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상시 30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경비용역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2015. 1. 1.부터 경기 안성시 D에 있는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과 보안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보안·경비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6. 3. 1. 참가인에 입사하여 E 현장 경비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원고는 “2018. 1. 26. 18:10경 E 현장에서 잠금장치로 시정된 보안팀장 F의 사무실 개인서랍을 임의로 열고 그 내부에 보관된 서류들(이하 ‘이 사건 서류들’이라 한다)을 원고의 가방에 넣어 가지고 가려다가 발각되어 미수에 그쳤다”라는 공소사실로 절도미수죄로 기소되었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8고단1094호, 이하 ‘관련사건’이라 하고, 원고가 이 사건 서류들을 가지고 나가려고 시도한 행위를 ‘이 사건 행위’라 한다).
참가인의 이사는 2018. 1. 28. 원고에게 ‘2018. 1. 29.부터 이 사건 회사의 본사로 출근할 것’을 명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고 E 현장으로 출근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미리 참가인의 이사로부터 ‘원고가 출근하면 본사로 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은 동료경비원 등에 의하여 근무를 하지 못하고 귀가하였다.
참가인은 2018. 6. 26. 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이에 인사위원회는 같은 날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을 결정하였다.
참가인은 2018. 7. 4. 원고에게 2018. 7. 5.자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 및 ‘징계의결서’를 문자메시지로 전송하였다.
참가인은 2018. 7. 5., 2018. 7. 19., 2018. 8. 3. 3차에 걸쳐 원고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2018. 8. 3. 3차 인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한 2018. 8. 9.자 해고를 결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생략>
참가인은 2018. 8. 6. 원고에게 해고통지서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으나 반송되었고, 2018. 8. 14. 해고통지서를 사진 촬영한 <생략> 파일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하였다.
관련사건 제1심법원은 2019. 1. 3. 원고의 절도미수 범죄사실에 대하여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법원은 2019. 8. 12.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고, 2019. 8. 20.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및 이에 대한 재심판정 경과
원고는 2018. 11. 7. ‘참가인의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는 신청취지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G로 구제신청(이하 ‘이 사건 구제신청’이라 한다)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 4. ‘참가인과 E 사이의 보안도급계약이 종료되어 원직복직이 불가능하므로 구제이익이 없다’는 취지의 이유를 들어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9. 2. 8.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4. 10. ‘원고는 관련 기간제법 규정에 따라 참가인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되었으므로 구제신청의 이익은 존재하나,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가 적법하므로 정당하다’라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참가인의 취업규칙은 다음과 같다.
<생략>
[인정근거] 갑 제1, 4, 7호증, 을가 제1 내지 5호증, 을나 제1, 4, 6,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에 대한 관련사건은 무죄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징계절차의 하자
참가인은 원고의 변경된 주소지를 알고 있음에도 고의로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변경 전 주소지로 송달하여 원고로 하여금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할 기회를 박탈하였고, 해고통지도 서면으로 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그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판단
이 사건 징계사유의 존부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9조 제13호는 ‘허가 없이 회사의 물품을 반출하거나 반출하려고 한 때’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반출’이란 물품을 보관 장소 외부로 내보내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불법영득의사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절취’와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서류들은 E, 참가인의 보안과 관련된 내용의 문서들로 별도의 잠금장치가 있는 서랍에 보관되어 있었던 사실, 잠금장치의 관리자는 원고가 아닌 F 팀장인 사실, 원고가 E과 참가인의 허락 없이 이 사건 서류들이 들어 있는 서랍의 잠금장치를 임의로 열고 그 안에 있던 이 사건 서류들을 꺼내어 원고의 가방에 넣어 외부로 가지고 나가려다 발각된 사실, 원고는 관련사건 재판 과정에서 ‘참가인과의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하여 서류를 복사한 후 원래 있던 곳에 두려고 하였을 뿐 이를 영득할 의사가 없었다’라고 주장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서류들을 임의로 꺼내어 보관장소 외부로 가지고 나가려고 시도한 사실은 인정되고, 이는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9조 제13항에서 정하는 징계사유인 ‘허가 없이 회사의 물품을 반출하려고 한 때’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해고사유는 인정된다.
