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8. 11. 15. 선고 2018노1791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5월에 집행유예 1년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은, "① 피고인은 대전 동구 D에 있는 E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I(이하 'I'라 한다)의 대표이사인 J로부터 I를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I 소유인 이 사건 병원에 관하여 리모델링공사를 진행하여 용도변경 후 이를 담보로 I 명의로 대출을 받아 잔금과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고,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된 모든 권한을 피고인이 행사하기로 하였다. 피해자에게 인테리어 공사를 맡길 당시에는 H신협의 상무인 K과 사이에 이미 H신협으로부터 잔금과 공사대금을 대출을 받기로 합의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J가 계약조건을 지속적으로 변경하고 대출에 협조를 하지 않아 대출을 받지 못하였다. ②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출한 비용이 총 766,154,168원에 이르는 점에 비추어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을 충분히 지급할 수 있었다. 또한 피해자와는 인건비 등의 문제로 공사대금 정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지,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없어서 지급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인테리어 공사를 맡길 당시 공사대금의 변제능력과 변제의사가 있었다. ③ 또한 피해자는 이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금액이 2,000만 원임을 인정하고 합의를 하였으므로 편취액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에 기재된 55,296,900원이 아니라 2,000만 원이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15. 12. 5. 피해자와 "공사대금:110,000,000원, 기성금 지급시기: 2015. 12. 15.(공정부분의 70% 완료시), 준공년월일 2015. 12. 24."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병원에 대한 인테리어 공사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2015. 12. 5.경부터 2015. 12. 24.경 사이에 피고인의 계좌의 잔고는 100만 원을 초과한 적이 없었던 점, ② 피고인은 위 인테리어 공사 개시 전에 건물구조안전진단을 받을 돈조차 없어서 2015. 12. 3. 피해자로부터 350만 원을 차용한 점, ③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합계 157,381,683원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2015. 6. 15.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에 기소가 되어(2015고단273), 2016. 2. 12.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이후 항소하여 별도의 사기 사건과 병합되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위 임금 및 퇴직금을 전부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의 도산으로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체당금이 지급된 것일 뿐 피고인의 자력으로 위 체불 임금 등을 지급한 것이 아닌 점, ④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 무렵에 이미 H신협의 상무인 K과 이 사건 병원을 담보로 돈을 대출받기로 하는 합의가 되어 있었다고 주장하나, K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위 대출은 처음부터 불가능하였고, 피고인에게 이를 고지하여 주었다."는 취지로 일관하여 진술하고 있는 점, ⑤ 피고인의 주장대로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대출이 가능하였다면, 피고인은 다른 금융기관에 이 사건 병원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이 사건 이후 약 1년이 지난 시점에 이르기까지 대출을 받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 체결 무렵에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서, 피해자에게 위 공사를 맡긴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3)

또한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급해야할 공사대금은 인건비를 포함하여 약 5,000만 원인데, 이미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약 5,000만 원의 공사대금을 편취한 이상, 이후 공사대금 중 일부를 인부들에게 직접 지급하고 피해자와는 2,000만 원에 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기죄가 성립한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므로, 범죄 성립에 영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이다. 그런데 우리 형사소송법이 취하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 하에서 존중되는 제1심의 양형에 관한 고유한 영역과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을 감안하면,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함이 상당하다. 그와 같은 예외적인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제1심의 양형판단을 존중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의 양형에 관한 제반 정상을 충분히 참작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형을 정하였고, 당심에서 새롭게 고려할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병찬(재판장) 송승환 김재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