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4. 29. 선고 2020구합103220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4. 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부산 진구 D에 위치한 E자동차운전전문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용자이고, 피고보조참가인 B(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는 2018. 10. 17. 이 사건 학원에 입사하여 자동차운전 기능교육강사 및 검정원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나.

원고는 2019. 7. 15. 원고에게 해고통지를 하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아래와 같은 징계처분 사유설명서를 교부하였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2. 9.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4. 20.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라.

부산지방법원은 2020. 8. 28. 참가인에게 이 사건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아래 강제추행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징역 4월,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명령,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5년간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하였고(부산지방법원 2020노1942호), 위 판결은 2020. 9. 5.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제5호증의 12, 을가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및 원고의 취업규칙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참가인의 이 사건 비위행위의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는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할 수 없는데도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

①

취업규칙 제51조 제5항 제6호는 ‘형사처분(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를 징계해고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 처분 당시에는 형사판결이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다. ② 취업규칙 제56조 제3항은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 물의를 일으킨 임직원에 대하여는 해고 등의 징계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나, 직장 내 근로자가 아닌 수강생에 대한 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를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다. ③ 그 밖에 취업규칙 제51조 제5항 내지 제43조에서 정한 해고사유가 없다. 징계 내지 해고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강제추행 혐의가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상태(형사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진 위법, 부당한 것이므로 재심판정의 결론은 정당하다.

나.

판단

1)

해고사유의 존부

가)

인정사실

(1)

참가인과 원고 2019. 2. 22.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참가인의 업무내용이 ‘기능교육강사’로 기재되어 있다.

(2)

이 사건 학원 측은 근로자들을 상대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해 왔고, 2019. 7. 1. 수강생과의 불필요한 신체접촉이나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하였는데 참가인도 해당 교육에 참석하였다.

(3)

참가인은 2019. 7. 3. 13:00부터 13:50까지 도로주행 수업을 배정받아 도로주행 1교시 수업을 진행하던 중 부산 남구 G건물 인근 도로에서 여성수강생인 F(이하 ‘피해수강생’이라 한다)이 운전하는 자동차 운전연습용 차량의 조수석에 탑승하여 운전 강습을 하다가, 길을 가리키면서 피해수강생의 허벅지에 손을 스쳤다. 피해수강생이 기어변경 여부에 대해서 물어보자 갑자기 기어봉을 잡고 있던 피해수강생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포개 잡고 기어를 변경하였다. 계속하여 참가인은 피해수강생에게 도로주행에 대하여 설명을 하다가 피해수강생의 무릎 위에 놓은 교육자료 유인물을 손가락으로 찌르면서 피해수강생의 허벅지를 1회 누르듯이 만졌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위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형사처분(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호증, 제5호증의 1 내지 2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구체적 판단

(1)

제1 해고사유

참가인의 행위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취업규칙 제43조 제9호(기타 이에 준하는 경우) 또는 취업규칙 제51조 제5항 제11호(강사의 자격취소 정지기준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때)의 해고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된다.

①

참가인은 이 사건 학원의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하였음에도 성범죄에 해당하는 이 사건 비위행위를 하였던 것이므로 취업규칙 제8조 3호(사원은 회사의 제반 규정을 준수하고 상사의 정당한 직무상 지시에 따라야 한다)를 위반하였다고 판단되고, 여기에 비위행위의 내용 및 정도, 학원의 평판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더하여 보면 취업규칙 제8조 제4호(사원은 사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거나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도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취업규칙 제43조는 계속 고용을 어렵게 하는 개별적인 사유(제1호 내지 제8호<1>) 외 제9호로 이에 준하는 일반조항을 두고 있는바, 이 사건 비위행위는 그 내용과 정도, 직장 내 근로자에 대한 성희롱의 경우를 해고사유로 삼고 있는 취업규칙 제56조 제3항의 취지, 운전학원의 특성 및 교육환경 등에 비추어 사회 통념상 계속 고용을 어렵게 하는 사유로 보이므로 취업규칙 제43조 제9호(기타 이에 준하는 경우)에 해당되는 해고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된다.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 제43조 제5호에는 ‘징계위원회에서 해고가 결정된 경우’가 해고사유로 규정되어 있는바, 이 사건 비위행위의 내용에 비추어 취업규칙 제43조 제9호(기타 이에 준하는 경우)는 위 징계해고에 준하는 사유라고 볼 수 있다.

④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의 해지사유로 ‘정당한 업무지시 불이행 및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사고나 손실을 야기하거나 학원의 명예를 손상케 한 경우 계약해지는 물론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는 징계사유로 볼 수 있는바, 취업규칙 제43조 제9호(기타 이에 준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⑤

한편 취업규칙 제51조 제5항은 징계해고사유로 제11호에서 ‘도로교통법 관련 강사의 자격취소 정지기준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때’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관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34] ‘강사·기능검정원의 자격취소·정지의 기준’ 중 ‘Ⅱ. 강사의 개별기준’에서는 강사가 ‘교육 중 교육생에게 폭언·폭행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때’에는 그 위반 횟수에 따라 자격정지, 자격취소를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의 이 사건 비위행위는 교육생에 대한 성추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때에 해당하여 이 부분 징계해고사유에도 해당된다고 본다.

(2)

제2 해고사유

(가)

취업규칙 제56조 제3항은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 물의를 일으킨 임직원에 대하여는 해고 등의 징계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규칙 제56조 제2항은 회사의 모든 임원 및 사원은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금지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정하고 있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고 정하고 있어, 그 대상이 직장 내 근로자가 아닌 수강생인 이 사건 비위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취업규칙 제56조 제3항이 정하고 있는 징계 등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제2 해고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나)

한편, 취업규칙 제51조 제5항 제6호는 ‘형사처분(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를 징계해고 사유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 당시에는 형사판결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므로 이를 해고사유로 인정하기도 어렵다.

(3)

소결

따라서 제2 해고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제1 해고사유는 인정되므로, 결국 해고사유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별지 원고의 취업규칙 등과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이 있는 사유에 대하여 사용자가 합리적인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는 전제에서 내려진 피고의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위법하다.

①

이 사건 비위행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해고사유에 해당함은 물론, 고의에 의한 범죄행위이므로 ‘정당한 업무지시 불이행 및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사고나 손실을 야기시키거나 학원의 명예를 손상케 한 경우’로서 근로계약서에 명시한 해지사유에도 해당된다.

②

이 사건 비위행위는 강제추행의 성범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행위에 따른 책임이 무겁고, 이 사건 학원의 목적과 교육과정, 참가인의 직무 등을 고려하여 보면 참가인을 즉각 업무에서 배제할 만한 필요성도 인정된다.

③

참가인에 대하여 강제추행죄 유죄 형사판결이 확정되어 결과적으로 취업규칙 제51조 제5항 제6호 ‘형사처분(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에도 해당하게 되었고, 참가인은 이 사건 비위행위 이전에도 2차례에 걸쳐 유사한 방식으로 강제추행의 범죄사실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전과도 있어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크다.

④

이 사건 학원의 주요한 영업은 수강생에 대한 운전교육인바, 강사로서 참가인의 피해수강생에 대한 이 사건 비위행위는 학원의 영업에 중대한 타격을 주어 손실을 야기하고 학원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위로 사용자인 원고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⑤

원고의 취업규칙상 이 사건 비위행위보다 더 가볍다고 볼 수 있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도 해고 등의 징계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표(재판장) 정아영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