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항소이유 요지
근로감독관의 현장점검 당시 촬영된 사진 등에 의하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 A 주식회사의 작업장에서 밴드포장기계 체인부에 안전덮개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진 사실과 근로자의 추락위험이 있는 외품 3, 4실 내 자재보관소 상단부에 안전난간이 설치되지 아니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원심은 수리 중인 상태에서 위 체인부의 안전덮개가 일시적으로 벗겨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거나 위 자재보관소 상단부에 이미 안전대가 설치되어 있었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B
피고인은 세종특별자치시 C 소재 A 주식회사의 품질경영부 실장으로서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안전보건상의 업무를 관리할 책임이 있는 자이다.
피고인은 2017. 6. 13. 위 사업장에 대하여 실시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의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감독 결과, 아래 항목에 해당하는 안전상의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였다.
사업주는 기계의 원동기·회전축·기어·풀리·플라이휠·벨트 및 체인 등 근로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부위에 덮개·울·슬리브 및 건널다리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업장 내에서 사용하는 밴드포장기계(2대) 체인부에 접촉에 의한 사고위험이 있음에도 해당 부위에 덮개를 설치하는 등의 위험 방지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7조 제1항].
사업주는 근로자가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이하 “난간등”이라 한다)의 방호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3조 제1항].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외품 3, 4실 내 자재 등을 보관하는 상단부에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등의 추락방지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A 주식회사
피고인은 세종특별자치시 C에 본사를 두고 1997. 3. 20. 설립된 법인으로, 상시 근로자 약 40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운영하는 법인인 사업주이다.
피고인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행위하는 B의 전항 기재 내용과 같이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근거로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이를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안전덮개 미설치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당시 피고인 A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의 사업장 내에서 작업에 사용되고 있던 밴드포장기계체인부에 안전덮개가 설치되지 아니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근로감독관의 점검 당시 촬영된 사진(증거기록 280쪽)에 의하면, 그 당시 피고인 회사의 사업장 내 밴드포장기계의 체인부에 안전덮개가 설치되지 아니하였고, 위 기계 옆에 근로자가 앉아 있었던 사실이 확인되며, 피고인 회사는 2017. 7. 12. 그로 인하여 대전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해당 기계의 체인부에 안전덮개를 설치하라’는 등의 내용으로 시정명령을 받았다(증거기록 31쪽). 그런데 피고인 회사는 2017. 7. 17. 위 시정명령에 대한 의견서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하면서 ‘위 기계의 점검을 위하여 기계를 작동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안전덮개를 벗긴 것에 불과하고, 평소에는 체인부에 안전덮개가 설치된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졌다’라고 주장하였다(증거기록 34쪽). 위 사진에 의하더라도 그 촬영 당시 해당 기계는 작동되고 있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해당 기계의 다른 체인부(위 사진상 안전덮개가 설치되지 않은 부분의 좌측 하단 부분)에는 안전덮개가 설치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수긍할 수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위 주장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사건 당시 피고인 회사에 대한 점검을 담당하였던 근로감독관인 E는 원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점검 당시 안전덮개가 설치되지 아니한 밴드포장기계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그 당시 위 기계에 안전덮개가 설치되지 아니하였던 이유를 피고인 회사의 직원들에게 확인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시간이 오래 지나서 구체적인 상황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하였고, 당심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하여 “해당 기계 옆에 근로자가 앉아 있었기 때문에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피고인 회사 측에서 안전덮개 미설치에 관하여는 별다른 소명을 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상황은 오래 전 일이라서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E의 위 진술만으로는 고용노동당국에 의하여 ‘안전덮개가 설치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실제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는지, 적발 당시 안전덮개가 설치되지 아니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하여 구체적인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그와 같은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제출되어 있지 않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근로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기계의 체인부에 안전덮개를 설치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인데, 이 사건 당시 위 기계의 체인부에 안전덮개가 설치되지 아니한 구체적인 경위에 관하여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수리 등을 위해 안전덮개가 설치된 기계의 운전을 정지한 상태에서 해당 부분의 안전덮개를 일시적으로 벗겨놓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바, 피고인들이 기계의 운전정지 시에 준수하여야 할 방호조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1>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7조 제1항이 정한 안전덮개 설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안전난간 미설치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자재 보관소 상단부(이하 ‘이 사건 선반’이라 한다)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3조 제1항에 따라 안전난간을 설치할 의무가 있는 작업발판 등에 해당한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공소장에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3조 제1항을 위반한 행위’라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이 사건 선반이 위 조항의 적용대상이 되는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작업발판은 ‘기계·설비의 작업 또는 조작 부분이 그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키 등 신체조건에 비하여 지나치게 높은 경우에 설치하는 발판’을 의미하고(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9조 참조), 통로는 그 문언상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길’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사건 선반은 주로 자재를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곳으로, 이 사건 당시 근로자들이 주로 이 사건 선반 앞에 발판을 놓고 보관되어 있는 자재를 꺼내는 작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근로자가 올라갈 수 있는 곳이라는 등의 검사가 주장하는 사정<2>만으로는 이 사건 선반이 위 조항이 정한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선반이 근로자가 올라갈 경우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로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 이전부터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가 설치되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되므로(증거기록 45쪽 참조),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선반에 관하여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2조 또는 제44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검사는 ‘피고인 회사가 설치한 안전대만으로는 사각지대가 발생하여 근로자들의 안전을 충분히 담보하지 못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 규칙 조항들이 추락위험이 있는 곳에 설치하여야 할 안전대의 규격, 기준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아니한 이상, 검사가 위와 같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이 위 규칙 조항들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들은 2013. 10. 24.경과 2015. 3. 30.경 실시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의 점검 당시에는 이 사건 선반이 안전난간 미설치를 이유로 적발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원심에서 위와 같은 각 점검 당시 교부받았던 시정명령서 등을 제출하였다. 위 시정명령서 등에 의하면 피고인 회사가 그 당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이 사건 선반에 관하여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아니하여 추락방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안전난간을 설치하라’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받지 아니하였던 사실이 인정되고, 2015. 3. 30.경 실시된 안전점검 이후에 피고인 회사에게 이 사건 선반에 관하여 안전난간을 설치할 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변경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재국(재판장) 박효송 이원진
각주1)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92조 제2항은 사업주가 공작기계 등의 정비 등을 위해 기계의 운전을 정지한 경우에 다른 사람이 그 기계를 운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방호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당시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 위와 같은 방호조치의무위반에 관하여 조사가 이루어지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각주2) 이는 위 ①에서 살펴본 ‘작업발판’과 ‘통로’ 중 어느 하나로 볼 수 있는 사정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