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판시 제1의 가.항, 제3항 기재 각 죄에 대하여 징역 3월에, 판시 제1의 나.항, 제2항 기재 각 죄에 대하여 징역 3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양형부당)
사실오인(각 사기의 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각 환자들과 허위 입원을 개별적으로 공모하였다는 점 및 환자들의 보험금청구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다는 점이 증명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각 사기의 점을 모두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판시 제1의 가.항, 제2의 가.항, 제3항 기재 각 죄: 징역 4월, 집행유예 2년, 판시 제1의 나.항, 제2의 나.항 기재 각 죄: 징역 2월, 집행유예 2년)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에서 동일한 피해자에 대하여 수회에 걸쳐 기망행위를 하여 금원을 편취한 경우, 그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 방법이 동일하다면 사기죄의 포괄일죄만이 성립하고, 포괄일죄는 그 중간에 별종의 범죄에 대한 확정판결이 끼어 있어도 그 때문에 포괄적 범죄가 둘로 나뉘는 것은 아니므로, 이 경우에는 그 확정판결 후의 범죄로서 다루어야 한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029 판결, 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9도1014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은, 피고인은 2016. 5. 12. 대전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6. 5. 20.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원심 판시 제1의 가.항, 제2의 가.항, 제3항 기재 각 죄는 위 확정판결 이전에 범한 것으로서 형법 제37조후단의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여,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원심 판시 제1의 가.항, 제2의 가.항, 제3항 기재 각 죄와 원심 판시 제1의 나.항, 제2의 나.항 기재 각 죄의 형을 각각 따로 정하여 선고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 판시 제2항 기재 사기죄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15. 2. 6.경부터 2016. 10. 4.경까지 107회에 걸쳐 피고인이 운영하는 C병원에서 환자들이 실제로 입원 치료를 실시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마치 입원 치료를한 것처럼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입원치료에 대한 요양급여를 청구하여 이를 지급받아 편취한 것‘이므로, 이는 동일한 피해자에 대하여 동일한 범행 방법으로 단일한 범의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심 판시 제2항 기재 사기죄는 그 최종 행위 시인 2016. 10. 4.경에 이루어진 범죄로서 위 확정판결 후의 범죄로 다루어야 한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원심 판시 제1의 가.항, 제3항 기재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이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원심 판시 제1의 가.항, 제3항 기재 각 죄와 원심 판시 제1의나.항, 제2항 기재 각 죄에 대하여 각각 따로 형을 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 판시 제1의 가.항, 제2의 가.항, 제3항 기재 각 죄와 원심 판시 제1의 나.항, 제2의나.항 기재 각 죄에 대하여 각각 따로 형을 정하여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포괄일죄의 범행시기 및 경합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각 사기의 점)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15번 기재 사기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15번 기재와 같이 2016. 8. 3.경 C병원에서 정형 외과 환자 CV에 대한 진료 및 MRI 촬영 검사를 실시하며 사실은 입원 치료를 실시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마치 입원 치료를 한 것처럼 2016. 5. 30.경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입원 치료에 대한 요양급여를 청구하고 이에 속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으로 하여금 요양급여 지급을 결정하게 하여 2016. 9. 13.경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V 계좌로 요양급여 207,820원을 입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16. 9. 13.경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115번 기재 환자 FG생 CV이 2016. 8. 3.부터 2016. 8. 4.까지 C병원에 허위 입원하여 치료를 받은 내용으로 요양급여를 청구하여 지급받았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위 환자 CV은 별지 범 죄일람표 1 순번 36번 기재 FF생 CV(2015. 8. 11.부터 2015. 8. 12.까지 C병원에 허위 입원한 후 보험금을 청구한 사실로 입건되어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증거기록 제5권 제3145쪽 이하)과 동명이인이고, 위 환자 CV에 대하여는 수사기관에서 피의자신문 등의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환자 CV이 피고인으로부터 진료를 받게 된 경위, 진료 및 치료의 구체적인 내용, 실제 입원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고, 결국 피고인이 환자 CV에 대하여 실제로 입원치료를 실시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요양급여를 청구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나머지 판시 제1, 2항 각 사기의 점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증거의 요지 하단에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을 자세히 설시하여 이를 배척하고, 피고인에 대한 각 사기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살피건대,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위 가.