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10. 12. 20. B대학교 총장과 사이에 2011. 1. 1.부터 1년간 B대학교에서 초빙교원(교육대학원 강의전담교원)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고용계약을 최초로 체결하였고, 그 후 매년 재계약 평정 심사를 받은 후 1년을 계약기간으로 하여 재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이후 원고는 2015. 12.경 B대학교 총장과 사이에, 원고가 2016. 1. 1.부터 2016. 12. 31.까지 B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양교육전공 강의전담교원(초빙교원)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고용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B대학교 교육대학원장은 2016. 7. 7. 식품영양학과장 등에게 '초빙교원은 연 18학점의 강의담당을 원칙으로 하는바, 임용기간 중 책임강의 담당학점을 미충족한 초빙교원의 경우 향후 재계약이 불가하므로 각 전공에서는 초빙교원 강의담당 학점관리에 만전을 기하여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B대학교 교육대학원 행정실 C 주무관은 같은 날 원고 등에게 초빙교원은 학기당 교육대학원 2학점을 포함하여 1·2학기를 합산하여 18학점을 반드시 충족해야 하며, 이를 미충족할 경우 향후 재계약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B대학교 총장은 2016. 10. 31. B대학교 교육대학원장에게 '초빙교원 재계약 여부 확정 알림'이라는 제목으로 '초빙교원의 재계약 여부에 대하여 붙임과 같이 확정되었으니 재계약 대상자의 경우 관련 규정에 의하여 2016. 11. 16.까지 임용 제출하여 주시고, 초빙교원의 경우 연간 18학점의 강의담당을 원칙으로 하며, 책임강의 담당학점을 미충족한 초빙교원의 경우 재계약이 불가함을 알려드린다'고 통보하였는데, 원고는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B대학교 식품영양학과장 D 교수는 2016. 10. 31. 원고에게 유선으로 책임강의 담당학점 부족을 사유로 2017년 재임용이 되지 않을 것임을 통지하였고, B대학교 교육대학원 E 계장도 2016. 11. 1. 원고에게 유선으로 같은 내용을 통지하였다.
원고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B대학교 총장의 원고에 대한 2016. 10. 31.자 재임용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7. 4. 19. 원고가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서 규정하는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각급학교 교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각하하였다. 이에 원고는 대전지방법원에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과 같은 취지로 소를 각하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B대학교 학칙 및 B대학교 겸임교원 등 임용에 관한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갑 제7 내지 9호증, 갑 제13 내지 16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B대학교 총장의 2016. 12. 31.자 갱신거절(이하 '이 사건 갱신기절'이라 한다)은 의사의 통지에 불과하므로 그 무효 여부를 확인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 하더라도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갱신거절의 유효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59907 판결 등 참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갱신거절은 아래와 같은 사유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갱신거절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7. 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398,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B대학교에서 사실상 전임교원과 같은 책무를 담당하면서 전임교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았고,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은 형식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설령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을 정하여 체결된 것이라 하더라도, 원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 이 사건 갱신거절은 원고가 책임강의 학점을 채우지 못했다는 것을 이유로 하는데, 이 사건 갱신거절 이전에는 책임강의 학점이 미달한 경우에도 근로계약이 계속 갱신되어 온 점, B대학교 식품영양학과장 등이 의도적으로 원고의 수업시수를 줄여 원고로 하여금 책임강의 학점을 채우지 못하게 한 점 등에 비추어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B대학교 총장은 이 사건 갱신거절 당시 원고에게 서면으로 그 사유를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것이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갑 제4 내지 7, 10, 14 내지 16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B대학교 소속 전임교원이 아니라 교육공무원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비전임교원'에 해당하는 점, ② 원고와 B대학교 총장 사이에서는 2010. 10. 20. 최초 근로계약이 체결된 이래 1년을 단위로 근로계약이 반복 체결되어 왔고, 이 사건 근로계약 역시 2016. 1. 1.부터 2016. 12. 31.까지를 그 기간으로 정하고 있으며, 재계약 절차 등에 관하여도 별도로 정하고 있는 점, ③ 원고와 B대학교 총장은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이 종료할 때마다 1월분 보수지급액 상당을 퇴직금으로 지급하기로 하였고, 원고는 이를 수령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갱신기대권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갑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원고와 B대학교 총장 사이의 근로계약은 2011. 1. 1. 최초 체결된 이래 이 사건 갱신거절 전까지 매년 갱신되어 온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는 계약기간이 만료될 경우 소속기관장이 정하는 별도의 평가결과에 따라 재계약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 ③ 원고가 B대학교에서 담당한 업무는 상시·계속적 업무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갑 제4 내지 7, 10, 14 내지 16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갱신거절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원고가 의무적으로 담당해야 하는 책임강의 학점이 명시되어 있다. 이 사건 갱신거절 이전에는 원고가 책임강의 학점을 충족하지 못하여도 재계약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나, 이 사건 갱신거절의 경우에는 갱신거절을 하기 전에 상당한 기간을 두고 연간 책임강의 학점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재계약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알렸음에도 원고는 책임강의 학점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원고는 B대학교 식품영양학과장 등이 원고를 재계약 대상에서 배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원고의 강의시간을 줄이는 등의 불이익을 주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이 사건 갱신거절 당시 원고는 B대학교 식품영양학과의 재계약 심사평정에서도 70점에 미달하여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갱신거절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원고의 정당한 기대권을 침해하여 무효라는 취지의 이 부분 원고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 2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이 체결된 경우 기간이 만료되면 사용자의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계약관계는 당연히 종료하는 것이 원칙인 점,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 이러한 갱신거절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는 것으로 취급하기는 하나, 이는 부당해고에 준하여 그 갱신거절의 효력이 부정된다는 것이지 갱신거절이라는 행위 자체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와 동일한 것으로 변환된다는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서면으로 그 사유 등을 통지하여야만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석(재판장) 김수한 김다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