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단1883
판결선고
2020. 11. 19.
대전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디지털콘텐츠 제작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의 사내이사로서 회사 운영 및 자금집행 등 제반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B는 2017. 3.경 미래창조과학부(現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위임을 받은 피해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추진하는 'C사업'의 'D'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피해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주관기관 협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으로부터 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인 'e나라도움'상 가상계좌(계좌 명의: 한국재정정보원, 계좌 번호: E은행 F)를 통해 2017. 5. 2.경 140,000,000원, 2017. 11. 24. 60,000,000원 합계 200,000,000원을 사업비 명목으로 송금 받아 피해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을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2017. 5. 4.경 위 과제수행과 무관한 지게차 이용대금 명목으로 110,500원을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이를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7. 6. 9.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피해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을 위하여 사업비를 업무상 보관하던 중 42회에 걸쳐 합계 111,453,735원을 위 과제 수행과 무관한 용도로 소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사업비를 지급한 사실은 인정하고, 그 중 일부는 과제와 무관한 지출이어서 횡령을 인정하나 나머지 일부는 과제와 관련된 지출이어서 횡령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진술. 구체적 주장은 아래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부분 참조)
G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법인등기부등본(주식회사 B), 2차년도 사업수행계획서, 2차년도 예산총괄표, 2차년도 사업비 산정근거, C사업 협약서(2차년도), ICT기금 사업관리 지침, ICT기금사업 사업비 산정 및 정산 등에 관한 기준, 각 교부이체확인증(증거목록 순번 9, 10), 과제 수행 결과 관련 자료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2, 12, 13, 14, 15, 17, 22, 23, 24, 26, 27, 29, 31, 32, 33, 34, 35, 36, 37, 38 기재 지출(이하 '쟁점 지출'이라 한다)은, B에서 4개 국립중앙과학관에 H 제품을 납품하면서 위 과학관 측으로부터 시설 설치 등을 요청받아 지출한 돈이다.
구체적으로, B가 수행하는 과제에는 H 제품의 개발뿐만 아니라 이를 사업화하여 2017년에 3억 5,000만 원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도 포함되어 있는데, B는 위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 위 과학관으로부터 "I" 개최를 위탁받아 H, J 제품을 납품하는 한편 체험부스 설치, 행사진행요원 섭외 및 행사진행까지 수행하였다. 쟁점 지출은 체험부스의 설치비, 장비임차료, 소모품비 등과 행사진행요원 인건비, 간식비 등이다. 이처럼 쟁점 지출은 B 수행 과제에 포함되거나 과제 수행에 수반되는 지출이므로, 피고인에게는 불법영득의사가 없다.
관련 법리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예산을 집행할 직책에 있는 자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고 경비부족을 메우기 위하여 예산을 전용한 경우, 그것이 본래 책정되거나 영달되어 있어야 할 필요경비이기 때문에 일정한 절차를 거치면 그 지출이 허용될 수 있었던 때에는 그 간격을 메우기 위한 유용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바로 그 유용자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 예산의 항목유용 자체가 위법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거나 예산의 용도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는 경우에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인정된다 (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3도4570 판결 등 참조).
판단
피고인이 피고인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 제출한 자료와 앞서 거시한 증거에 의하면, B가 피해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의 협약에 따라 수행하는 사업의 목표 중에는 H/J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하여 2017년에 3억 5,000만 원 매출을 올린다는 정량적 목표가 포함된 사실(증거기록 35쪽), B는 국립대구과학관 등 각지의 과학관과 "K"계약을 체결하고 납품한 사실(피고인 제출 증 제30호), 쟁점 지출은 B가 위 과학관에서 전시 콘텐츠를 납품함과 아울러 "I" 전시행사를 수행하면서 체험부스를 설치하고 장비를 임차하며 행사진행요원을 채용하여 행사를 진행하는 데 사용된 사실, B는 피해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의 협약에 따른 사업 수행을 마치고 수행결과를 보고하였는데 피해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사업수행 자체는 정상적으로 완료되었다고 평가한 사실(증거기록 113쪽)은 인정된다.
그런데, 앞서 거시한 증거인 사업수행계획서에 따르면 2억 원의 정부지원금은 인건비 150,955,000원(근로자별로 인건비 지원금이 정해져 있음), 사무용품, 소모성물품 구입비(구입할 물품과 단가가 정해져 있음), 팸플릿 제작비, 위탁정산수수료 11,245,000원, PC기반 VR 전환용역비 28,000,000원, 국내여비 2,600,000원, 국외여비 7,200,000원(출장인원과 1일당 금액이 정해져 있음)으로 자세하게 정부지원금의 사용처를 정하고 있는 점, 정부지원금은 'e나라도움'이라는 시스템과 사업비 관리계좌를 통해 지출내역과 지출증빙을 등록하여 건별로 집행되는 점, 지원사업협약서에 의하면 비목간 예산이동은 피해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승인을 받아 협약을 변경하여야 하는 점, B는 지원금 사용에 관하여 회계기록 및 증빙서류를 보관하여야 하고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점, 사업비를 정해진 용도 외로 사용하면 협약 해약, 지원금 환수, 참여제한 등 불이익 조치를 받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소사실에 기재된 사업비는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피고인이 사업과 관련된 매출 증대를 위해 지원금을 사용하였고 설령 이것이 일정한 절차를 거치면 지출이 허용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엄격히 용도가 제한된 예산의 항목유용에 해당하므로, 불법영득의 의사는 인정된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10년 이하의 징역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 피고인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임의로 자금을 지출하여 1억 원이 넘는 지원금이 정해진 용도 외로 지출되었다.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 11,453,735원을 피해자에게 반환하였으나 1억 원의 피해는 여전히 남아 있다.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 피고인이 용도 외로 지출한 자금 합계 111,453,735원 중 피고인이 불법영득의사를 다툰 부분(쟁점 지출) 합계 약 5,300만 원은 사업계획상 정량적 사업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지출한 것으로서 사업 수행과 연관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쟁점 지출 부분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나머지 지출 부분에 관해서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벌금형을 2회 받은 것 외에는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 소정의 양형 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정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