항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각 사기의 점에 대한 원심의 유죄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 즉 피고인이 운영한 C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서 근무한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AP, Z, AQ 등의 경찰 또는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내용, 이 사건 병원의 입원 병동에서 근무한 간호사들이 인수인계를 위하여 작성한 ’인계장‘에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환자들(원심에서 공소취소된 부분과 관련된 환자들은 제외한다, 이하 ‘이 사건 환자들’이라 한다)에 대하여 ’ghost’ 내지 ‘g’ 표시가 되어 있는 점, 이 사건 병원의 내부 전산프로그램의 병동별 식이처방 항목 환자별 비고란에 ‘간호사실’, ‘간호사실로’라는 기재가 다수 발견되는 점, 이 사건 환자들 대부분은 경찰에서 조사를 받거나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또는 간호사, 원무과 직원 등의 병원 관계자들로부터 ‘MRI 촬영 비용의 실손의료보험 처리를 위하여 서류상으로만 입원처리를 하고 외출 내지 외박한 후 다음 날 병원에 돌아와 퇴원 절차만 밟으면 된다’는 안내를 들었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실제 입원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이 MRI 촬영 비용을 실손의료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입퇴원확인서 등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하여 주고, 이 사건 병원은 위 환자들에 대하여 입원비용에 관한 요양급여를 청구하는 것은, 이 사건 병원의 대표 원장이자 유일한 정형 외과 전문의인 피고인의 주도와 관여 하에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 유지된 이 사건 병원의 관행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심에서 피고인의 신청으로 이 사건 환자들 중 일부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루어졌는데, 환자 BI은 간호사가 보험이 있는지 물은 후 보험에 들었다고 하니 하루 입원하라고 하였고, 의사(피고인)가 직접 집에 갔다가 다음 날에 와도 된다고 해서 그렇게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환자 BF, BG, BJ은 간호사로부터 다음 날 아침에 돌아와서 퇴원 절차만 밟으면 된다는 취지의 안내를 받아서 그렇게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나머지 환자들의 경우 피고인 또는 병원 관계자들로부터 그와 같은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거나 안내를 받았는지 여부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도, 입원절차를 밟은 후 입원실 내에서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은 채 장시간 외출 내지외박을 하였음에도 병원 관계자로부터 복귀하라는 연락을 받지 않았고, 다음날 병원에 방문하여 퇴원 절차를 밟을 때에도 병원 측에서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아니한 채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입퇴원확인서 등을 발급하여 주었다고 진술하였다.
이 부분 공소사실의 내용은 이 사건 환자들이 실제로는 입원치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마치 입원을 한 것처럼 허위로 입퇴원확인서 등을 발급하여 환자들로 하여금 피해자인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금청구를 하도록 하고, 피고인은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를 청구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환자들의 경찰 및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위 환자들은 대부분 입원 절차를 밟은 후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부 환자들은 아예 잠시라도 입원 병동에 머무른 사실 자체가 없고, 입원 병동에 잠시 머물렀던 환자들의 경우에도 MRI 촬영 내지 일반적인 통증치료 등을 받고 단순한 휴식을 취하였을 뿐 식사, 수면 등 대부분의 생활을 이 사건 병원의 외부에서 하였다. 일부 환자의 경우 피고인의 제안으로 시술 등을 받기로 결정한 후 일정을 받기 위한 대기 차원에서 입원하였는데, 개인적 사정으로 외박을 한 후 시술 등을 받지 않기로 결정하여 결국 다음날 병원에서 퇴원 절차만을 밟았다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 환자들에 대하여 이루어진 치료의 실질이 공소사실 기재 보험금 및 요양급여의 청구가 가능한 입원치료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고, 이 사건 병원의 원장이자 위 환자들에 대한 진료와 치료를 직접 담당한 정형외과 전문의인 피고인은 이러한 사정을 잘 알았다고 볼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허위 입원을 자신의 책임 하에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실행한 주체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환자들이 MRI 촬영 비용을 실손의료보험으로 처리 받을 수 있도록 허 위 입원 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더 많은 환자들을 유치하거나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MRI 촬영에 응하게 하여, 결국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더 많은 환자들에 대하여 더 높은 금액의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있게 되는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된다. 나아가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병원의 원장이자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이와 같은 허위 입원 관행을 형성, 유지하는데 관여하여 왔고, 일부 환자들에게는 직접 허위 입원을 안내하거나 환자들의 허위 입원 요청에 응하기도 하였는바, 피고인에게 이 사건 환자들과 사이에 피해자 보험회사들에 대한 사기 범행과 관련하여 서로 상대방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음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115번 기재 사기의 점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