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9. 10. 24. 선고 2019나100637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사업시설 유지관리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천안시로부터 2011. 6.경부터 2016. 6.경까지 천안시 동남구 C 일원(D시설내)에 있는 E 처리시설(이하 '이 사건 처리시설'이라 한다)에 대한 경영을 위탁받아 이를 운영하였다.

나.

피고의 이 사건 처리시설의 운영을 위한 조직으로는 운영소장과 운영팀장의 산하에 3개의 운전팀(운전팀장 1인과 운전원 3인으로 구성)과 1개의 공무반(공무반장 1인과 공무팀원 2인으로 구성)이 있고, 운영소장과 운영팀장, 공무반은 주간에 근무하며, 3개의 운전팀은 3조 2교대 근무로, 9일 단위로 주간(07:00부터 18:00까지) 3일 근무, 2일 휴무, 야간(18:00부터 익일 07:00까지) 3일 근무, 1일 휴무의 주기로 1개월에 약 20일간을 근무하였다.

다.

원고는 2012. 7. 11.경 피고의 운전팀에 입사하여 운전원 또는 운전팀장으로 약 3년 11개월 근무 후 2016. 6. 1. 퇴직하였다.

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3. 4. 23.과 2016. 4. 7. 각 작성된 근로계약서(갑 제18호증, 갑 제42호증의 1, 을 제4호증, 이하 이에 따른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에는 다음과 같이 포괄임금약정이 기재되어 있고, 피고는 원고의 근로기간 동안 원고에게 위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기본급과 제 수당을 합한 일정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지급하였으며, 피고가 다른 운전팀장, 운전원과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도 같은 취지로 포괄임금약정이 기재되어 있다.

마.

피고의 취업규칙 제54조는 '임금(포괄산정 임금제 적용)'이라는 제목 하에 '직원의 임금은 연봉제로 하며 연봉에는 교대근무시의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휴가 근로수당 등 제수당이 포함된 것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2012. 9. 24. 피고의 취업규칙 회람결과서에 서명하였다.

바.

피고의 대표이사 F는 2017. 10. 16.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2017년 형제26561호)으로부터 원고 등 퇴직근로자 4명의 연장·야간근로수당 합계 63,861,391원 및 퇴직금 차액 합계 10,299,594원을 당사자 사이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각각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한편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2017년 형제10500호)은 2017년경 G 등 퇴직근로자 6명의 연장·야간근로수당 합계 64,618,019원 및 G 등 퇴직근로자 4명의 퇴직금 차액 합계 5,903,163원을 당사자 사이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각각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공소사실로 F를 기소하였으나,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2018고정15호)은 2018. 6. 21. F에 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대전지방법원(2018노1856호)은 2019. 4. 3. 항소기각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9. 4. 11.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4호증의 1, 갑 제18호증, 갑 제42호증의 1 내지 3, 을 제2, 3, 5, 7, 10, 12, 13,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기본급, 수당 등의 항목이 급여명세서에 기재된 기본급, 수당 등의 항목과 일치하지 않아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담당한 업무가 감시·단속적 업무로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했다고 하더라도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연장·야간근로수당과 포괄임금에 포함되어 지급된 정액의 수당과의 차액 상당의 임금 및 이러한 차액에 따라 추가로 발생하는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

피고

피고가 원고에게 포괄임금약정에 따른 포괄임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추가로 지급할 돈은 없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근로자가 실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나, 근로시간·근무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고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근로자의 승낙 하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지급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한편,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됨을 전제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근로기준법상의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포괄임금으로 지급하려는 것이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것은 아니므로,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그러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참조).

다.

포괄임금약정의 성립

원고가 입사할 당시 작성한 근로계약서가 제출되지는 아니하였으나,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제가 명시되어 있는 점, ② 원고가 입사할 당시부터 피고의 취업규칙 제54조는 포괄임금제를 규정하고 있었고, 원고도 입사 후 위 취업규칙 회람결과서에 서명하여 이를 확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후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약정한 기본급과 제 수당을 합한 일정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지급받았던 점, ④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기본급, 수당 등의 항목이 원고의 매월 급여명세서에 기재된 기본급, 수당 등의 항목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월 급여액에 차이가 없는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포괄임금약정에 따른 월 급여액을 지급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점(피고는 원고에 대한 소득세 부과대상 금액을 줄이기 위하여 근로자들과의 합의 하에 이를 전용하여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등을 종합해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된다.

