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0. 1. 1. 설립되어 상시 1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기공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년마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이라 한다)의 배전공사 입찰에 참여하여 주로 충남 N군 지역의 전기공사를 수주하여 왔고, 피고 보조참가인 (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들은 무정전 전공 또는 배전 전공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참가인들의 근로시작일과 근로관계 종료 당시 소속은 아래 표와 같다. 참가인들은 실제 소속회사의 명칭과 무관하게 원고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무하였다.
참가인 G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인들(이하 '참가인 B 등'이라 한다)은 매년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다가 2017. 1. 11.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 만료일을 2019. 1. 10.로 하는 근로계약을 각 체결하였다. 참가인 G은 2017. 12. 11.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 만료일을 2019. 12. 10.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9. 1. 11. 참가인 B 등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참가인 G과는 같은 날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이하 합하여 '이 사건 근로관계종료'라 한다).
참가인들은 2019. 3. 8.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근로관계종료에 관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5. 7. 참가인 B 등이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참가인 G은 기간제근로자라고 판단한 후, 이 사건 근로관계종료가 해고에 해당함에도 해고의 시기와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관계종료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P,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9. 6. 1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2019. 9. 17.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기각 판정을 받았다(M,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근로관계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위법이 있으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는 한전의 배전단사공사 낙찰 상황에 따라 공사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 만큼 참가인들과 근로계약을 체결·갱신하여 왔으므로, 참가인들은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기간제근로자에 해당된다.
원고는 2018. 11. 중순경부터 참가인들에게 연봉액 하향조정 협상을 시도하였으나, 참가인들은 연봉협상에 응하지 않고 무단결근하는 등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근로계약 종료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2019. 1. 10.경 합의해지 또는 기간만료로 적법하게 종료되었고, 이를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참가인 B의 경우 2018. 3. 7. 원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정년(60세)이 도과하였으므로, 2018. 3. 31.에 당연히 퇴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관련 법령
별지의 기재와 같다.
판단
참가인들의 근로형태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1998. 5. 29. 선고 98두625 판결,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등 참조).
한편,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의 시행으로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2년의 기간 내에서만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는 점, 기간제법 제4조의 입법 취지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반복갱신하여 체결하였으나 각 근로관계의 계속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때 사용자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반복갱신하여 체결하였으나 각 근로관계의 계속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는 각 근로계약이 반복갱신하여 체결된 동기와 경위, 각 근로계약의 내용, 담당 업무의 유사성, 공백기간의 길이와 발생이유, 공백기간 동안 근로자의 업무를 대체한 방식 등 관련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8 내지 을 나 제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B 등은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참가인 G은 기간제근로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는 참가인 B 등과 사이에 6년 내지 30년의 장기간동안 공백 없이 4회 내지 28회 반복적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다. 근로계약의 외형상 구체적인 소속 사업장 명칭이 변경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고가 공사를 수주받는 과정에서 원고의 필요에 따라 참가인들의 소속이 변경되었던 것에 불과하고, 원고도 참가인들이 계속하여 원고의 감독·지휘 하에 원고의 직원으로서 근로하며 원고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아 온 사실을 다투지 않고 있다.
원고가 위와 같이 참가인 B 등과 공백 없이 장기간 계약을 갱신하여 오는 동안, 각 근로계약의 시기 및 종기는 원고가 한전에서 공사를 수주한 시기, 공사 완료 시기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참가인들의 근로계약서상 계약의 해지사유로 '발주자의 공사중단 설계변경 등의 사유로 공사를 계속할 수 없을 때와 해당 공사가 종료된 경우'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실제로 계약기간의 종기보다 일찍 공사가 종료됨에 따라 계약이 해지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란 건설공사, 특정 프로그램 개발 또는 프로젝트 완수를 위한 사업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일정 기간 후 종료될 것이 명백한 사업 또는 특정한 업무에 관하여 사업 또는 업무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까지로 계약기간을 정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참조), 그런데 원고와 참가인 B 등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은 근로장소를 '전국 일대 원고가 지정하는 장소'로만 기재하였을 뿐 특정한 공사의 수행에 관하여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고, 각 근로계약이 갱신될 때마다 업무 내용과 근로조건에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특정 공사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위와 같이 참가인 B 등에 대하여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사유가 없음에도 원고의 사용기간이 총 2년을 초과하는 이상, 참가인 B 등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관계종료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라 함은 사업장에서 실제로 불리우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관계종료는 원고측이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으로 보일 뿐 참가인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근로관계의 종료로 보기 어려워 이를 해고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갑 제14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참가인들이 자발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켰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참가인 B 등은 앞서 본 것과 같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이고, 참가인 G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기간이 약 11개월 잔존한 자로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시점에 근로계약의 갱신을 불희망하거나 기간이 잔존한 근로계약의 종료를 희망할 만한 별다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원고는 2018. 11.경부터 참가인들에게 연봉액 하향조정 협상을 시도하여 왔으나 참가인들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면서 무단결근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측이 주장하는 '연봉 협상'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진 사실이 있는지, 참가인들이 이에 불응하는 취지로 무단결근을 한 사실이 있는지 등에 관하여 입증할 자료는 없다.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이후 참가인들이 원고 회사에 보관된 자격증을 반환받고 퇴직연금을 신청하였다는 사정들은 참가인들이 자발적으로 근로관계의 종료를 희망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으로 보기에 부족하다. 오히려 참가인들이 2019. 1. 14.경 항의 집회를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들이 원고의 요구에 따라 일단 자격증과 퇴직연금을 수령하였을 뿐, 근로관계의 종료를 받아들이는 의사로 그러한 행위를 하였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 B이 2018. 3. 31. 당연퇴직하였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원고의 취업규칙 제14조에 따르면 정년 이후에도 원고의 필요가 있는 경우 원고와의 합의에 의하여 촉탁직으로 근무할 수 있고, 원고가 참가인 B과 정년 이후임이 명백한 시점을 종기로 하는 근로기간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이상, 원고와 참가인 B 사이에는 정년 이후에도 계속 근무하기로 하는 합의가 존재하였다고 볼 것이어서, 참가인 B이 정년의 도과로 당연퇴직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의 적법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하여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결국 이 사건 근로관계종료는 해고 절차를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근로관계종료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아무런 위법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화(재판장) 최리지 양해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