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C병원으로부터 응급의료헬기 운영지원 사업을 도급받아 응급의료헬기 운항을 주 업무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7. 4.경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D(이하 'D 사'라 한다)로부터 E 기종 응급의료헬기 2대를 1대 당 매매대금 560만 유로에 매수하였다. 위 매매대금에는 위 응급의료헬기 1대당 조종사 5명 기초교육비, 조종사 6명 보수교육비, 정비사 2명 교육비가 포함되어 있다.
피고는 2018. 9. 17. 원고에 응급의료헬기 조종사로 입사하였다. 피고는 2018. 9. 23.부터 2018. 10. 16.까지 D 사의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와 스위스 등지에서 E 기종 응급의료헬기 조종연수를 받았다(이하 '이 사건 해외연수'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해외연수에 앞서 2018. 9. 17. 피고와 해외연수경비 반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약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18. 9. 23.부터 2018. 10. 16.까지 EMS응급헬기 관련 교육을 받기 위해 해외연수교육을 신청하였음을 확인한다.
피고는 응급헬기 해외연수 교육경비(교육비 5,700만 원, 항공권 180만 원, 숙박비 160만원, 출장비 140만원) 약 6,180만원이 지출되는 것임을 확인하며, 해외연수 교육 이후 회사에 복귀하여 근로한 날로부터 5년간 원고에 의무적으로 재직할 것을 확인한다. 재직기간 중 개인적인 사유로 인한 휴직, 병가 등 장기간 근로하지 아니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재직기간 계산 시 제외한다.
피고는 의무재직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는 경우에는 해외연수경비를 반환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반환하는 것에 동의한다.
해외연수경비 반환 방식은 총 교육경비 대비 의무재직기간 중 남은 일수에 비례·계산하여 반환하는 것에 동의한다.
제작사 교육 만료시 시험에 불합격할 때는 부기장으로 채용한다.
상기 합의한 사항에 대하여 일체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
피고는 2019. 6. 14. 원고를 퇴사한 후 F 주식회사에 입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8, 26, 2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과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피고가 이 사건 해외연수를 다녀온 후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5년의 재직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였으므로,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해외연수 교육비 5,700만 원을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은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정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해외연수 교육비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다만 그 약정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교육훈련 또는 연수를 위한 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근로자는 실제 지출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장차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취지인 경우에는 그러한 약정이 필요하다고 인정된다. 주로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와 이익을 위하여 원래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성질의 비용을 지출한 것에 불과한 정도가 아니라 근로자의 자발적 희망과 이익까지 고려하여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사용자가 대신 지출한 것으로 평가되고, 약정 근무기간 및 상환해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는 등 위와 같은 약정으로 인하여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약정까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반대로 사용자가 근로자의 교육훈련 또는 연수를 위한 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근로자는 실제 지출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장차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경우에 해당하더라도,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사용자가 대신 지출한 것으로 평가되지 않거나, 약정 근무기간 및 상환해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지 않아 실질적으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같다고 평가되는 경우라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해외연수는 원고가 C병원과 맺은 응급의료헬기 운영지원 사업 용역계약의 수행을 위하여 E 기종 헬기 조종사를 양성하려는 필요에 따라 마련된 교육으로서, 보편적인 교육훈련 또는 직업연수라기보다는 원고의 업무상 명령에 따른 출장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해외연수로 인하여 원고가 부담한 경비 중 교육비는 원고가 D 사로부터 헬기를 구매할 당시 지불한 매매대금에 이미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교육비 5,700만 원은 원고가 실제 이 사건 해외연수를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라 보기 어렵고, 위 헬기 매매계약서에서는 원고가 헬기를 인도받은 후 1년 이내에 조종사 교육받을 권리를 사용하여야 하고 헬기 인도 후 1년이 지나면 위 권리가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었는바, 원고는 위와 같은 권리 소멸이 임박하자 피고를 D 사로 보내어 교육을 받게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점, ③ 피고에게 이 사건 해외연수 참가여부 및 장소 등에 관하여 선택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④ 이 사건 해외연수 기간은 약 4주간인데 비하여 그에 대한 의무재직기간이 5년에 이르고, 원고가 반환을 구하는 교육비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기로 한 연봉을 초과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외연수 교육비는 근로자인 피고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인데 사용자인 원고가 이를 대신 지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약정 근무기간의 산정 및 상환해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약정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취지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해외연수 교육비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세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