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12. 21. 선고 2021가합10479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한국철도공사법에 의하여 설립되어 철도 여객 및 화물 운송사업 등을 업무로 하는 공기업이고, 원고는 피고에 채용되어 현재 피고의 서울본부 B역 부역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근로자이다.

나.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 경과

1)

성희롱 관련 신고 및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 개최

피고의 서울본부 C역 역무원인 D은 2020. 11. 24. 피고의 고충상담원에게 ‘원고가 2020. 10. 2.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글(남편이 섹스 중독이라 하루에 두 번 이상 해야 해서 너무 힘들어요. 이혼해야 할까요?)과 댓글(당장 이혼하세요. 그리고 남편 연락처 좀 주세요)을 읽어주며 웃기지 않냐고 물어 성적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고, 2020. 10. 11. 위 건에 대하여 불쾌하였다고 얘기하자 고성을 지르는 등 공포감을 조성하였다’는 내용의 신고를 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0. 12. 28.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D에게 한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는 한편, 원고의 비위의 도가 중하다고 보아 중징계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2)

피고의 원고에 대한 감사 실시 및 징계요구

이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감사를 실시하였는데, 피고의 감사실은 2021. 1. 13. 원고가 D에게 한 행위{① 휴일 내지 비번일(업무 외의 시간)에 개인적으로 카톡을 보낸 행위, ② 2020. 10. 2. 네이버 지식인 글을 읽어주는 등 언어적 성희롱을 한 행위, ③ 2020. 10. 11. 큰 소리를 지르며 D을 질책한 행위, ④ 2020. 11. 20. D에게 근태관련 질책을 하며 책상 위 물건을 던지고 파티션을 치며 화를 낸 행위}가 모두 직장 내 성희롱 내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고 인사규정 제52조 제1호 및 제3호의 징계사유에 해당되고, 아래 [표1]의 처분요구 기준에 따라 두 사안을 병합하여 원고에 대하여 ‘중징계(정직)’처분을 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면서 서울본부장으로 하여금 원고에 대하여 ‘중징계(정직)’조치를 하도록 처분요구하였다.

3)

피고 보통징계위원회의 징계처분

피고의 보통징계위원회는 2021. 3. 18. 원고에 대하여 정직 3월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피고는 2021. 4. 9. 원고에게 그 징계처분 사유설명서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징계처분 의결이유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4)

원고의 재심의신청 및 결과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D에 대한 언어적 성희롱이 존재하지 않고,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일부 내용은 본인의 기억과 다른 부분이 있으며, 당시의 행동이 위협적인 언행이었다고 생각되지 않고, 괴롭힐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처분에 대한 감경을 요구하는 취지의 재심의신청을 하였으나, 피고의 재심위원회는 ‘원고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신빙성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처벌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거짓으로 진술할 동기가 충분하다고 보여 더욱 원고 진술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원고가 적극적인 소명을 결여한 채 본인의 의견만을 제시하고 있으며, 첨부된 증빙자료는 항변에 불과하고 사실관계를 입증하지 못한 채 단순 사실 축소 및 부인에 그치는 바 원고의 재심의신청은 이유 없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의신청을 기각하였다.

다.

피고의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취업규칙, 인사규정 등의 주요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을 제9 내지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따로 특정하지 아니하는 한 같다)의 각 기재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징계처분은 아래와 같이 그 징계사유가 특정되지 아니하였고, 대부분의 징계사유가 부존재하여 인정되지 아니하며, 가사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징계 재량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무효이다.

가.

징계사유의 불특정

피고는, 원고가 위반한 규정이나 의무위반의 내용을 ‘직장 내 성희롱’이나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나, 어느 사유가 직장 내 성희롱이고, 직장 내 괴롭힘인지 구별하지 않고 혼용하여 불분명하게 적시하였다. 따라서 징계사유가 특정되어 있지 않다.

나.

징계사유의 부존재

1)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그 바탕이 되는 언사나 메시지를 전송한 사실은 인정하나, 이는 일상적인 대화에 불과하고, 원고에게 성적 의도나 함의는 전혀 없었으며, 이를 성적 언동으로 보기도 어렵다.

