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F이 퇴직금 중간정산에 이의를 제기한 것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1일 8시간 근무제가 실질적으로 불이익한 근무형태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직원들에게 입사일자를 알려주었을 뿐 기업별 노조인 C노동조합(이하 '기업노조'라 한다)의 가입을 권유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이 기업노조의 가입을 권유하였다고 증언한 G은 F과 같은 D노동조합 E분회(이하 '산별노조 분회'라 한다)의 조합원인 L과 특별한 친분관계에 있는 자로서 그 증언 내용도 노동조합 가입원서인지 전혀 모르고 서명을 하였다는 등 상식에 부합하지 않아 이를 믿을 수 없으며, 피고인이 기업노조를 대표 노동조합으로 확정하고 기업노조와 임금협정을 체결한 것은 적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불이익 취급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의 점에 대한 판단
관련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1호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란 일반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가리킨다고 할 것이나, 조합원이 조합의 결의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서 한 노동조합의 조직적인 활동 그 자체가 아닐지라도 그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을 때에는 그 조합원의 행위를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행위로 보아야 하고(대법원 2011. 2. 24. 선고 2008다29123 판결 등 참조), 위 법조의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하고 사용자가 이를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을 주는 차별적 취급행위를 한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두25695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고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F은 2011. 2. 1. C 합자회사(이하 'C'라 한다)에 택시운전직 근로자로 입사하였고, 2014. 9. 30. 산별노조 분회에 가입하여 산별노조 분회 위원장이 되었다.
F은 2016. 9. 10. 이전까지는 C와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고 그에 따른 퇴직금 수령증에 서명을 하였다.
F은 2016. 9. 10. 피고인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피고인이 '남들 다 받는데 혼자만 왜 그러냐'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자, 같은 날 현장에서 다시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기로 의사를 번복하고, 퇴직금 수령증에 서명하였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의 강요 또는 협박 등의 사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F은 2016. 11. 20.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서 최초로 조사를 받을 때에 '회사에서 1년분 퇴직금을 정산해 준다고 하여 제가 개인택시 받으려면 3년 정도 남아 개인택시 받을 때 한꺼번에 달라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하여 '개인택시를 한 3년 정도 있으면 받아서 그때 가서 한꺼번에 다받겠다고 해가지고 그걸 거부한 적이 있어요'라고 진술한 바 있다.
F과 L은 2017. 12. 17.경 피고인에게 C에 대한 진정 등을 중지하는 조건으로 위로금조로 각 7,000만 원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2016. 12. 16.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서 조사를 받을 때 '임금과 퇴직금 중간정산 서류에 F이 싸인을 하지 않아 운행시간을 변경한 것이고, 나중에 F이 퇴직금 중간정산 서류에는 서명을 하였습니다. F이 노동조합에 가입해서라기 보다는 임금영수증을 받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 2017. 4. 13. 같은 장소에서 조사를 받을 때 'F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금년부터 받지 않고 퇴직할 시점에 일괄 수령하겠다고 거부하였고, 임금영수증을 13개월 동안 싸인해주지 않았는데 F이 말하기를 "나는 노동조합이기 때문에 싸인을 못하겠다"라고 하여서 그러면 주간 8시간 근무를 하라고 제가 한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F이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한 이의를 철회하고 퇴직금 수령증에 2016. 9. 10. 당일 바로 서명하였으므로, 피고인은 F이 중간정산에 이의를 제기하여 근무형태를 바꾸었다기 보다는 임금영수증 작성을 거부하는 데 대한 조치로 F의 근무형태를 변경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F이 퇴직금 중간정산에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이유로 F에 대한 근무형태를 변경한 것인지 여부가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 가사 입증되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들에 의하면, F이 퇴직금 중간정산에 이의를 제기한 것은 F이 3년 뒤 개인택시를 받을 때 돈을 한 번에 수령하기 위함이었다고 봄이 타당한바, 이러한 이의제기는 그 행위의 동기에 비추어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의 일환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 또는 개입으로 인한 부당노동행위의 점에 대한 판단
기업노조 가입서류를 받아 주었다는 점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노동조합의 조직에 지배·개입할 의사로 기업노조에의 가입을 권유하는 등으로 그 가입서류를 근로자들로부터 받아 주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F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가입서류를 근로자들로부터 받아 주었는지는 자신이 직접 보진 못하였고, L으로부터 전해들었을 뿐이라고 증언하였다.
