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8. 19. 선고 2020구합84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LPG 가스 충전ㆍ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9. 3. 4. 참가인과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가스배달 업무 등을 해온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19. 12. 20. 원고에게 ‘2019. 3. 4. 체결한 근로계약 기간이 2019. 12.31.자로 만료됨에 따라 근로계약이 종료됨을 알려드립니다’라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다.

원고는 2020. 2. 14.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참가인이 자신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E/F 병합).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4. 13.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통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고, 참가인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라.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D 병합),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7. 10.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5, 6호증, 을가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및 참가인의 취업규칙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1)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이 그동안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 단 한 번도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적이 없었던 점에서 사실상 계약갱신 관행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원고는 근로 계약이 갱신된 다른 직원들보다 우수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므로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다.

2)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지나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그리고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 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3)

판단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앞에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77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됨을 전제로 한 나머지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이 ‘2019. 3. 4.부터 2019. 12.31.까지’라고 명시되어 있었고, 계약서에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등의 계약갱신을 예정하는 규정은 없었다. 또한 취업규칙에도 근로자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을 때 퇴직한다는 규정만 있고, 계약갱신에 관한 규정은 없다.

②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47조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의 정년은 만 60세인데, 원고는 이미 정년이 도과한 후에 참가인과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이 종전에 원고와 유사한 계약을 반복적으로 갱신해왔다거나, 상호간에 계약갱신에 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③

참가인이 원고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던 기간제 근로자 1명(G)과는 근로계약을 갱신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그러한 사실만으로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계약갱신 관행이 존재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④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각종 문제를 일으켜 2019. 9. 25. ‘고객과의 마찰’, ‘직장 내 성희롱’, ‘가스 잔량 절취’, ‘잦은 차량사고’, ‘근무시간 중 대기장소 이탈 등’의 사유로 정직 2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정년이 도과한 근로자와의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 및 그 계약의 갱신은 예외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계약기간 중 징계처분을 받은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부당노동행위 해당 여부

1)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자 참가인이 그에 대한 보복 내지 방해 차원에서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고 이 사건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므로,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2)

관련 법리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데,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한 경우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등 참조).

3)

판단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앞에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59, 62, 63, 7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참가인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앞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계약은 2019. 12. 31.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써 정당하게 종료되었다. 그리고 참가인이 노동조합 설립 추진에 대한 보복이라는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가지고 부당하게 근로관계를 종료시켰다고 볼 만한 사정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②

H 사원이 2019. 12. 2. 원고에게 배달 주소지를 잘못 전달하고, I 대리가 2019. 12. 4. 원고에게 배달을 지시한 후 취소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착오나 실수로 보인다. H과 I의 위와 같은 행위가 원고의 노동조합 설립 추진을 방해 내지 보복하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정황이나 근거 자료는 찾을 수 없다.

③

원고가 원래 배송업무를 해왔는데 2019. 12. 5. J 소장의 지시로 버너청소로 업무가 변경된 사실은 인정되고, 원고는 이를 부당전직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버너청소는 배송업무에 부수되는 업무로서 원래 배송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돌아가며 담당해왔던 업무이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원고가 담당할 업무내용이 ‘판매점 사업관련 제반업무 및 사업주가 지정하는 제반업무’라고 되어 있어 계약내용에 반하는 전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위와 같은 업무변경은 원고의 차량 고장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J이 같이 시운전하자고 한 것을 원고가 거부하고 차키를 반납하면서 이루어진 것으로, 노동조합 설립 추진을 방해 내지 보복하려는 의도에서 한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④

원고는 참가인이 대기시간에 사무실에서 대기하라고 한 것이 부당한 업무지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이를 휴게실이나 식당에도 가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였다고 볼 수는 없고, 다른 직원들을 만나지 못하게 해 노동조합 설립을 방해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다.

다.

소결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의 종기인 2019. 12. 31. 정당하게 종료되었고,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통지를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참가인이 노동조합설립을 방해하기 위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표(재판장) 정아영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