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11. 12. 선고 2020구단10121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6. 9. 26. 14:00경 대전 유성구 B 소재 C병원 내 D교회(담임목사 E, 이하 ‘교회’라 한다) 교육관 지붕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위해 지붕위로 올라가던 중 추락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로 인하여 ‘흉추 제12번 방출성 골절, 요추 제2번 압박골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았다.

나.

종전소송 관련

1)

원고는 2016. 12. 26. 피고로부터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승인받아 2017. 5. 31.까지 요양하였다(휴업급여 25,243,400원 + 요양급여 10,577,390원 = 합계 35,820,790원).

2)

피고는,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제보에 따라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원고가 공사를 도급받은 사업주에 해당할 뿐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2017. 7. 27. 요양급여불승인 처분(2016. 12. 26.자 요양승인 처분에 대한 직권취소 취지) 및 2017. 8. 1. 부당이득징수(35,820,790원) 처분을 하였다.

3)

원고는 위 각 처분 중 부당이득징수처분에 대하여만 이 법원 2017구단101234호로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 재판부의 2018. 11. 23.자 조정권고(피고는 위 부당이득징수처분을 직권취소하고, 원고는 소취하 하며, 피고가 이에 동의하는 내용)에 쌍방 동의하여 그 무렵 위 부당이득징수처분이 직권취소된 후 위 행정소송은 소취하로 종국되었다.

다.

원고는 2019. 3. 15. 피고에게 다시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9. 4. 25.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공사를 도급받은 사업주이고,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를 불승인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9. 11. 27.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23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공사를 도급받은 것이 아니라 건축주(교회) 직영공사로 진행된 공사현장에서 일당(25만 원) 지급을 약속받고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를 사업주로 판단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2008. 12. 19.부터 대전 유성구 F건물 G호에서 ‘H’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건축자재 도소매업 및 시공대리점을 운영하여 왔는데, 2015. 6. 2. 관할세무서로부터 위 사업자등록이 직권폐업(사유 : 2014년 부가가치세 미납) 처리되었다.

2)

교회는 본당건물 및 교육관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예정 공사기간(2016. 4. 4.∼2016. 11. 30.), 예정 공사금액 2억 원(영상음향장비 구입비용 제외)]를 진행하였는데, 진행과정에서의 설계변경 등으로 인해 예정 총 공사금액은 3억 5천만 원(영상음향장비 구입비용 포함)으로 증가하였다.

3)

위 리모델링 공사의 추진 단계부터 원고가 관여하였는데, 원고와 교회는 명시적인 실질 계약서(도급계약인지 노무계약인지)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다만 교회 행정상의 편의를 위해 2천만 원 미만으로 된 형식적인 계약서가 3회 작성되었다.

4)

이 사건 사고 당시 리모델링 공사의 전체 공정율은 대략 85% 내지 90% 정도 진행된 상태였다.

[인정 근거] 위 각 거시증거, 을 제1 내지 4,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8두4333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각 거시증거, 을 제12, 13, 17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교회의 지휘, 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①

교회는 2014년경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계획하면서 교회 내 교인(집사)인 I을 통하여 원고로부터 견적서(총 예정 공사비 2억 원)를 제출받기도 하였다(원고의 사업자등록이 직권 폐업처리되기 이전이다).

②

I은 교회 내에서 건축 관련 지식과 경험이 많은 사람에 해당하여 공사 계획 및 진행과정에 지속적으로 관여하였고, 이 사건 사고 이후에는 나머지 공사진행을 주관하여 완공하였다.

③

I은 당초 피고측 조사시 ‘교회에서 원고에게 도급을 주었다’고 진술하였다가 ‘도급과 직영의 구분은 잘 모르겠다’고 진술을 바꾸었는데, I은 도급과 직영을 충분히 구분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있었다.

④

리모델링 공사는 세부적으로 본당건물, 교육관건물 순서로 진행되었는데, 리모델링 공사 시작 당시 교회와 원고 사이에 총 예정공사비와 공사기간 등에 대하여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졌을 뿐 원고에 대한 노임을 논의하거나 책정한 적은 전혀 없었다. 이점에서 처음부터 리모델링 공사는 원고에 대한 도급계약으로 진행되었다고 할 것이다.

