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9. 17. 선고 2020가합10397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자동차 주차장치 제조 및 주차시스템 개발, 설치, 유지, 보수 등을 영업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C 주차시스템(이하 ‘이 사건 주차시스템’이라고 한다)을 개발해 2009년경 특허(이하 ‘이 사건 특허’라고 한다)를 취득한 사람이다.

나.

이 사건 특허에 관한 협약의 체결

피고는 2013. 11. 11. 원고에게 이 사건 특허에 대한 전용실시권(이하 ‘이 사건 전용실시권’이라고 한다)을 설정해주기로 하는 내용의 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원고에게 2013. 10. 11.경 2013. 10. 10.부터 2015. 10. 10.까지 행사할 수 있는 이 사건 전용실시권을 등록해 주었다.

다.

이 사건 협약 체결 이후의 경과

1)

피고는 2014. 8. 25. 원고의 현재 대표자이자 투자자인 F과,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이던 G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통보서(이하 ‘이 사건 통보서’라 한다)를 발송하였다.

2)

원고는, 피고가 설립하고 H(피고의 배우자)이 대표자인 I 주식회사(이하 ‘I’라 한다)로부터 이 사건 주차시스템 설치에 필요한 자재와 부품(이하 ‘이 사건 부품’이라 한다)을 공급받은 후 이를 이용하여 이 사건 주차시스템 설치공사를 이행하고 그 설치대금을 지급받아 그 중 일부를 이 사건 부품 대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주차시스템 설치 관련 사업을 영위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사내이사로서 위와 같은 방식의 사업 운영에 관여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2015. 11.경 무렵부터 I에 이 사건 부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피고는 2015. 11. 중순경 원고를 퇴사하였다.

3)

피고는 이 사건 전용실시권의 기간이 종료된 이후 전용실시권 등록을 추가로 해 주지 않았고, 2016. 1. 7.경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협약상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협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9, 10, 15호증, 을 제2~6, 13, 14, 2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존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다음과 같은 불법행위에 따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1)

공사대금 횡령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사내이사로 재직하던 2015. 3. 5.경부터 2015. 10. 6.경까지 I에 공사대금(이 사건 부품 구매대금)으로 299,808,000원을 지급하였으나, 원고는 I로부터 이 사건 부품을 공급받은 사실이 없으며, 피고가 주장하는 ‘반제품’ 형태의 주차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의 사내이사이자 I의 실질적 운영자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원고의 회사자금을 횡령하였다.

2)

급여 횡령

가)

피고는 원고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때까지 무보수로 근무하기로 하였으며, 원고의 임원인 피고의 보수 등을 정하기 위한 주주총회가 개최되지도 않았음에도, 피고는 2013. 11.경부터 2015. 12.경까지 원고로부터 급여로 75,113,326원을 지급받는 방법으로 원고의 회사자금을 횡령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의 사내이사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이 사건 주차시스템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없는 아들 J을 원고의 직원으로 채용하였으며, J은 2013. 7.경부터 2014. 12.경까지 원고로부터 급여로 35,915,512원을 지급받았다. 피고는 이러한 방법으로 위 급여 상당의 원고 회사자금을 횡령하였다.

다)

피고는 2015. 11. 27.경부터 2015. 12. 31.경까지 원고의 직원 K·L로 하여금 I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하면서도 위 직원들에 대한 급여(합계 6,546,670원)는 원고의 회사자금으로 지급하게 하였다. 피고는 이러한 방법으로 위 급여 상당의 원고 회사자금을 횡령하였다.

3)

전용실시권 침해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이 사건 협약의 해지를 통보하였고, 이 사건 협약을 위반하여 I에 이 사건 특허에 관한 전용실시권을 등록하여 주었으며, 허위 사실을 적시하는 방법으로 원고의 영업을 방해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전용실시권 침해 행위로 인해 원고는 영업이익의 감소를 넘어 영업 손실을 입게 되었다.

나.