라.

포괄임금약정의 유효성

위와 같은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한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1)

갑 제10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운전팀에 소속된 운전원들은 운전팀장을 보조하면서 순찰업무를 주로 담당하였는데, 순찰업무는 이 사건 처리시설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온도와 수치 등을 확인하여 이를 무전으로 운전팀장에게 보고하며 순찰을 마친 후 대기실에서 업무일지를 작성하는 업무로서, 매 시간마다 10분 내지 20분 정도 순찰이 이루어졌고, 최초 교대근무를 시작한 시점에는 운전원 3인이 각자 구역을 순찰하였으나, 이후 각 운전팀 별로 자체적으로 순번을 정하여 운전원 1명이 순찰 업무를 수행하고 나머지 운전원 2인은 대기실에서 대기하였으므로, 결과적으로 운전원이 3시간에 1번 정도 10분 내지 20분간 순찰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처리시설은 기본적으로 자동화되어 있는 시설로서, 운전원의 업무는 자동화된 시스템에 따라 운전되고 있는 이 사건 처리시설의 이상 유무 및 경고 등을 확인하여 이를 관리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운전원은 순찰업무를 수행하던 중 이 사건 처리시설을 점검하여 윤활유를 공급하는 등의 간단한 정비작업을 하기도 하였으나, 이 사건 처리시설에 이상이 있는 경우 운전팀장에게 보고하여 공무팀으로 하여금 이를 수리하도록 하였는데, 공무팀으로 하여금 이를 수리하도록 하는 경우는 피고의 운전원이었던 H의 근무기간인 2012. 8. 27.부터 2016. 6. 1.까지 사이에 10회 정도로 많지 않았다.

④

이 사건 처리시설에서 생산된 하수슬러지를 운반하기 위하여 2일에 1회 정도 운반차량이 출입하였는데, 운전원들이 그 운반을 위한 작업을 일부 담당하기도 하였다.

⑤

운전원이 순찰업무를 하지 않고 대기실에 있던 시간 동안은 이 사건 처리시설에 이상이 발견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기실에서 대기하는 외에 별도로 부여된 업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⑥

운전팀장은 순찰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순찰업무를 수행하는 운전원으로부터 무전으로 온도와 수치 등을 보고받아 일지에 기재하고, 운전실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기계를 운전하는 업무를 담당하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운전원에게 무전으로 연락하여 이를 정비하도록 하거나 공무팀으로 하여금 이를 수리하도록 전달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⑦

근무시간으로 지정된 시간 동안 운전팀장이 운전실에서 기계 운전을 담당하기는 하나, 항시 기계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고 자동화되어 운전되는 이 사건 처리시설의 정상적인 작동을 감시하는 업무가 주된 업무로 보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⑧

천안시는 피고로 하여금 운영인력(총괄책임자 포함) 21명을 확보하여 24시간 운전 및 운영하도록 과업지시를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일정 수 이상의 근로자를 상시 채용하고 감시·단속적 근무형태를 유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보면,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운전원 또는 운전팀장으로 근무한 기간동안 담당한 업무는 그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신체적·정신적 긴장 정도가 크지 않은 감시·단속적 업무에 해당하여 정확한 실근로시간의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된다.

2)

나아가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3조 2교대 근무에 따라 9일 단위로 72시간을 근무하여 1개월에 약 240시간(30일 기준)이 근무시간에 해당한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와 같은 근로형태의 특수성 때문에 근로기준법상의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시간외 근로와 야간 및 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되는 반면, 그 근무의 강도는 이 사건 처리시설의 이상 유무 등에 따라 격차가 커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피고가 그 근로자들과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운전원 또는 운전팀장으로서의 업무형태와 업무강도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실제 수령한 월 급여액이 부당하게 낮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포괄임금약정은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지 않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된다.

3)

따라서 위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고, 위 포괄임금약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덕(재판장) 곽희경 송승환

각주1) 다만 계약기간, 급여 및 수당의 액수는 2016. 4. 7. 체결된 근로계약서를 기준으로 판시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