한편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을가 제6호증, 을나 제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동료 경비원들 및 고객들과 수 차례 마찰을 빚고, 동료 경비원들에게 업무를 태만히 하도록 유도하는 언동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9조 제9호에서 정하는 징계사유인 ‘회사의 명예 또는 신용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해고사유도 인정된다.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
근로자를 징계함에 있어서는 사전에 징계대상자에게 이를 통지하여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등에 징계절차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사전에 통고하거나 변명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명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징계를 하였다 하여 이것만 가지고서는 그 징계를 당연무효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775 판결, 대법원 1992. 10. 9. 선고 91다14406 판결, 대법원 1993. 7. 13. 선고 92다42774 판결 등 참조). 한편 징계위원회가 징계혐의자에게 징계위원회의 출석통지서를 송부하여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려고 하였음에도 징계혐의자가 진술권을 포기하거나 출석통지서의 수령을 거부하여 진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게 되는 경우 징계위원회가 그 후에는 징계혐의자에게 징계위원회에의 출석통지를 할 필요 없이 서면심사만으로 징계의결할 수 있다(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누14851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여기서 ‘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이메일 등 전자문서와는 구별되지만,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3조는 “이 법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출력이 즉시 가능한 상태의 전자문서는 사실상 종이 형태의 서면과 다를 바 없고 저장과 보관에서 지속성이나 정확성이 더 보장될 수도 있는 점, 이메일(e-mail)의 형식과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의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이메일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등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면, 단지 이메일 등 전자문서에 의한 통지라는 이유만으로 서면에 의한 통지가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가 이메일을 수신하는 등으로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도 해고사유 등을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 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등 참조).
을가 제1 내지 5호증, 을나 제10,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71조는 징계대상자에 대한 인사위원회 소명 기회 부여를 임의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 참가인이 2018. 6. 25. 원고에게 ‘경기도 안성시 H아파트 I호’로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발송하였으나 반송된 사실, 이에 2018. 7. 4. 참가인 소속의 J 이사가 문자메시지로 원고에게 출석통지서 및 직원징계결의서 사진을 전송한 후 K 감사가 원고에게 전화하여 바뀐 주소를 알려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알려주지 않은 사실, 위 통화 당시 원고는 이 사건 행위가 징계사유임을 인지하고 있었고, J이 전송한 징계결의서를 받았다는 취지로 대화한 사실, 참가인이 다시 위 주소로 2018. 7. 10. 및 2018. 7. 23. 각 출석통지서를 발송하였으나 모두 반송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당초 참가인의 취업규칙이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 소명기회 부여를 임의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 인사위원회가 원고의 출석 없이 개최되었더라도 위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출석통지서를 교부하려 하였음에도 원고가 주소를 알려주지 않아 이를 거부함으로써 스스로 소명기회를 포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원고는 참가인 소속의 L 상무에게 이사 사실을 알렸으므로 참가인이 새로운 주소를 알고 있었을 것임에도 고의로 이전 주소로 출석통지서를 보냈다고 주장하나, 설령 L이 새로운 주소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곧바로 참가인이 원고의 새로운 주소를 알게 되었다고 볼 수는 없고, 위 통화 내용에 의하면 참가인은 2018. 7. 4. 무렵 여전히 원고의 새로운 주소를 모르는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인사위원회 절차와 관련하여 이 사건 징계절차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앞서 든 증거들과 을나 제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J이 2018. 8. 10.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서 원고를 만나 해고통지서를 직접 전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측에서 2018. 8. 6. 발송한 해고통지서가 반송되자 이를 촬영한 <생략> 파일을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로 전송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는 서면으로 작성된 해고통지서를 사진촬영한 것으로서 원고가 참가인의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등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서면에 의한 통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효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해고통지와 관련하여 이 사건 징계절차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다만,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증거들과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에 비추어 그 비위행위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사건 행위는 E이 대외비로 취급하는 공장설계도, 시설배치도 등이 포함된 중요 문서를 반출하려고 한 것이다. 원고가 이 사건 문서들을 복사한 후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려고 하였다고는 하나, 이 사건 문서들에 위와 같이 E의 보안과 관련된 중요 정보들이 포함된 이상 원고가 문서를 복사하여 거기에 담긴 정보를 지득한 것만으로도(더 나아가 원고는 향후 자신과 관련된 다른 소송에 위 사본문서를 제출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E의 보안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할 것이고, 참가인이 E으로부터 보안․경비 업무를 도급받아 수행하고 있어 ‘보안관리’가 매우 중요하였던 이상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참가인과 E 사이의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는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문서들을 복사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소송 등에 대비하려고 하였다고 주장하나, 개인적인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하여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문서 관리자의 서랍 열쇠를 임의로 가지고 간 후 시정장치를 열고 문서를 반출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원고가 다른 동료 경비원들에게 업무를 태만히 할 것을 종용하거나 고객들과 잦은 마찰을 일으키는 것은 참가인의 대내․외적 신용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그러한 행위가 일회적이 아니라 상당한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계속되어 온 이상 참가인의 복무질서와 대외적 신용도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화(재판장) 최리지 양해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