2)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위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3)

제3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그와 동일한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단어, 어휘에 비추어 소속 직원에 대한 모욕적, 경멸적 표현을 하였다고 볼 수 없고, 부하직원의 그릇된 업무태도에 대하여 이를 지적하고 정당한 범위 내에서 훈계나 질책을 한 것일 뿐이므로, 이러한 원고의 행동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4)

제4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D에게 책상 위 물건을 집어 던진 사실이 없고, 단지 D과 떨어진 거리에서 사회복무요원의 책상 칸막이 파티션을 손바닥으로 1회 가볍게 툭 치는 행동을 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이를 두고 원고가 D을 위협하였다고 보는 것은 과장된 평가에 불과한바,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5)

제5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위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은 있으나, 이를 두고 성적 언동으로서 법령이 금지하는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6)

제6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위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다.

징계양정의 부당

당시 원고의 언사에 다소 부적절한 측면이 존재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을 부과할 정도로 의무위반행위가 현저하거나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피고에서 약 26년 동안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으며, 수많은 표창을 수상하는 등 업무성과가 탁월하였는바,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3.

판단

가.

징계사유의 불특정 주장에 관한 판단<1>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의결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대법원 1997. 3. 14. 선고 95누16684 판결 등 참조), 징계사유를 명확히 하는 것은 근로자의 방어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함이다.

살피건대, 원고에 대한 각 징계사유가 직장 내 괴롭힘에도, 직장 내 성희롱에도 포섭될 수 있는 행위인 점, 이 사건 징계처분 사유설명서에 의하면 각 징계사유의 발생 일시, 장소,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각 징계사유가 어떠한 사유로 징계대상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면서 그 처분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인지, 직장 내 성희롱인지를 명확히 구분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2)

제1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원고가 2020. 4.경부터 2020. 5.경까지 D의 휴일 또는 비번일에 D에게 여자가수의 콘서트 동영상 사이트 주소나 업무상 요청사항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였고, D의 비번일에 ‘E’는 제목과 ‘내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너를 만나고 비로소 알았다’는 문구가 적힌 표지의 책 사진이나 ‘어디론가 조용히 떠나 마음의 휴식을 갖고 싶은 생각은 없으신지요?’라는 내용의 메시지, ‘인생은 살짝 미쳐야 즐겁다’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 등을 D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상사인 원고는 하위 직급자인 D의 휴일이나 비번일에 지속적으로 개인적인 연락을 하였는데, 여기에 D의 동의가 있지 않았고, 그런데다 위 사진 내지 메시지의 문구 등에 성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한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행동은 상대방인 D이 불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보이고, 이는 원고가 직장 내 지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하위 직급자인 D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되거나 D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제2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 을 제2호증의 1, 을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2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원고의 행동은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D은 피고의 고충상담원에게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을 신고하고, 원고에 대한 감사절차에 이르기까지 원고로부터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선정적인 내용을 들었고, 당시 원고의 태도가 어떠하였는지 등에 대하여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이러한 D의 진술은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그 내용 자체로 경험칙에 반하거나 비합리적이라고 볼만한 부분이 없다.

②

실제 네이버 지식인에는 이와 유사한 내용의 글이 등록되어 있었다.

③

D은 이 사건이 발생한 2020. 10. 2. 직장 동료(사회복무요원)에게 위와 같이 원고가 자신에게 선정적인 내용의 네이버 지식인 글을 읽어주면서 웃음을 강요했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2020. 10. 12. 다른 직장 동료인 G에게도 위와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G 역시 확인서에서 D으로부터 ‘원고가 지식인 얘기라며 읽어준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기재하였다. 또한 직장 동료인 F도 확인서에서 2020. 10. 4. D으로부터 위와 같은 얘기를 들어 D에게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얘기한 사실이 있다고 기재하였다.

