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1. 14. 선고 2019고정1270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사문서위조

피고인은 2019. 1.경 대전 서구 B건물 C호에 있는 피고인 운영의 ‘D’ 학원에서, E가 대전지방노동청에 피고인을 상대로 퇴직금 미지급 관련 진정을 제기하자 이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기 위하여, 컴퓨터를 이용하여 강사용역계약서 파일 양식의 ‘을’ 란에 ‘성명: E, 주민등록번호: (주민등록번호 1 생략), 주소: 대전광역시 서구 F건물 G호’, ‘작성 일자’ 란에 ‘2014년 2월 24일’이라고 기재하고, 위 파일 말미에 ‘을 E’라고 입력하여 출력한 뒤, 위 E 이름 옆에 임의로 E의 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E 명의로 된 ‘강사용역계약서’ 1장을 위조하였다.

나.

위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2019. 2. 12.경 대전 서구 둔산북로90번길 34에 있는 대전지방노동청에서, 위 제1항과 같이 위조한 ‘강사용역계약서’를 그 위조 사실을 모르는 대전지방노동청 소속 근로감독관 H에게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문서인 것처럼 건네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조한 사문서를 행사하였다.

2.

판단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용역계약서(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서‘라 한다)를 위조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E의 수사기관 및 법원에서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가.

피고인은 학원 강사들이 입사 후 안정적으로 근무하는 시기에 용역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작성일자를 입사한 시점으로 소급하여 기재하여 왔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하였던 I 역시 법정에서 실제 근무를 시작한 시점으로 소급하여 용역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진술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용역계약서의 소급작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 기재된 E의 주소가 용역계약서상의 작성일자의 주소와 일치하지 아니하고, 위 작성일자로부터 수개월이 경과한 이후의 주소에 해당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위 문서가 피고인에 의하여 위조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

피고인이 E 외에도 다른 학원 강사들과 사이에 작성한 다수의 용역계약서가 존재하고, 위 각 용역계약서의 형식과 내용은 이 사건 용역계약서와 대체로 유사하다. E 역시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자신에게 근무조건에 관하여 협의한 바와 같이 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다면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다른 강사들과 마찬가지로 E와 사이에서도 이 사건 용역계약서를 작성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계약서를 위조하여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할 만한 뚜렷한 동기가 보이지 않는다. E는 위 용역계약서에 기재된 급여 및 근로조건에 따라 피고인이 운영하는 학원에서 근로하였음을 인정하였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의 조사관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E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E의 진정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면서 위 용역계약서의 존재가 근로자성의 판단 여부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위 용역계약서의 급여 및 근로조건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거나 위 용역계약서가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문서위조로 인한 형사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이 사건 용역계약서를 위조할 만한 실익이 없으므로 범행의 동기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라.

피고인의 진술과 같이 이 사건 용역계약서가 실제로 2014년 말이나 2015년 초에 작성되었다면 이는 E가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를 기준으로 비교적 오래 전에 작성되었던 문서이므로 E가 이 사건 용역계약서의 작성 여부에 대하여 분명하게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실제로 E는 2019. 2. 12.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서 피고인과 함께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조사관으로부터 “계약서 작성 및 임금조정을 어떻게 진행하였나요?”라는 질문을 받고 그에 대하여 “2014. 2. 24. 입사 당시 계약서 작성여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라고 답변하였고, 재차 조사관으로부터 “피진정인이 제출한 계약서에 대해 진술하시오”라는 질문을 받고 그에 대하여 “정확히 계약서 작성여부가 기억나지 않고, 계약서에 기재된 저의 주소가 당시 거주했던 곳이 아닌 것 같습니다(후략).”라고 진술(증거기록 88~89면)하였다. E의 위와 같은 진술내용은 이 사건 용역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용역계약서 작성 여부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바, 위와 같은 E의 진술은 이 사건 용역계약서 작성에 관한 당사자의 기억이 불분명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진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