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6. 2. 선고 2019가합106846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각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대전 도시철도 건설, 운영 등을 목적으로 지방공기업법과 대전광역시도시 철도공사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다.

나.

피고는 2018. 12. 31.까지는 각 도시철도 역사별로 역무운영 수탁자(이하 ‘역장’이라 한다)를 모집하고 각 도시철도역사 운영에 관한 사무위탁 계약(이하 합하여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역사 운영업무를 위탁해왔다. 이 사건 위탁계약 중 이 사건 관련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④

수탁자는 위탁자가 고객 편의와 역사 안전관리 등 역무 효율성 제고(매표무인화 등)를

다.

원고들은 각 역장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각 역사에서 승차권 발매, 게이트 관리, 승객 질서유지 및 선로 안전점검 등 역무 업무를 수행하였다(이하 원고들과 같이 역사에서 역무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역무원’이라 지칭한다).

라.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발표 시점인 2017. 7. 20.을 기준으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상시·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하여 정규직 전환하도록 권고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7. 7. 20.을 기준으로 역장과 근로계약 관계에 있는 역무원들에 대하여 2019. 1. 1.부터는 피고가 직접 고용하는 것으로 전환하였는데, 원고들의 경우 2017. 7. 20. 당시에는 근로계약 관계에 있지 아니하여 피고의 직접 고용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마.

이 사건 관련 법령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 제1,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 근로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소송은 당사자적격이 없어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은 이행의 소에서는 자신이 이행청구권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원고적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원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여 당사자적격 유무가 판가름되고, 원고가 실제로 이행청구권자임을 요하지 않는다(대법원 1994. 6. 14. 선고 94다14797 판결 등 참조).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3.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실질적으로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를 위해 근로하였으므로 피고와 역장들 사이 체결한 이 사건 위탁계약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이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 원고들이 수행한 피고의 역무업무는 파견법 제5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위탁계약은 정상적인 도급계약이고, 근로자파견계약이 아니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①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⑤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나.

근로자파견관계의 인정 여부

앞서 든 증거, 갑 제1, 2, 4 내지 1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직·간접적으로 구속력 있는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는 등 피고와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

피고는 역무원들에게 피고의 사내 인트라넷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사내 인트라넷(역무 커뮤니티 등)을 통해 피고가 실시하는 교육일정 및 교육훈련 결과, 주기적 역사 점검 계획 및 점검 결과, 각종 유의사항 등을 공지하였고, 피고의 직원이 수시로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구체적인 역무 업무의 처리를 역장이나 부역장, 역무원들에게 직접 지시하기도 하였다.

○

역장들은 역무실 내에 ‘역무원 근무수칙’을 게시해 두어야 하고, 원고들은 위 근무수칙에 따라 역무 업무를 수행하여야 했다(이 사건 위탁계약 제11조). 위 역무원 근무수칙은 피고가 작성한 것인데(갑 제10호증 위탁역 업무처리편람 19쪽 참조), 역무업무 전반에 관하여 역무원들이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피고는 일반적인 역무 업무 수행방법에 관하여는 ‘역무원 실무 지침서’ 및 ‘위탁역 업무처리 편람’을, 그 중 특정 영역에 관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구체적인 업무매뉴얼(갑 제13호증의 7 부정승차 단속 매뉴얼 등 참조)을 작성, 배포하여 역무원들이 업무수행을 함에 있어서 위 지침과 매뉴얼에 따르도록 하였다.

○

피고는 안전관리, 고객만족, 조직관리, 역별고유지표 등의 평가항목에 따라 매월 역사를 점검하고, 매년 역 운영종합평가를 실시하여 피고의 지침에 따라 역사가 운영되는지 여부를 평가하여 각 역사에 점수를 부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역무원들에게 포상금을 차등지급하였다.

○

이 사건 위탁계약 제31조에서는 피고가 역무 운영을 위하여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지도·감독하도록 정하고 있어 역사 운영에 관한 피고의 포괄적인 감독 권한을 규정하고 있고, 역무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도 피고의 규정을 준수하고, 피고가 정한 수탁역 운영지침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역무원들은 피고가 정한 지침, 매뉴얼 등 규정에 구속되어 피고로부터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지시를 받은 것과 같이 역무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2)

원고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

피고가 운영하는 대전도시철도 1호선은 모두 22개의 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019년도 이전까지는 정부청사역, 반석역 2개의 역(이른바 직영역)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근무하였고, 나머지 역(이른바 위탁역)에서는 원고들과 같이 역장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역무원들이 근무하여 왔다. 위 역사들에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위탁역 역무원들이 수행한 역무 업무는 실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이었다고 보인다.

