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8. 27. 선고 2019구합10570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89. 11. 15.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2,000명을 고용하여 엔지니어링 활동 및 관련 사업 등을 수행하는 법인이다.

나.

참가인은 2012. 9. 1.부터 2018. 8. 31.까지 B공사와 '수하물처리시설 유지관리용역계약'을 체결하고, C공항 제1여객터미널 및 탑승동 수하물처리시설(Baggage Handling System, 이하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이라 한다)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원고들은 참가인과 사이에 아래와 같이 각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주식회사 D 등 5개사(이하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라 한다)에 고용되어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이후 원고들은 2018. 9. 1. B공사의 자회사인 'E 주식회사'의 직원으로 고용되었다.

<1>

<2>

<3>

라.

원고들은, 참가인과 이 사건 협력업체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은 근로자파견계약으로 참가인이 원고들에게 기본급, 업적급, 명절상여금을 포함한 상여금, 경영성과급, 통신비, 식대 등을 비교대상 근로자들에 비하여 적게 지급하거나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9. 4. 30. 법률 제164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 한다) 제21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라고 주장하면서 2018. 7. 30.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신청을 하였다.

마.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3. 25. 원고들은 파견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차별시정신청의 당사자 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신청을 각하하였다.

바.

원고들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9. 4.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7. 4.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 13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참가인은 B공사와의 용역계약에 따른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인적 조직 구성을 5개 업무분장으로 구분하여 각 업무분장에 맞게 별도 법인인 이 사건 협력업체들을 설립하게 한 후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각 분야별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참가인은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조직 및 인력배치 결정권을 갖고 있어 원고들에 대한 근로조건 조정 및 업무지시 등 직·간접적으로 원고들에게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였으며, 반면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독립된 사업체가 아닌 참가인에 종속된 위장계열사에 불과하여 실질적으로 노무관리 부서의 역할만을 수행하였으므로,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에는 참가인의 구체적 지휘·감독에 의한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 따라서 원고들은 구 파견법상 파견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참가인을 상대로 그 차별시정을 구할 당사자 적격이 있다.

2)

원고들은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한 교대근무조에 편재되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원고들에 대하여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임금보다 현저히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 원고들과 위 비교대상 근로자들은 모두 기술과 자격 면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하고, 업무 범위와 권한 및 책임에 있어서 차이가 없는바, 참가인이 원고들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원고들이 파견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라 함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 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갑 제5, 7, 15, 16, 19호증, 을나 제2, 6, 7, 9, 15 내지 17, 38, 39, 41, 4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과 원고들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이 구 파견법상의 파견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1)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공장자동화 및 물류시스템 설비의 유지, 관리, 보수업(D, F), 기계설비 유지, 관리, 용역업(H), 기계 및 철구조물 제작납품업(I), 물류설비 운영업(G)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참가인과는 별개로 설립되어 각각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되어 온 업체들이다.

(2)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출근, 조퇴 관리, 휴가, 휴직 등 전반적인 근태관리를 직접 수행하였으며,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권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별도의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신고하였고 별도의 노사협의회를 구성하여 운영하였으며,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이 조직한 노동조합과는 별개의 독자적인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참가인이 아닌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직접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신규채용 인원수를 확정하여 채용할 것을 지시하거나 인원교체 요청,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서 계약인원을 축소하는 방식 등으로 실질적인 채용 및 해고, 징계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참가인은 참가인과 B공사가 체결한 과업내용서에 따라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투입인원의 자격 및 경력 요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바,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참가인에게 그 투입인원 교체에 따른 보고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참가인은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따른 도급인으로서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또는 목적 달성에 부적합한 경우 등에 있어서 그 신규채용이나 인원교체 등을 제안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참가인과 이 사건 협력업체들 사이에 협의를 통하여 계약변경절차를 거쳤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참가인의 인원교체 요청 등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협력업체들 측에서 이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소속 근로자들을 각 업무내용, 설비, 근무구역에 따라 팀(조)으로 나누어 교대근무를 위한 근무편성표(조직도, 교대근무표)를 각각 작성·관리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을 수행하였는바, 이와 같이 작업인력 배치와 교대근무조의 구성 및 운영은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정하였다. 또한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각 현장에는 현장사무실이 있었고, 그 현장사무실에 현장대리인을 둠으로써 그로 하여금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감독을 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참가인이 B공사와의 관계에서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 유지관리 업무를 진행할 담당자를 지정하고 이를 관리할 권한이 있는 책임자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작업인력 배치 및 변경에 관한 권한을 직접 행사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구체적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원고가 제출한 갑 제5, 7, 15, 16, 19호증은 참가인이 위와 같은 책임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의 전체적인 유지관리 업무를 파악,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조직도, 분야별 세부 업무분장, 인원투입계획 및 현황, 비상훈련계획 등의 자료에 불과하다).

(4)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은 C공항 내 여객터미널 및 탑승동 전 구역에 걸쳐 약 88km 가량 설치되어 있는 방대한 설비로, 벨트 컨베이어, 머지 컨베이어(merge conveyor), 분류장치, 방향전환장치, 고속시스템(HSS; High Speed System) 등과 같은 기계 관련 설비, 센서나 모터제어기 등 전기 관련 설비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참가인과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의 각 구간별(여객터미널, 탑승동 등), 설비 종류별(기계, 전기, MES/ILS 등)로 특정 분야를 정하여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①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 설비 작동현황에 관한 모니터 감시 및 상황 통보 업무(F), ②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의 기계 및 전기설비 등 하드웨어에 대한 점검, 교체 및 수리 업무(기계: H, I, 전기: D, F), ③ MES/ILS 운영 업무(G) 등을 수행하였다.

반면, 참가인은 ①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의 전체적인 운영과 관련된 BOC 업무, ②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 기계·전기설비에 관한 시설개선·점검계획 수립, 설계·분석 및 기자재의 구매·조달 업무, ③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 전기제어장치인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의 점검, 최적화, PLC와 외부 기기와의 인터페이스 점검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을 계약의 목적으로 하고 있고,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협력업체들 소속 근로자들이 맡은 업무는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다고 보인다.

(5)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 운영센터인 BOC에서는 참가인 및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함께 근무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과 이 사건 협력업체들 소속 근로자들이 실질적으로 수행한 업무가 다르므로, 단순히 같은 공간에서 함께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원고들이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을 구성하여 공동 작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6)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각종 장치들이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방대한 설비로 공항시설법에 따라 B공사가 이를 소유·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으므로, 참가인이나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독립적인 설비를 보유·마련할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 또한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그 사업 운영자금 대부분을 참가인이 지급하는 도급비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독자적으로 위 도급비를 집행하고 그 자금운용에 관한 책임을 지는 이상,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사업주로서의 실체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7)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 유지관리 업무는 각 설비나 구역별로 그 운영, 점검, 수리 등에 관한 전문성·기술성이 요구되는 한편, 전체 시설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유지관리를 위하여 각 업무가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수행될 것이 요구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참가인은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 유지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한편, 하도급 운영계획을 수립하여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협력업체들로 하여금 각 개별 분야에 대한 유지관리 업무를 처리하게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 사건 수하물처리시설 유지관리 업무의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단순히 참가인의 비용절감을 위하여 설립된 위장계열사라거나 참가인의 노무관리 부서에 불과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

소결

결국 원고들은 참가인을 상대로 구 파견법에 따른 차별시정을 구할 당사자 적격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표(재판장) 이혜선 이성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