⑤

단지 리모델링 공사 추진 과정에서 있었던 교회 내부 논의시(교회 교인인 I이 담임목사 등 교회 관계자에게 원고가 제시한 견적서상 금액의 적정성을 설명하기 위한 내용으로) 예정 총 공사금액의 15% 내지 20% 정도를 원고가 얻을 마진으로 보고 이를 예정 공사기간으로 나누면 하루당 25만 원에서 35만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설명되었다(리모델링 공사 초기부터 원고를 단순 일용근로자로 고용한 적은 없었다).

⑥

본당건물 공사를 마치고 날 무렵 당초 예정보다 공사비가 많이 소요되었고, 그로 인해 교육관 건물 공사를 시작할 무렵에는 교육관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인지 여부에 관한 논의가 있기도 하였다. 그러나 원고에 대한 노임을 책정한다거나 기타 교회와 원고 사이의 계약관계에 본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새로운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진 것은 없었다. 이 점에서 적어도 교육관 공사는 직영방식으로 진행되어 원고가 근로자로 근무하였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⑦

원고는 교회에서 공사업자들에게 직접 지급한 비용이 절반에 가깝고, 교육관공사에서는 그 비율이 더 높았다는 점을 내세워 직영공사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도급계약의 경우에도 수급인의 동의하에 하수급인에게 직접 공사비를 지급하는 것은 도리어 일반적인 모습에 해당한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지급액이 비교적 큰 경우에는 교회측에서 해당 공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였고, 비교적 작은 금액은 원고에게 지급한 후 원고가 지급하도록 한 것인바, 이는 일반적인 도급계약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에 불과할 뿐이다. 도리어 공사비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원고 주장의 인건비를 훨씬 초과하는 금액)이 원고를 통해서 집행되었다는 점에서 원고를 단순한 일용근로자로 보기는 어려운 사정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⑧

교회가 2016. 12. 22. 원고에게 지급한 640만 원의 성격도 인건비가 아니라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한 자재비라 할 것인데, 원고가 교회에 대하여 미지급 자재비 청구권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근로자가 아니라 수급사업자에 부합하는 사정이다.

⑨

리모델링 공사기간 동안 출퇴근 여부는 원고가 스스로 결정하였고, 원고가 출근하지 않은 날은 공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공사기간 동안 교회에서 원고의 출근 여부를 체크한 적이 없었고, I이 원고의 출근 여부를 확인하거나 독려한 적도 없었다.

⑩

원고는 리모델링 공사 중 필요한 인부를 독자적으로 채용할 수 있었고, 교회나 I으로부터 몇 명을 고용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지시나 감독을 받지 않았다.

⑪

이에 대하여 원고는 교회(내지 I)로부터 공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받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지시·감독의 내용이 무엇인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교회(내지 I)가 건축주로서 건축에 관한 방향과 입장을 표시하거나 공사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할지라도 이는 고용관계와 무관하게 도급관계에서도 건축주로서 당연히 행사될 수 있는 부분인 점에서, 그러한 사정이 고용관계에 수반되는 구체적인 작업지시나 감독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⑫

원고는 I의 감독 아래 현장소장과 유사한 역할을 한 것에 불과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원고는 리모델링 공사의 계획단계부터 총 예정공사비를 견적하는 등으로 관여하였던 점, 원고의 견적서 제출 당시에는 원고의 사업자등록이 직권 폐업처리되기 전이었던 점, 원고가 제시한 견적서 금액을 토대로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되었던 점, 위 견적금액은 도급계약을 전제로 한 것이지 직영공사를 전제로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리모델링 공사 시작 무렵에는 원고의 사업자등록이 직권 폐업처리된 후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사업을 폐업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교회 사이에는 도급계약이 체결된 점, 도급계약이 구두로 체결된 것이 이례적인 사정도 아닌 점, 리모델링 공사 시작 이후로 원고와 교회 사이의 계약의 성격이 변화된 것으로 볼 만한 사정변경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도급계약이 아님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준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