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10. 7. 선고 2020노1344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피고인과 F간의 근로기간의 종기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F이 2018. 7. 9.에도 회사 업무를 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F의 근로기간은 1년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은 F에게 그에 기한 퇴직금 및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는 법위반의 고의도 인정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중 일부를 이유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검사는 항소장에 ‘상소의 범위’를 ‘전부(사실오인, 양형부당)’로 기재하였으나, 항소장과 항소이유서에서 밝힌 구체적인 항소이유에는 ‘원심은 사실을 오인한 위법으로 무죄를 선고하였고, 그에 기한 양형부당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되어 항소를 제기하오니,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여 주시고, 검사의 구형과 같이 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이는 무죄부분이 유죄로 인정될 것을 전제로 한 양형부당 주장에 불과하다), 법정기간 내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는 원심판결의 무죄부분에 대한 사실오인에 관한 항소이유만을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양형부당에 관한 항소이유는 전혀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검사가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항소이유서를 진술하면서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다고 진술하였더라도, 검사가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에 관한 구체적인 항소이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은 이상 원심판결의 유죄부분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은 적법한 항소이유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도19824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20도8615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유죄부분)]

1)

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과 F이 체결한 근로계약은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선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는 F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위 수당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충분하므로, 범죄의 고의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무죄 부분에 대하여)

가.

관련 법리

1)

형사재판에서 공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등 참조).

2)

형사재판에 있어서 관련된 민사사건 판결의 확정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어서 형사법원은 그와 달리 사실인정을 할 수 있으나, 위 확정사실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력한 인정자료가 된다(대법원 1983. 6. 28. 선고 81도3011 판결,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도748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심은, ①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 최초에 피고인이 F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기간을 2018. 5. 4.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가 2017. 5. 9.까지로 변경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과 관련하여, 감리완료보고서 작성 및 제출업무를 위한 시간을 부여하기 위하여 근로계약기간의 종기를 5일 연장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였다는 F의 주장보다 근로계약기간의 시점인 2017. 7. 10.부터 10개월의 기간을 맞추기 위하여 위와 같이 일자를 변경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는 점, ㉡ 피고인과 F 사이의 근로계약기간 연장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F이 기본적으로 감리용역계약기간을 토대로 근로계약기간을 정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H에 제출한 감리원배치확인서에 F의 배치기간이 2018. 7. 6.로 기재되어 있었고 F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특별히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F이 작성하여 발주자에게 제출한 공사감리완료보고서에도 F의 배치기간이 2018. 7. 6.로 명시되어 있는 점, 이 사건 전기공사는 2018. 6. 29. 준공되어 준공검사를 마쳤는데, 그로부터 7일 후인 2018. 7. 6.까지 감리완료보고서 작성 및 제출이 불가능하다고 보이지 않고, 더욱이 실제 F이 연차휴가를 사용하였음에도 2018. 7. 6.까지 감리완료보고서 작성을 마치고 그 사본을 발주자에게 제출하기까지 한 점, 교육지원청이 발간한 과업지지서에 최종감리보고서 제출기한을 감리기간 종료후 14일로 정하고 있지만 이는 발주자와의 관계에서 제출기한을 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근로계약기간 확정의 근거가 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F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2018. 7. 6.까지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성립한 것으로 보이는 점, ㉢ 가사 근로계약기간에 관한 묵시적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F이 2018. 7. 9.까지 근무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피고인에게 법위반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고, ②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2,227,800원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F이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그 연차유급휴가는 11일로 봄이 타당하며, F은 그 중 5일의 연차휴가를 사용하였는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6일분에 해당하는 891,120원을 초과하는 2,227,800원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지급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무죄로 판단하였다.

2)

원심이 설시한 사정을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보고, 나아가 F이 피고인 운영의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지급청구소송에서 F의 근로계약기간을 감리용역 종료일 이후 감리완료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처리기간(5일)을 고려하여 근로계약기간이 2018. 7. 10.로 연장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F의 근로계약기간이 1년 이상임을 전제로 한 F의 퇴직금 청구 및 연차수당 2,227,800원의 지급에 관한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해당 부분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이 확정되었는바,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를 모두 살펴보더라도 위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을 뒤집기에는 부족한 점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나)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한편,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① 피고인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포괄임금제 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취업규칙에 의하면 연장근로수당 등을 정하고 있는 점, 그 밖에 근로의 내용과 형태, 근로시간 등에 비추어 보면, F과의 근로계약은 포괄임금제 약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보아,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원심이 설시한 사정을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보고, 나아가 F과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제 관련 사항의 기재가 없고, 근로시간도 규정되어 있으며, 출근여부에 대하여도 감리원출근부 등으로 확인이 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F의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상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워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바 포괄임금제가 적용되는 업무로 보기는 어려운 점 및 피고인과 F 사이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유효한 포괄임금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F의 근로계약서를 피고인이 작성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더욱이 F이 피고인 운영의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지급청구소송에서 해당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6일분에 해당하는 891,120원)에 대하여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이 확정되었는바,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를 모두 살펴보더라도 위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을 뒤집기에는 부족한 점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의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주장하는 유리한 양형요소를 모두 참작하여 그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도 F과 합의되지 못한 점 및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들을 모두 참작하여 다시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양형판단은 적정한 것으로 판단되고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문보경(재판장) 이민정 장민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