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소프트웨어 개발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참가인은 2019. 7. 1. 원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근무했던 사람이다.
참가인은 2019. 10. 10. ‘원고가 2019. 7. 24. 출입 지문인식 프로그램 삭제를 통보했는데 이는 회사에 출입하지 말라는 뜻이므로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원고는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D).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2. 3.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해고에 해당하고, 원고는 그 과정에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2. 28.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및 원고의 취업규칙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참가인에 대한 해고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부당해고도 인정될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과 지속적으로 권고사직에 관한 협의를 했고, 참가인이 권고사직에 동의하여 근로계약이 합의해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에 회사 출입에 필요한 지문 및 차량 등록정보를 삭제한 것이지, 참가인을 해고한다는 의사가 없었다. 해고의 개념에 비추어 볼 때, 해고의사 없이 한 사실행위를 해고로 평가할 수는 없다.
참가인이 이력서를 허위로 작성해 원고를 기망하였으므로 근로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원고의 지문 등 삭제행위는 근로계약을 취소한다는 의사표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은 해고가 아니라 원고의 취소 의사표시에 의해 적법하게 종료되었다.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다219160 판결 등 참조).
인정 사실
원고는 2019. 7. 1. 참가인과 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원고는 2019. 7. 24.경 참가인에게 ‘회사 출입에 필요한 지문 등록을 삭제한다’는 취지로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2019. 7. 25.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19. 7. 26. 원고의 경영지원팀장 E와 아래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참가인이 2019. 7. 1. 취득했던 원고의 직장가입자로서의 건강보험자격은 2019. 7. 20.자로 상실처리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12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와 같은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 종료 경위와 앞에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14호증, 을나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할 때,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자인 참가인의 의사에 반해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2019. 7. 24. 참가인을 해고한 사실이 인정되고, 해고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가 참가인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와 결론이 같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참가인과 원고의 경영지원팀장 E가 2019. 7. 26.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종합할 때, 원고가 일방적으로 참가인의 회사 출입에 필요한 지문 및 차량 등록정보를 삭제했던 것으로 보인다(이에 관해 사전 협의가 이루어져 참가인이 지문 등 삭제에 동의했었다면 원고 측에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낼 이유가 없다). 근로자는 근로계약에 따라 회사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할 의무가 있으므로,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할 수 없도록 회사 출입 자체를 막아버리는 것은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전제로 한 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위 행위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는 참가인과 권고사직 협의가 이루어져 근로계약을 합의해지 했을 뿐 해고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원고의 취업규칙 제36조, 제37조에 의하면 근로자 본인이 퇴직을 원하여 회사를 퇴직할 때에는 퇴직원을 제출해야 하므로, 원고의 주장처럼 근로계약의 종료에 관한 참가인의 동의가 있었다면 향후 분쟁 방지 등을 위해서라도 참가인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았을 것으로 보이나, 참가인이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게다가 원고가 참가인과 함께 권고사직 절차를 진행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3명은 사직서를 제출했음에도(을나 제4호증) 원고는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의 종료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과 권고사직 절차를 진행했으므로 해고의사가 없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런데 원고의 취업규칙 제101조 제1항 제6호는 ‘권고사직’을 징계의 하나로 규정하며 ‘퇴직을 권고하고 이에 응하면 보통해고로써 처리하고 불응 시에는 징계해고 처리한다’라고 함으로써, 권고사직을 해고에 준하는 절차로 취급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근로자가 권고사직에 불응하더라도 원고가 일방적으로 징계해고로 처리해 근로자를 퇴직시킬 수 있으므로, 권고사직 자체가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따른 근로계약의 종료를 전제로 하고 있다. 원고가 권고사직을 위와 같이 운영해 온 이상, 참가인을 권고사직 대상자로 선정할 때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한다는 해고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해고로 종료된 것이 아니라 원고의 취소 의사표시에 따라 적법하게 종료되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법률행위의 취소는 그 취소의 의사가 상대방이 인식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명확히 표시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참가인에게 어떠한 사유로 근로계약을 취소한다고 대략적으로라도 통지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게다가 원고가 주장하는 근로계약 취소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에도 증거가 부족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표(재판장) 정아영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