. 1. 임관하여 공군 제2방공유도탄여단 B대대 작통계에서 작통계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18. 9. 21. 원고의 아래와 같은 행위(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고 한다)가 각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 성군기유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근신 10일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공군방공유도탄사령부 군인항고심사위원회에 항고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18. 12. 3. 원고의 항고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처분 사유 부존재

원고가 피해자에 대하여 한 발언이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할 수 없고, 피해자에게 직접 한 말도 아니었으므로 이를 성희롱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의 병사들에 대한 발언은 성매매를 허락하고 부추길 의도에서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어법적 표현을 사용하여 이를 제재하려고 한 것이었으므로 이를 성군기유해라고 할 수 없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가 한 발언이 성희롱이나 성군기유해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는데도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사실상 직업 군인으로써 직을 유지해나가기 어렵게 된 점, 징계심의위원회에서 이 사건 처분 여부가 논의되는 기간 동안 원고가 무보직 상태에서 근무하며 소령진급대상자에서 누락된 점, 좌천성 인사로 2018. 11. 경부터 현재까지 일반적으로 임관 3년차 중위의 보직을 임관 11년차 대위인 원고가 맡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처분 사유 부존재

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처분 사유 기재와 같은 각 발언을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을 제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는 성희롱 및 성군기유해 행위에 해당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원고 및 피해자가 속한 B대대 본부는 전 간부 36명(그 중 장교는 10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조직인데, 이 사건 비위행위 이전 원고는 피해자에 대하여 호감을 가졌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표시하여 왔으므로 피해자 외의 구성원들도 원고가 피해자에 대하여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다른 군인들과 이상형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피해자는 어떠냐'라는 취지로 말하였다는 것을 다른 군인에게 전해들은 피해자가 원고에게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항의한 사실도 있다.

(2)

원고와 피해자 간에 나눈 E 및 문자 대화, 주변인의 진술 등을 보더라도 원고가 피해자에 대하여 일방적 호감을 표시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는 선배인 원고의 제안을 모두 거절하기는 어려워 직장 동료로써 적절한 수준에서 원고의 식사나 골프 제안 등 일부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2018. 5.말경 원고의 사귀자는 제안을 명시적으로 거절하였는데, 그 후 한 달 남짓한 짧은 시간 이 사건 비위행위가 이루어졌다.

(3)

이 사건 비위행위에 기재된 '남자친구가 많다는 것은 경험이 많다는 것이다', '(남자 군인의) 숙소 앞에 차를 대놓고 피해자의 차가 오는지 봐라', '데리고 논다' 등의 발언 내용은 모두 이성 간의 관계를 연상시키게 하는 것으로서, 위와 같은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 발언이 이루어진 상황, 원고가 짧은 기간 이 사건 비위행위에서 문제된 각 발언을 계속한 점 등에 비추어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고, 원고의 발언을 들은 인원들을 통해서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이 실제로 피해자에게 전달되기도 하였다.

(4)

원고의 병사들에 대한 발언은 성매매 적발을 회피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것으로서 그 자체로 반어법으로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가 반어법을 사용할 의도였다고 하더라도 제3자의 입장에서 이를 반어법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상 원고의 발언을 듣는 병사들은 원고가 제시한 방법을 사용하여 성매매 적발을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는 성군기유해 행위에 해당한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76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위에서 본 증거, 을 제3,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구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2018. 9. 20. 국방부령 제9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별표 1]의 징계 양정기준에 따르면, 비행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행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성희롱'은 해임~강등, '그 밖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은 강등~정직으로 징계하도록 되어 있고, 가장 가볍게 평가하여 비행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 각 '근신~견책'으로 징계하도록 되어 있다.

(2)

원고는 2018. 5. 15.경 이미 병사에 대한 휴가신고시 부당한 지시, 시험외출통제, 부적절한 언어사용으로 주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반성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비위행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

(3)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는 동료 군인에 대한 성희롱 및 하급자에 대한 성군기유해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장교로서의 품위를 크게 훼손시키는 행위이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 전후로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만남을 요구하여 온 점, 원고는 피해자에게 거절당한 이후 피해자가 근무하는 부서의 업무를 도와주지 말라는 등의 언행을 하며 부서간 불화를 조성한 점 등을 감안하여 보면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 충격과 수치심이 결코 가볍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4)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유리한 사정들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군 기강 확립 및 군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 확보라는 공익이 이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하여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재량 판단이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동희(재판장) 정문식 함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