H, I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기업노조 가입과 관련하여 어떠한 개입이나 관여를 한 바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2016. 10. 5.경 C 근로자들이었던 T, U, V, W, X은 위 가입서류를 작성할 당시 피고인에게 입사날짜를 물어봤을 뿐이고, 피고인이 기업노조 가입과 관련하여 어떠한 개입이나 관여를 한 바가 없다는 취지의 각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H가 2017. 1. 11. L과 통화하면서 "사모(피고인을 의미)가 한 거지, 나도 그래 갖고 그냥 쓴 거야 다 보니까."라고 말한 사실은 인정되나, L이 먼저 H에게 노동조합 가입에 이상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사모가 그렇게 하라고 그랬죠", "문제 생겨요" 등의 말을 하였는바, 이에 H가 방어적으로 위와 같이 말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G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가입서류를 갖고 와서 서명하라고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나, '서류에 노조라고 쓰여 있어서 피고인에게 내가 왜 노조에 가입하냐 그랬더니 노조가 아니라고 하여 서명하였다'고 증언하기도 하였는바, 고졸인 G이 기업노조 가입서류임을 모르고 단순히 서명하였다는 점을 믿기 어렵고, G이 증언 당일에도 L과 통화를 할 정도로 L과 친밀한 관계인 점, 피고인이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G에게만 기업노조에 가입하라고 권유할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G의 증언에 충분한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2016. 12. 16.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J이 노동조합 가입서류를 제 책상위에 놓고 가입서류를 받아 달라고 하여 받아 준 사실이 있습니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피고인이 편의상 기업노조의 가입서류를 단순 수령하였다는 의미로 보이고, 위 진술이 피고인이 노동조합의 조직에 지배·개입할 의사가 있었다는 점까지 인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기업노조를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확정하고 기업노조와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는 점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교섭창구 단일화기간 중에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기업노조를 확정하고 임금협정을 체결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와 같은 절차위반으로 인한 대표노동조합의 확정 및 임금협정의 효력 유무는 별론으로 하고, 기업노조가 과반수 노조이어서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점, 피고인이 아래 가),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절차위반을 인지하고 새로이 교섭대표 노동조합 확정절차를 진행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교섭창구 단일화기간 중에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기업노조를 확정한 사실만으로 노동조합의 운영에 지배·개입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D노동조합 M본부는 2016. 9. 21. C에 임·단협 교섭일정을 통보하였다가 그 일정을 다시 2016. 9. 26.로 변경하였고, 피고인<1>은 2016. 9. 26. 다른 노동조합의 교섭 요구 기간을 2016. 9. 26.부터 2016. 10. 3.까지로 명시하면서 산별노조 분회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였다. 기업노조는 2016. 10. 2. C에 교섭참여 요구 공문을 제출하였고, 피고인은 2016. 10. 3.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기업노조와 산별노조 분회를 확정·공고하였다. 기업노조는 2016. 10. 7. C에 확정된 노동조합 전체 조합원 31명 중 기업노조 조합원이 30명임을 이유로 과반수 노동조합임을 통보하였고, 피고인은 2016. 10. 9. 공고기간을 2016. 10. 9.부터 2016. 10. 14.까지로 정하여 기업노조를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공고하였다. 이 후 피고인은 2016. 10. 15. 기업노조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하고, 사용자측 교섭위원으로서 2016. 10. 16. 기업노조와 사이에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한편, 산별노조회는 2016. 10. 13.경 C에 '2016. 9. 21.자 교섭일정 통보는 일방적인 근로조건 변경과 관련한 교섭을 위한 것이지 교섭창구 단일화절차를 요구한 것이 아니므로 단일화절차를 폐기하여 달라'는 취지의 이의를 제기하였는바, 피고인은 2016. 10. 20. 기업노조와 산별노조 분회에게 2016. 10. 20.부터 2016. 11. 3.까지 자율적으로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결정할 것을 통보하였고, 2016. 11. 4. 기업노조는 자율적으로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협의할 수 없음과 동시에 기업노조가 과반수 노동조합임을 통보하여, 피고인은 2016. 11. 4. 공고기간을 2016. 11. 4.부터 2016. 11. 9.까지로 정하여 기업노조를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다시 공고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별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바,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위 2.항 기재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임대호(재판장) 윤성진 차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