공사대금 횡령 여부에 대한 판단

1)

앞서 든 증거에 갑 제5호증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의 사내이사로 재직하던 2015. 3. 5.경부터 2015. 10. 6.경까지 원고가 I에 공사대금(이 사건 부품 구매대금)으로 299,808,000원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되며,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였던 증인 G과 원고의 경리로 근무하였던 증인 M의 증언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에 부합하기는 한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2, 13, 16호증, 을 제1, 7~12, 19~22, 25~27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품을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위 부품 구매대금(공사대금) 명목으로 299,808,000원을 지급받아 횡령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원고는 관련사건(청주지방법원 2017가합435, 대전지방법원 2018가단208885)에서, I로부터 이 사건 부품을 공급받은 사실이 있었음을 전제로 「I에게 지급한 부품 구매대금(공사대금, 설치대금의 64%) 중 일부(설치대금의 24%)를 돌려받기로 하는 정산약정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관련사건의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정산약정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원고가 이 사건과 달리 관련사건에서 I로부터 이 사건 부품을 공급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였음을 고려하면, 원고와 I 사이의 물품거래가 허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원고는 「원고가 구조물 제작업체인 N 등으로부터 직접 이 사건 부품을 공급받으면 되지 I를 거쳐 공급받을 이유가 없으며, N와 I 사이에 직접적인 계약관계도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받아들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원고는 2014. 8. 25.부터 2015. 9. 4.까지 피고로부터 합계 163,191,950원을 차용하였으며(을 제9호증, 증인 M의 증언 녹취서 27면), 원고가 2015. 2. 17.경 기존의 O 공장에서 오창 공장으로 이전한 경위 고려하면, 2015년 당시 원고는 이 사건 부품을 구매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고는 ‘원고가 I로부터 이 사건 부품을 공급받은 후 이를 이용하여 주차시스템 설치 공사를 이행하고 그 설치대금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이 사건 주차시스템 설치 관련 사업을 영위한 것으로 보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거래명세서, 세금계산서도 정상적으로 작성·발행되었다(을 제27호증 참조).

원고는 「피고가 원고와 I를 모두 장악한 상태에서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발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2015년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는 G이었으며, 피고가 G의 관여를 배제한 채 독단적으로 원고를 운영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거래 과정에서 작성된 거래명세표(갑 제12호증의 1)와 물품보관증(을 제10호증) 등에 비추어 보면, G은 정상적으로 원고의 대표이사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특허권자이자 I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피고가 2015년경에 이르러서까지 아무런 이득 없이 원고에게 이 사건 부품을 원가에 공급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3)

I가 원고에게 원자재 구입자금 등을 대여하지 않고 앞서 본 거래 방식을 취한 것은, 원고에게 원자재 구입자금 등을 대여할 경우 그 대여금을 변제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고는 「원고의 자금집행자인 피고가 공사대금을 받아 대여금 변제에 사용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가 대표이사 G의 관여를 배제한 채 독단적으로 원고를 운영하였다고 볼 수 없음을 고려하면, 피고가 앞서 본 거래 방식을 취한 것은 수긍되는 측면이 있다.

(4)

피고와 P(N 대표)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을 제11호증)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N와 I 사이에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며, 단지 P가 ‘원고’와 ‘I’를 혼동해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볼 수 없다.

(5)

원고는 「이 사건 주차시스템과 관련하여 ‘반제품’이란 개념을 상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주장하는 반제품의 개념과 G에 대한 형사사건[청주지방법원 2016고단2491, 2017고단1911(병합)]에서 P가 진술한 반제품의 개념(갑 제19호증의 210쪽)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고려하면, 이 사건 주차시스템의 ‘반제품’은 ‘이 사건 주차시스템 완성품의 구조는 구비하고 있으나 아직 현장에 시공되지 않아 도색 등의 마무리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의 제품’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

급여 횡령 여부에 대한 판단

1)