○

지역별로 분산되어 위치하여야 하는 역사의 특성상 직영역 근로자들과 위탁역역무원들은 공간적으로는 분리되어 근무하였으나, 기능적으로는 피고가 운영하는 역사의 역무업무를 공동으로 수행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고, 이로써 위탁역 역무원들은 피고 소속 직영역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었다고 보인다.

○

대전광역시도시철도공사 조례는 피고의 사업으로 ‘도시철도 건설·운영, 도시철도 운영사업 및 감리사업’(제2조 제1호, 제5호)을 수행하도록 정하고 있고, 역사의 역무업무는 도시철도의 운영사업에 포함되는 것인바, 역무원들은 피고의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3)

역장이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

피고는 각 역사별로 모집한 역장들과 이 사건 위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역사별로 근무인원을 정해 두고, 피고가 정한 기준에 따라 직원을 채용하도록 하였다(이 사건 위탁계약 제4조 제2항). 역장은 근무에 따른 인력배치 및 운영에 관한 인력운영계획을 수립한 후 피고에게 제출하여야 하며, 피고가 직원의 증원 및 감원운용을 요청할 경우 이에 협조할 의무를 부담하였고(제10조 제3, 4항), 직원의 현황이나 고용계약의 체결, 해지 등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 이를 피고에게 통지하여야 했다(제17조 제5항, 제18조). 이와 같은 이 사건 위탁계약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사실상 피고가 각 역사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수에 관한 결정 권한을 행사하였고, 역장이 위와 같은 사항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피고는 각 역사별로 체결한 위탁계약에서 역사별 근무인원 및 역장에게 지급할 위탁수수료의 액수, 위탁수수료의 지급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였고(이 사건 위탁계약 제4조 제2항, 제14조 제1항), 역장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위탁수수료에서 위 지급 기준에 따라 역무원들에게 지급할 급여를 지급하였는바, 사실상 피고가 위탁역 역무원들에게 지급할 급여의 범위도 결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

피고는 역사 운영에 필요한 각종 교육을 피고 연수팀 직원을 통해 역무원들에게 직접 실시하거나(개인정보보호교육, 심폐소생술교육 등), 피고가 교육의 시기, 내용, 방법 등을 정하여 역장으로 하여금 실시하게 한 다음 교육 시행 여부에 관한 월별 체크리스트 및 역사 교육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고, 반기별로 비상대응훈련을 실시하여 평가하는 등 역무원들을 피고가 정한 통일되고 획일적인 기준으로 관리하였다.

4)

원고들이 맡은 업무가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

원고들이 맡은 역무 업무는 조원 직급의 경우 ‘게이트 근무 및 역사안전 관리, CCTV 감시 및 안내방송, 승차권 발매기 관리, 승객 질서유지 및 선로 안전점검’, 조장 직급의 경우 ‘운수수입 관리 및 승차권 관리, 승강장게이트 승객 안내 및 부정승차 단속, 역세권 현황파악, 유실물 관련업무, 사회복무요원·시설관리 용역요원 감독 및 관리, 대합실·승강장 순찰 및 안전관리, 역무일지 작성’ 등으로 구성되는데, 위 업무들이 전문적인 지식이나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업무라고 보기 어렵고, 관련 교육과 반복 수행을 통해 비교적 용이하게 습득할 수 있는 업무로 보인다.

○

직영역과 위탁역에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위탁역 역무원들이 수행한 역무업무는 실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위탁역 역무원들은 직영역 근로자들과 같이 피고가 지정한 통일된 근무복을 착용하고, 명찰을 패용한 상태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들이 맡은 업무가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된다고 보이지 않는다.

5)

역장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었는지

○

역장과 역무원이 근무하는 대전 도시철도 역사 및 비치된 시설물들은 모두 피고 공사의 설비이다.

다.

직접고용의무의 발생 여부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는 ‘사용사업주가 파견법 제5조 제1항의 근로자파견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을 위반한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 권리가 있고, 그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

원고 A이 2016. 11. 1.에, 원고 B이 2018. 2. 1.에 피고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은 역장들과 사이에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역무업무에 종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들이 종사한 역무 업무는 파견법 제5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근로자파견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파견근로를 개시한 날에 각 피고에 대하여 고용의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 대하여 2016. 11. 1.에, 원고 B에 대하여 2018. 2. 1.에 각각 위 원고들을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다.

5.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신혜영(재판장) 박서우 송현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