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한의사(면허번호: B)로서 김포시 C에 소재한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한 사람이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2016고단116, 2016고단922(병합)]은 2017. 2. 1. 원고에 대하여 의료법위반죄, 사기죄, 약사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하였고(근로기준법위반의 경우 일부는 공소기각판결이 선고되었다), 쌍방이 항소(인천지방법원 2017노695호)하였다. 한편 서울동부지방법원[2014고단1787, 1994, 2045, 2309, 2665(각 병합)]은 2016. 7. 20. 원고에 대하여 사기죄, 공무 상표시무효죄를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3년의 형을 선고하였고, 원고가 항소[서울동부지방법원 2016노1194호(이송 후 사건: 인천지방법원 2017노1549호)]하였다.
위 각 항소심 사건은 2017. 5. 15. 병합되었고, 항소심법원은 2017. 7. 21. 원고의 의료법위반죄, 사기죄, 약사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 공무상표시무효죄를 유죄로 인정하여 원고에 대하여 징역 2년 6월의 형을 선고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17노695, 792(병합), 1549(병합)호]. 이에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2017. 12. 5. 상고가 기각되어(대법원 2017도12842호) 위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관련 형사사건에서 유죄로 인정된 의료법위반죄의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9. 2. 11.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로 구 의료법(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5조 제1항 제1호 및 구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2018. 8. 17. 보건복지부령 제5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별표] 제2의 가항 1)에 따라 원고의 한의사면허를 2019. 2. 22.부터 취소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관련 형사사건 기록에 나타난 이 사건 병원 운영 현황 등을 살펴보면, 원고는 주도적으로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였고, 비의료인 E에게 고용되거나 E과 동업하는 등의 의료법 위반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또한 원고는 직접 요양급여를 청구하거나 원고의 계좌로 요양급여를 지급받은 바 없으므로, 의료법 제8조 제4호 중 '형법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가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고는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또한 설령 원고의 의료법위반사실, 일부 진료비 거짓청구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이는 의료법상 자격정지사유일 뿐 면허취소사유에는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처분사유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한편 관련 형사사건은 의료법위반 등의 의료관련 범죄와 그 밖의 범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벌된 것이어서, 의료법위반죄만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관련 형사사건을 근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부당하다.
이 사건 처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 1)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처분사유 존부
살피건대, '원고가 비의료인인 E에게 고용되거나 E과 동업하여 이 사건 병원을 개설·운영함으로써 비의료인과 공모하여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행위를 하였다'는 의료법위반죄(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제33조 제2항, 형법 제30조)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관련 형사사건에서 이미 유죄로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이 사건에서 내세우는 사정들과 제출한 증거들을 살펴보더라도 위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1042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한편, ① 의료법 제8조 제4호 중 '형법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가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위반' 부분은 이 사건 처분사유가 아니며, ② 원고의 의료법위반행위가 의료법상 자격정지사유에 해당할 뿐이라는 주장은 이 사건 처분사유 존부와 무관하다].
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의료인이 될 수 없는 결격사유로 '이 법 또는 형법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를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를 들고 있고, 같은 법 제65조 제1항은 피고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여야 하는 경우로 같은 법 제8조 각호의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구 의료법령에서 면허취소의 요건으로 의료법위반 등의 의료관련 범죄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을 것만을 요구하고 있을 뿐 그 장단기에 관하여 별도의 기준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의료관련 범죄와 그 밖의 범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벌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의료관련 범죄에 대한 처단형이 금고 이상의 형임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면 의료인의 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한다는 의미임이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7두1005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이후 위 징역형의 집행 중이던 2019. 2. 11. 이 사건 처분을 한 점, ② 관련 형사사건에서 인정된 범죄 중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범죄인 의료법위반죄 부분에 대한 처단형은 징역형인 점, ③ 원고가 비의료인과 공모하여 이 사건 병원을 개설한 행위는 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제33조 제2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선고가 가능한 점, ④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은 원고의 의료법위반죄의 내용 및 경위, 법정에서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료법위반죄에 대하여도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고,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 판결에 위 범죄의 죄질이 좋지 않고 원고의 가담 범위도 중한 점이 부정적 양형요소로 기재되어 있음을더하여 보면, 의료법위반죄에 대하여만 따로 재판을 하였을 경우 벌금형이 선고되었을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의 의료법위반죄에 대한 처단형이 금고 이상의 형임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함은 분명하므로, 원고의 의료법위반행위는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1호, 제8조 제4호의 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의료법 제65조 제1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경우에는 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의 경우에는 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1호에서 '제8조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바, 그 문언 상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8조 제1호에 따른 이 사건 처분은 재량의 여지가 없는 기속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재량행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화(재판장) 최리지 양해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