④

원고는 2020. 10. 11. D이 네이버 지식인 얘기가 불편했다고 말하자 이에 D에게 ‘증거있나?’, ‘녹음하냐?’라고 말하였다. 만약 원고가 D에게 네이버 지식인 관련 얘기를 한 사실이 없다면, D에게 네이버 지식인 관련 얘기가 무슨 말인지를 묻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라 할 것인데, 증거의 유무나 녹음여부를 묻는 원고의 반응은 자연스럽지 않다.

4)

제3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D이 네이버 지식인 관련 얘기를 하자 ‘증거 있냐, 올려’, ‘녹음하냐’라고 말한 점, ② F은 확인서에서 당시 상황에 대하여 ‘원고와 D이 탕비실 문을 닫아 놓고 한 시간 가량 얘기를 하였는데, 탕비실 밖으로 원고의 목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면서 큰소리를 치는 상황이었다‘라고 기재한 점, ③ 직장 내 우위에 있는 원고가 하위 직급자인 D에게 한 시간 가량 큰 소리로 질책하는 것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행위라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3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고, 이러한 원고의 행동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5)

제4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 을 제2호증의 1, 을 제3, 5,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D은 ‘무릎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F에게 얘기를 한 뒤 병원진료를 다녀왔는데, 원고가 본인에게 얘기하지 않고 다녀온 것에 대해 질책하며, 책상 위에 물건을 집어 던지고, 사회복무요원 자리 쪽 파티션을 큰소리가 나게 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② 당시 상황을 목격한 F과 사회복무요원인 I도 확인서에서 ‘당시 원고가 책상에 있던 물건(포스트잇이나 볼펜 등 문구류였던 것 같음)을 던져 큰소리가 났고, 파티션 옆면을 쾅 소리가 나게 주먹 또는 손바닥으로 내리치는 행동을 하였으며, 특히 F은 전화를 받던 중 큰소리에 깜짝 놀랐다’고 기재한 점, ③ 당시 D이 자리를 비우게 된 경위에 비추어 특별히 원고가 D을 질책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려움에도 D에게 큰 소리를 치며, 행동으로 위협을 가한 것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행위라고 보이는 점, ④ 위 F과 I이 거짓된 말을 꾸며내어 원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4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원고의 행동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6)

제5, 6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 을 제2호증의 2,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하위 직급자인 G에게 ‘새색시라서 손에 힘이 없나 보네’라고 말한 점, ② G은 확인서에서 ‘원고에게 스크린도어 잠금쇠를 건드려봤는데 안 움직이더라고 얘기하자, 원고가 위와 같은 말을 하였는데, 당시 굉장히 불쾌했던 기억이 있다’고 기재한 점, ③ H은 감사실 직원과의 통화에서 코로나 방역물품 라텍스 장갑을 끼고 원고와 둘이 작업을 나갔을 때 원고로부터 ‘그 장갑을 끼고 해주면 여자들이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당시 당황하고 불쾌하였다고 진술한 점, ④ 위 G과 H의 진술이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G, H이 원고에게 불리하게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5, 6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원고의 행동은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7)

소결론

이 사건 징계처분의 각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다.

징계양정 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다.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 충분하고, 이 사건 징계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원고는 청렴성이 요구되는 공기업의 직원이자 피고 서울본부 B역 부역장의 직위에 있는 자로 하위 직급자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오히려 위 직급자들에 대한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을 하였다. 각 비위행위의 내용, 비위 행위의 횟수 등에 비추어 그 위반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

②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95조는 서로 관련이 없는 2개 이상의 비위가 경합될 경우 그중 책임이 중한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의 감사실은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의 처분기준을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감봉‘으로, ’직장 내 성희롱‘의 처분기준을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감봉~견책‘으로 판단한 뒤 두 사안을 병합하여 ’중징계(정직)‘ 처분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으며, 피고의 보통징계위원회는 이에 따라 정직 3월의 징계의결을 하였는바, 이러한 징계양정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즉, 앞서 본 피고 보통징계위원회의 판단은 그 자체로 합리적이고 수긍할 만하다.

③

원고는 자신이 받은 표창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94조 제2항 제3, 4호는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의 경우 징계의 감경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표창 등을 이유로 징계를 감경할 수는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신혜영(재판장) 이민정 박경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