앞서 든 증거에 갑 제4호증을 종합하면, 원고로부터 피고는 2013. 11.경부터 2015. 12.경까지 75,113,326원을, 피고의 아들 J은 2013. 7.경부터 2014. 12.경까지 35,915,512원을, 원고의 직원 K·L는 2015. 11. 27.경부터 2015. 12. 31.경까지 6,546,670원을 각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을 제17, 23, 28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가 원고로부터 급여 명목으로 117,575,508원을 지급받아 횡령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로부터 자신의 급여 명목으로 75,113,326원을 지급받아 횡령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1)

이 사건 협약에 따라 피고가 원고로부터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후 받기로 한 것은 ‘이 사건 전용실시권의 사용료’이지 ‘급여’가 아니고(이 사건 협약 제5조 제5항, 제8항 참조), 이 사건 협약과 관련하여 피고 측에서 지출한 인건비 및 기타비용은 최종적으로 원고가 부담하기로 하였다(위 협약 제3조 제4항).

(2)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가 G의 관여를 배제한 채 독단적으로 원고를 운영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원고의 급여 지출 과정에 관여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음을 고려하면, 피고를 원고의 자금보관자 또는 집행자라 보기 어렵다(을 제26호증 참조).

(3)

피고는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주차시스템의 영업 및 시공에 필요한 기술 자료를 제공할 의무만을 부담하나(협약 제3조 제2항), 실제 피고는 위 협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넘어 이 사건 주차시스템 생산을 위한 공장 관리, 자재 구입 및 주차시스템 설치·시공 업무까지 담당하였다.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은 경우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여기에 피고에게 지급된 급여가 원고의 다른 직원들(M, Q, L, R 등)에게 지급된 급여와 비교하여 큰 차이가 없음을 더하여 보면, 피고에게 지급된 급여가 상법 제388조에서 말하는 이사의 ‘보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4)

원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던 G은 2013. 10.경부터 2015. 12.경까지 원고로부터 급여 명목으로 69,825,000원을 지급받았는데, 원고의 정관에는 대표이사의 보수액에 관한 규정이 없으며, 원고가 G에게 지급할 급여의 액수를 정하기 위해 주주총회를 개최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그럼에도 원고가 G이 급여 상당의 돈을 횡령하였다고 주장하며 G을 고소하였다거나 G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나)

J이 원고의 직원으로 채용된 것은 이 사건 협약이 체결되기 전인 2013. 7.경이며, 위 채용 과정에서 피고가 원고 대표이사 G의 관여를 배제한 채 독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더욱이 J은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도면 작성, 자료 송부 및 주차시스템 설치·시공 업무 등을 수행하였음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로부터 J의 급여 명목으로 35,915,512원을 지급하게 하여 이를 횡령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다)

원고의 직원 K·L는 2015. 12.경 이 사건 주차시스템에 관한 홍보활동을 하면서 ‘제조자 I, 시공자 원고’로 기재된 홍보자료(을 제23호증)를 활용하였음을 고려하면, K·L가 2015. 12.경 수행한 홍보활동은 I를 위한 업무의 성격과 원고를 위한 업무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가 원고로부터 위 직원들의 급여 명목으로 6,546,670원을 지급하게 하여 이를 횡령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라.

전용실시권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

1)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피고의 2016. 1. 7.자 해지통보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여전히 이 사건 협약에 따른 전용실시권자임을 전제로 한다.

2)

그러나 관련사건(대전지방법원 2018가합103413, 특허법원 2019나1616)에서 「이 사건 협약은 원고의 의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피고의 해지 의사표시가 담긴 2016. 1. 7.자 해지통보가 원고에게 도달함으로써 적법하게 해지되었다」는 판단이 내려졌으며(을 제14, 24호증),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의 위 해지통보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종록(재판장) 문지연 이원진

각주1) “B 사정님 I서 1년간 주차판 보관한 보관료 월 100만 원씩 계산하여 보관료 주십시오. 저도 자선사업가가 아닙니다. 좋게 하려니까 안되겠구먼”

각주2) 이 사건 협약 제5조 제6항의 문언에 따르면, 원고는 2014. 12. 31.까지에 한하여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을 조건으로 사용료 지급의무가 발생하고, 2015년 이후에는 손익분기점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료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을 제24호증 10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