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7. 7. 선고 2020나106334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7. 6. 1. 제1심 공동피고 C(이하 ‘C’라고만 한다)와 사이에 D이 발주한 청주 E 공동주택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중 타일공사 부분 시공을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건설공사 시공참여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참여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참여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원고는 C의 직원으로부터 타일 시공 요청을 받아 층당 120,000원을 받기로 하고 2018. 5. 9.부터 2018. 6. 5.까지 단독으로 또는 동생인 F와 함께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계단 부분 타일 공사를 하였다(자재는 피고 측에서 공급하였다).

다.

피고는 2018. 7. 12. 원고의 계좌로 9,605,620원을 송금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그중 500만 원을 F에게 송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계단 부분 타일공사에 관하여 1층당 12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2008. 4. 20.부터 2018. 6. 5.까지 총 128개 층의 타일공사를 완료하였는데, 그 대가인 총 15,360,000원(= 12만 원 × 128층) 중 50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의 하수급인인 C의 피고용자로서 위와 같은 근로를 제공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참여계약을 통해 C와 사이에 근로자의 임금을 피고가 직접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는데, C가 해당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44조의3에 따라 C와 연대하여 미지급 임금 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선택적으로, 원고는 피고의 하수급인인 C로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 중 128개층에 대한 계단 타일공사를 재하도급 받았고, 수급인인 피고가 그 대금을 직불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공사대금 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그리고 그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갑 제6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출력일보의 작성을 통하여 원고, F를 비롯한 작업자들의 작업내용을 점검한 사실, 피고가 근로복지공단에 원고를 2018년 5월(23일)과 6월(5일)에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일용근로자로 신고한 사실, C가 직원을 통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원고에게 작업을 지시하면서 타일 공사 현장을 관리한 사실은 인정된다.

나)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들에다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 또는 C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

①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계약이므로, 일반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그 계약의 중요 사항인 임금의 구체적인 산정방식 및 액수, 임금의 지급시기 등을 약정하게 되는데, 원고 스스로 C를 통해 노무를 제공하였다면서 피고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진술한 바 있고(제1심 2019. 4. 17.자 답변서), C와 사이에서는 근로계약서가 작성된바 없으며, 달리 원고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노무를 제공함에 있어 C와 사이에 위와 같은 임금의 구체적인 산정방식 및 지급시기 등을 약정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

②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원고는 일당이 아니라 층당 120,000원을 받기로 하고 노무를 제공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원고가 일당 등 기본급이 아니라 시공한 면적에 단가를 곱하여 계산하는 금액, 즉 그 시공의 결과에 대한 보수를 받기로 약정하였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원고가 청구하는 금액이 단순한 임금으로 보기에는 상대적으로 큰 금액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를 두고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원고는 이 사건 소제기 당시 직접 작성·제출한 소장과 답변서에서 피고와 C를 상대로 ‘임금’이 아니라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하였는데, 이는 원고가 자신의 계산으로 타일 시공 사업을 영위하였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원고가 청구하는 보수에는 자신의 인건비뿐만 아니라 시공에 따른 이윤도 함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비록 타일시공에 필요한 자재를 원고가 조달하지는 않았으나 원고는 동생인 F를 일당 15만 원에 고용하여 타일 공사를 수행하면서, 자신은 동생과 달리 일당이 아니라 타일 시공을 완료한 층당 단가를 기준으로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였는데, 실제 타일 시공이 원활히 이루어져 작업일수에 대비해 완료된 층이 많을 경우 원고가 얻는 이윤이 많아지는 반면, 그 반대의 경우 손실은 고스란히 원고가 안게 되기 때문이다.

④

실제 원고는 작업일마다 대가를 청구한 것이 아니라 시공을 완료 한 후에 비로소 시공한 층에 층당 단가를 곱해 작업의 대가를 최종적으로 산정하여 C와 피고에게 청구하였다. 여기에는 함께 일한 F의 인건비도 포함되어 있는데, F의 인건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일당 15만 원은 원고가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여기에 피고나 C가 관여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F의 임금은 원고가 500만 원으로 책정하여 지급하였고, F가 별도로 피고나 C에게 임금을 청구한바 없다). 그리고 원고가 2018. 12. 5. 피고와 C에게 보낸 내용증명(갑 제2호증)에도 미지급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한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원고가 그 이전에 C와 피고에게 임금을 청구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는 없다.

⑤

원고가 비록 발주자나 C의 직원으로부터 대략적인 작업지시를 받고는 있었으나 실제 작업의 내용 및 범위, 작업을 시작하고 마치는 시간은 위와 같은 작업대가의 책정방식을 토대로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작업 방식이나 작업 인부의 선정 등에 관하여는 피고나 C로부터 구체적인 지휘와 감독을 받았다고 볼 만한 정황이나 자료는 없다(출력일보에도 간략한 작업내용만 기재되어 있을 뿐, 출·퇴근 시간이나 사전에 배정된 작업량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나.

공사대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2항 제1호는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하수급인에게 지급하기로 발주자와 수급인 간 또는 발주자ㆍ수급인 및 하수급인이 그 뜻과 지급의 방법ㆍ절차를 명백하게 하여 합의한 경우에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을 발주자가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살피건대, 이 사건 참여계약 제4조 나.항에서 C가 고용한 근로자의 노임은 피고가 근로자개인통장으로 직접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은 앞서 본바와 같다. 그러나 위 조항은 문언 그대로 피고가 C에게 지급할 대금 중 근로자의 노임에 관한 지급방법을 정한 것이므로, 이를 두고 피고와 C 사이에 재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합의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참여계약 제4조 라.항에서 ‘상기내용은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이며, C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이를 두고 원고가 구하는 재하도급대금에 관하여 지급의 방법 및 절차가 명백하게 합의된 것이라 볼 수는 없다. 위 제4조에서는 노임지급과 자재대금의 지급방법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있는데다, 을나 제1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C 사이에는 개별 공사내역에 관련하여 수량과 단가를 기초로 산정한 개략적인 공사대금에 관한 합의가 있었음을 알 수 있을 뿐, 이를 넘어서 원고가 주장하는 공사대금의 산정방식(1층당 12만 원)에 관하여는 피고와 C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C는 제1심에서 원고를 피고에게 소개해주었을 뿐, 원고와는 아무런 법률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3)

피고가 일부 금액(9,605,620원)을 원고에게 직접 지급하였으나, 원고의 주장대로 직불합의에 따라 지급된 것인지, 아니면 위 금액에 관하여만 C의 요청에 의해 대금이 지급된 것인지 그 지급 경위를 알 수 없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나머지 공사대금에 대하여까지 직불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4)

더구나 피고는 이 사건 공사의 발주자가 아닌 수급인에 불과하여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2항 제1호에서 직접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발주자에 해당하지 않는바, 위 조항이 수급인이 도급받은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경우에 바로 적용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2항 제1호를 근거로 한 원고의 공사대금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나경선(재판장) 박세진 강지엽

각주1) 원고가 청구하는 15,360,000원을 근로복지공단에 신고된 근무일수(28일)로 나누면, 1일 일당이 548,571원이고, 그중 F의 노임 부분을 제외하고 계산해도 37만 원으로, F의 일당으로 책정한 1일 15만 원의 2배가 넘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